오늘 신부집에 함이 들어가는 날.
아침에 둘째며느리의 전화를 받았다.
저도 초대 받았는데, 정말 가도 되는지~ 여쭈어 본다며 몇시에 오시느냐고 묻는다.
너까지 초대해주셨구나,지난번에 만났을때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
사부인께서 너를 이쁘게 보시고 칭찬을 많이 하시더라,즐거운 시간 보내고 오너라~
(앞으로 손위 동서랑 잘 지내라는 당부의 의미가 담겼다는 걸 설명해줬다)
"함을 가져가는 날 친한 친구와 동생이 동행을 할 예정입니다."그렇게 말씀 드렸다더니,
사부인께서... 격식을 따질 것 없이 이왕이면 시동생 부부를 함께 초대하고싶다고 내 의견을 물으셨다.
전통적인 의미의 격식보다, 앞으로 딸과 가깝게 지낼 시동생부부를 더 챙기고 싶으신...
결혼준비의 소소한 일들도 다 알고싶고... 아들의 얼굴을 보면서 진행과정도 듣고싶고...그게 엄마 맘이다.
수학여행 준비하는 설레임 처럼 말이다.
원래는 지난주말로 예정됐었다.
토요일 저녁에 함보내고, 일요일에 작은며느리 생일 축하해주고...
그런데,일정을 한주일 늦추자는 명훈이의 연락을 받았다.
"그래 그러자~" 했는데,
이번주 월요일 낮에 "어머니~ 안오시고 제가 한복집에서 함을 준비해가면 안될까요?" 왜그러냐니까,
회사일이 바빠서 결혼준비가 여러가지 미흡한데
토,일요일 이틀동안 집중적으로 처리할 생각이라고 하면서,어머니 오시면 신경 쓰여서, 지장이 있을 것 같다는...
(내 신경은 쓰지말고 없는듯이 니 일을 해라고 말해도, 선영이는 시어머니 오셨으니 인사 올테고,
아들은 함께 이야기 하며 시간 보낼테고...,어머니 식사는 어떻게 하시나 신경 쓰일테고... 뭐~~~ 짐작은 간다)
하지만, 엄마의 도리가 그게 아니지.
둘째아들 때 처럼 떡도 맞춰서 함께 보내야 하고...빠진게 없는지 참견도 해야겠고...
무엇보다 사돈댁 보기에 내 입장이 뭐가 되냐고?
"글세~~~~ 생각해보자~ " 그렇게 말하고 통화를 끝냈다.
명훈이는 어떤 경우에도 지가 결정하지않고... 하겠다~, 안하겠다~최종 결정은 엄마가 하게 한다.
그애의 말하는 습관으로 미루어, 저 정도의 표현은 " 어머니 오시지마세요~" 라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명분과 체면을 중요시하는 내 성격에는... 마음속으로 하루에도 열두번 서울 간다, 안간다를 반복하다가,
가는 것으로 결정을 봤고, 어제 오후에 가방을 챙겨놓고 운동을 갔으나,
저녁에 "엄마 안간다"고 문자 보내고, 잘 챙겨서 실수없도록 하라고 덧붙였다.
오늘아침, 둘째머느리의 전화에 간단하게 사정을 설명하고,
나는 여기서 경과 보고를 받겠다고 우스게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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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좀 섭섭하시겠는데요. 요즘은 편리하게 추진하는 댁이 많아서..
답글
아드님 하시자는 대로 잘 하셨어요.
아무렴 잘 준비해서 하겠죠. 그리고 사돈댁에서도 아마 잘 이해하실 거에요. -
그레이스님 마음이 읽어 집니다.
답글
그래도 아드님 의견존중해 안가신것이 잘하신듯 합니다.
한편으로 얼마나 궁금하고 걱정이되실려는지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새사부인께서 시동생 부부를 초대하신 지혜로움도 깊은의미를 새길수가 있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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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2.06.10 10:00어른들은, 갑자기 생각을 바꿔서 한시간후에 출발하는... 그런 일은 안하지요.ㅎㅎㅎ
어떤 일의 선택앞에서...결정을 했고, 연락을 했다면 설령 후회를 하는 마음이 그후에 생기더라도
자기 판단에 책임을 지는게 어른의 처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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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이렇게 착착 진행 되어 가는거군요.
답글
괜스레 제마음이 다 설레이는군요 ㅎ
함보내는 날인데 ...
서울에 안가시고 집에서 계시면서 마음은 서울에 다 가 계실것 같아요. -
언제나 자식의 의견을 존중해주시고 신중하게 결정하시는데 그 과정에서 어머니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시는지.. 아드님들도 알고 있겠지요~
답글
늘 화목하고 행복하실거예요~-
그레이스2012.06.11 08:24
어제, 찬주와 통화를 하면서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밤 11시가 넘도록 놀았다는...
그리고 돌아올때는 사부인께서 음식을 싸주시더라는...,세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오래 앉아있었으면 배가 무거워서 힘들지않았냐고 하면서 해린엄마 얘기를 했었다.
9개월에 들어서 가만 있어도 힘들텐데, 에너지가 넘쳐나는 해린이 돌보랴, 그 와중에 야외활동도 시키고...
해린엄마가 정말정말 대단하다는... 그런 내용으로.
지난번에 둘째에게 그런말을 했었어.
엄마와 의논해줘서 고맙다고... 엄마에게 걱정 끼치고 신경 쓰게 해드린다고 망서리지 마라~
지금 나에겐 아무런 근심걱정이나 신경 쓰이는 일이 없다.
하루하루를 어찌하면 내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 생각만 하고 산다.
그러니, 엄마와 의논해주는 니가 참 고맙다고.
큰애도, 엄마의 마음을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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