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큰아들

첫 시댁 방문.

by 그레이스 ~ 2012. 11. 11.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타기전에 아들내외와 작별 포옹을 하는 것으로 1박 2일의 만남은 끝났다.

 

어제 집에 도착한게 12시 40분이었으니까,정확하게 만 하루였구나.

 

 

이번에는 꼭 집밥을 먹이고 싶어서 재료를 사다보니, 내가 집에서 손님상을 차렸던 게 몇년만인지 가물가물하다.

 

토요일 점심,저녁,일요일 아침 세끼는  집에서 먹고, 일요일 점심은 호텔 일식당으로 예약을 했다.

 

부산으로 왔으니,싱싱한 생선회를 먹이고 싶은데, 깔끔하면서도 믿을 수 있는 곳으로 찾다보니...

 

 

점심,저녁,아침 3끼는 가정식으로 하겠다고 해놓고,

 

준비하다보니, 과거에 회사의 높은분들 접대하던 메뉴가 제일 먼저 떠 오른다.

 

어쩌면...예전에 엄마가 자주 만들던 음식이 가장 엄마다운 음식이겠구나.

 

그래서 준비한 점심메뉴는 미역국, 두부스테이크, 무쌈말이, 중국식 잡탕.

 

아이들이 도착하기전에 기다리면서 사진도 찍고...

 

 

                                               두부스테이크.

 

 

 

 

                                                               무쌈말이 재료.(소스는 땅콩소스와 겨자소스)

 

 

                                                                 쇠고기가 사진에는 빠졌지만 잡탕 재료.

 

 

 

                                                                     특별한 날에만 사용하는 그릇도 꺼내고...

 

 금테가 훼손 될까봐 식기세척기에 넣지못하고 하나하나 손으로 설겆이를 해야한다.

 

특히 남에게는 절대로 설겆이를 안맡기고 내가 직접 해야만 안심이된다.

 

내가 설겆이 하면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는 일은 며느리를 시켰다.

 

 

저녁에는 샤브샤브를 주 메뉴로 정하고 각종 채소와 고기를 준비해뒀는데, 아이들이 아주 특별한 쇠고기를

 

가져와서 즉석에서 메뉴를 바꿔서 꽃등심 구이로 하고,굽고, 구운 고기를 분배해주는 모든 일은 남편이 했다.

 

각종 야채도 함께 구워서 나눠주시고...

 

이왕 써비스를 하시는 김에 디저트용 아이스크림도 직접 퍼 담고,초코렛 과자로 데코레이션도 하고..신이 나셨네.

 

 

 

 

 

 

 

 

 

 

 

아침에는 어제 남은 무쌈말이 재료를 활용해서 소스를 곁들인 냉채 한가지 만들고.

 

 

 

                                                  

                                                    잡탕 만들고 남은 재료로 새우볶음도 만들고..

다른 사진들은 아이들이 일어나기전에 다 만들어 놓고 기다리느라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지만,

 

아침의 주 메뉴인 갈치구이는 기다렸다가 직전에 구워서 바로 먹느라 사진이 없다.

 

 

 

아침에는 밥공기도 다른 것으로...

 

 

 

 

 

 

6월에 신혼여행 다녀온후 시댁으로 첫인사 오는 계획이 명훈이의 갑작스러운 회사일로 연기가 되었는데,

 

아예, 내려오는 자체를 생략하라고 했었다. 

 

추석에는 외국으로 여행을 다녀오라고 했었고... 그래서 이번 방문이 결혼이후 첫 시댁방문이 되는 셈이다.

 

사부인께서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시는지,무엇을 보냈으면 좋을지... 하면서 전화를 하셨다.

 

결혼식이 언젯적인데, 아직도 이바지음식 생각을 하시냐고? 

 

아무것도 보내지말라고 하면서,선영이 온다고 우리집은 대청소중인데

 

남편은, 아무래도 선영이가 도착하기전에 과로로 쓰러지겠다는... 그 얘기를 했더니 크게 웃으셨는데,

 

딸에게 그 이야기를 하셨던 모양이다.

 

무리 하시지 말라며 밤에 선영이가 전화했었다.

 

선영이가 무리하지말라고 했다면서,그 다음날은 바로 낚시를 가더라는...

 

 

집에 도착해서 인사를 하고난후  집을 둘러보고는 정말 깨끗하네요~^^ 한다.

 

꼬박 2박 3일을 청소했다니깐~~!!ㅎㅎ

 

 

명훈이가 초등학교에 다닐때,어느날 나에게 물었었다.

 

다른애들 집에는 아무때나 갈 수 있는데 우리집에는 왜 정해진 요일에만 친구들이 올 수 있냐고?

 

 

( 엄마의 사전허락 없이는 친구를 집에 데리고 오면 안된다고, 매주 수요일 오후에만 아이들을 집에 데리고

 

올 수 있다고 규칙을 정했었다.

