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메일을 읽고,
뜻밖에도 비슷한 습관을 가졌구나~ 조금 놀랐어요.
아버지의 아들,딸이어서 유전적으로 닮은 것일까?
아니면 둘 다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취향 때문에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을까?
잠깐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인용하고싶은 문장이나, 기억해두고싶은 내용, 육아상담에 활용할 사례들... 요즘엔 그런 것들이 많은데,
20년전의 공책들을 보면, 주간계획이나 해야할 일, 목표, 그런 내용이 많더라구요.
메모의 시작은 신혼시절 부터입니다만,
런던에서 살면서 (외국생활의 시행착오를 줄이기위한 노력이)습관이 된 듯 하고,
그 이후에는 학교 자모회 회장을 맡으면서 지시사항과 연락사항등등...
메모는 단체를 운영하고,사람을 통솔하는데 필요한... 필수사항이였지요.
신학기에 첫 대표회의를 하는 날, 각 반 대표엄마들에게 메모장 한권과 볼펜 한자루씩 나눠줍니다.
"나는 사십 넘은 여자들 기억력을 못믿는다.
그래서 내가 전달하는 내용을 듣지만 말고 전부 기록했다가 반모임에서 그대로 읽어줘라." 라고 합니다.
그 수첩을 보면 1년 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이 전부 기록으로 남는거지요.
그렇듯 남에게도 메모를 요구했었고, 내자신도 생활의 많은 부분을 기록으로 남겨왔어요.
그게 습관이 되고보니,
20년 전 동창회 총무를 맡아서 매달의 수입지출 밑에 그날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내용의 이야기를 했으며,
누가 참석했는지를 간략하게 남기는...(어떤식당에서 무엇을 먹었는데, 맛은 어느정도였다 )
나의 기록으로 친구들을 놀라게 했답니다.
내가 쓴 이후로 다른 친구가 맡아서도 20년을 넘게 이어오는 귀중한 자료가 되었어요.
이만하면 잘난척 좀 해도 되지요?ㅎㅎ
오빠 덕분에 오래된 공책들을 꺼내봤습니다.
30년전의 내 생각, 내가 원했던 것, 그시절의 생활비, 그때 명훈이 세훈이가 고생했던 피부병,약이름...
메모하는 습관... 오빠와 나~ 닮은점도 있네요~^^
9월 12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