 

그당시 사택에는 누구네 집이든지 아이들이 몰려 다니며 들어가는게 예사였으나,우리집만 예외였던 셈이어서,

 

동네 아이들에게 명훈이네 놀러가는게 큰 행사 처럼 아이들이 수요일을 기다린다는 말을 다른 엄마에게서 들었다

 

항상 수요일에는 빵을 구워서 다른 간식과 음료수를 준비해놓고,아이들이 돌아가는 시간까지 나도 함께 있었다)

 

 

엄마는 아무런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갑자기 다른사람이 집에 오는 게 싫다.

 

엄마가 헌옷을 입고, 창피한 모습으로 있든가 집안이 엉망이든가 하면... 그런 모습을 니 친구들 한테 보이는게

 

싫어서 그런다.

 

그러니, 만약에 수요일 아닌날에 친구를 데려오고 싶으면 그전날 엄마에게 꼭 얘기를 해라~

 

초등학교 3학년 4학년 어린 아이들에게도 흐트러진 내모습을 안보이고 싶은 성격이었으니...

 

그 이후에도 쭉~~~ 누군가 우리집에 온다는 약속이 정해지면 평소의 어질러놓고 사는모습을 보이기싫어서

 

한꺼번에 청소를 하느라 하루종일 매달리는...

 

 

엄마의 그런 성격을 아는 명훈이는, 평소와는 확 달라진 집을 예상했을 테고 ...

 

점심을 먹고, 졸리운 명훈이를 2층 방에 가서 쉬라고 두 아이를 올려보내고, 나는 또 저녁준비 재료를 다듬고.

 

 

일요일에 비가 올것이라는 예보에 아침에 산책하기로 한 달맞이 숲길 산책로를 저녁 먹기전에 다녀 오기로 하고,

 

2층에 있는 애들을 불러서 두툼한 옷으로 무장을 시키고,함께 나섰다.

 

내가 숲길을 잘못 들어서서 산속을 헤매는 듯이 약간의 소동도 피우고.. 

 

아이들을 이렇게나 고생 시킨다며, 남편에게 온갖 구박을 다듣고...

 

전망대에서 어두워져 가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려니마침 동해남부선 기차가,바로 밑으로 지나간다.

 

어두워진 산책로를 길옆의 작은 안내등을 따라 한참을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숲속 산책길이 있다고 운동화를 준비해 오라고 했다.

명훈이 옷은 약간 얇은 듯 해서 세훈이가 안입는다고 해서 언젠가 들고온 군인옷 같은 좀 이상한 점퍼를 입었다.

 

 

 

 

 

 

 

 

저녁식사후에는 명훈이 어린시절의 사진첩과 첫 글씨연습한 공책들,그림들 모아 두었던 자료들을 보며,

 

옛날 이야기에 빠져들고......

 

12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자며 밤 인사를 했다.

 

아들을 결혼 시키면서 새로 장만한 이불을 꺼내 며칠간 햇볕에 일광욕 시키고, 침대 시트와 매트는 바꿔놨었다.

 

시댁에서의 첫밤에 좋은 추억을 가지라고...

 

 

늦게 잤는데도 나는 어찌 그렇게 일찍 일어나 지는지...달그락 소리 들릴까봐 조용조용 아침 준비를 하고.

 

반갑고도, 흐뭇하고도,짧아서 아쉬운 큰아들부부의  부산집  1박 2일이었다.

 

 

 

 

신경 쓰시지말라고 했는데도... 사돈댁에서 처음보는 귀한 선물를 보내셨다.

 

개봉해서 아들과 아버지는 한잔씩...

 

 

 

 

 

 

 

 

 

 

 

토요일 아침에, 음식재료 다듬느라 바빠서 아침밥 대신 라면을 끓여주겠다고 했더니,

 

평소에 설움 당하는 남편마냥..."애들 오면 다 일러줄꺼라고" 한다.

 

"그러세요~ 아들,며느리에게 다 이러세요" 하고 웃었더니,

 

자식들이 오랫만에 부모를 찾아오면, 노부부가 서로 자기 하소연을 자식들에게 하는 그 심정을 알겠다고 하네.

 

나도 맞장구를 치면서, "내가 이러구~ 산다, 세상에~~~ " 할머니들이 할 법한 넉두리를 하면서,

 

남편과 나 - 연극하듯이  역활놀이에 빠졌다.

 

부부가 살면서, 서운한게 많이 쌓이면 자녀들에게 나를 좀 알아달라고 하소연을 하겠구나~그런 생각이 들더라구.

 

'큰아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 많은 사부인.  (0) 2012.12.29
새로운 시작.  (0) 2012.12.14
반가운 소식을 듣고...  (0) 2012.11.05
큰아들과 담소를...  (0) 2012.10.08
친정어머니의 센스.  (0) 201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