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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일주일간의 고민.

by 그레이스 ~ 2013. 4. 12.

지난주에 작은아들에게서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하윤이 동생이 생겼다는...

 

예상 보다는 빠르다는 느낌이 있었지만,부부가 연년생을 원했으니 뜻대로 되었구나~ 축하를 해주었다.

 

직장에 복귀 하고싶어하는 며느리의 입장에서는 되도록이면 빨리 임신이 되기를 원했었다.

 

기쁜마음이 겉으로 들어나는 느낌이라면,

 

큰아들 부부 생각에,속으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하는 서늘한 느낌도 동시에 들더라.

 

큰며느리 얼굴이 눈앞에 보이고... 소식을 들으면 놀라겠지... 안쓰러워서 어쩌나...

 

부러우면서,한편으로는 복잡미묘한 그 심정을 나도 잘 안다.

 

오빠가 나보다 늦게 결혼했는데, 결혼 하자마자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애타게 임신을 기다리던 내 심정이 꼭 그랬다.

 

소식을 전해주시는 친정할머니께 축하인사를 하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하늘이 노랗게 변하는...

 

작은아들과 며느리에게, 형과 형수에게는 아직 비밀로 하라고 부탁했다.

 

큰며느리 마음, 큰아들 마음이 안쓰러워서 이틀간은 집안일도, 블로그도 손에 잡히지를 않았다.

 

마음이 진정이 되고나니, 이번에는 8개월짜리 그 어린것이 동생이라니...하윤이 모습이 아른아른...

 

엄마가 입덧을 하고 힘들어지면, 며느리도 하윤이도 딱해서 어쩌나~ 온갖 상념이 머리를 어지럽히는...

 

둘째며느리에게 전화를 해서 격려를 해주고...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어떻게든 다음에 만날때까지 한두달 비밀로 버텨볼려고 했는데,

 

오늘 저녁 큰며느리의 안부전화를 받고,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임신사실을 말했다.

 

당황했을텐데도 의연하게 축하부터 먼저하네.그리고 죄송하다고 하고...

 

"제가 알았으니 동서에게 축하전화를 하겠습니다." 한다.

 

결혼한지 아직 일년도 안됐으니 느긋하게 기다리자고... 토닥토닥...

 

간밤에 비몽사몽 쌍둥이 꿈을 꾸었는데  제발 큰아들네 태몽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선영아~~~ 조금 천천히 오는 아가를 편한 마음으로 기다리자~.

 

날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께~

 

    • 내가 겪었던 일이어서, 그 마음이 어떠할지 잘 알기에...
      차마 소식을 알릴수가 없더라구요.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큰며느리의 속마음도 그대로 전해져오고...
      2년 정도 기다려보고... 의학의 힘을 빌려도 된다고 느긋하게 생각하라고 했어요.

  • 여름하늘2013.04.13 09:55 신고

    정말 그 쌍둥이꿈이 꼭 태몽이기를 바래요.꼭꼭꼭...
    두며느리의 마음을 걱정하고 살피시고 다독거리시고
    이제는 어린 나이에 동생을 보게된 하윤이 생각에 또 안스러워 하시고..
    대학진학에 취업에 결혼에 그리고...
    우리의 인생은 걱정이 끝이없고 하나하나 잘 풀어 나가야 할 숙제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 그레이스2013.04.14 12:06

      잠들기전에 계속 그 생각만 하니까 비슷한 꿈을 꾸게 되나봐요.
      과거에는 내꿈이 잘 맞았는데, 요즘에는 신통력이 떨어졌나봐.
      기찻길에 남편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있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구경하고있는...좀 끔찍한 꿈을 꾸었는데,
      곧,많은 사람들에게 축하 받는 일이 생겼더랬어요.
      인생에 전환점이 될 만한 큰 일이 있을 때는 꼭 예지몽 처럼 꿈에서 보이더라구요.
      1월에 아기호랑이가 찾아 온 꿈을 꾸고는 태몽인가 많이 기대를 했었는데, 그냥 지나갔어요.
      요즘엔 예지력이 떨어진 모양이네요.

      희망하는 대학에 들어가면 뒷바라지가 다 끝났다고...
      대학졸업하고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면 소원을 이루었다고...그게 끝이라고 알았는데,
      적령기가 되고 시기를 놓치면 결혼에 애태우느라 부모 가슴은 바짝바짝 타고...
      결혼을 시키고나면 아기 소식을 기다리느라...
      그게 엄마이구나 싶어요.

      아들 하나만 키운 친구가 있는데, 아들을 결혼 시킨지 4년이 지나고 이제 5년차가 됩니다.
      아직 아기가 없어서... 많이 애태우고 속끓이고...
      아들이든 딸이든 자식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후회도 많이 하더니, 요즘은 마음을 비웠는지
      아들과 며느리 둘이서 사이좋게 지내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합디다.
      한발 물러서서 말없이 지켜봐주는 것도 부모의 좋은자세라고 위로를 했습니다.

  • 해린엄마2013.04.18 14:09 신고

    축하드립니다 ^^ 계획했던대로. 딱 좋은 두살터울로 키울 수 있게 되었네요.
    한2년은 정말 힘들지만 여러모로 두살터울이 좋은것 같더라구요.
    정말 잘 되었어요.
    그런데 큰 며느님이 현재 임신하려고 애를 많이 쓰고 있는 중이라면 정말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을 느끼긴 했을것 같아요. 저도 해린이 가지려고 한참 애쓰던 시절. 한달 주기로 기분이 널을 뛰었던것 같아요.
    임신을 기다리는 2주 임신이 실패해서 생리를 하는 일주일간 급격히 우울 다시 기운을 차리는데 일주일
    다시 기대하는 2주 우울 1주 극복하는데 1주
    계속 반복이었지요.
    그런 상황에서 아랫동서가 임신을..그것도 둘째를 임신했다면 속상하겠지만
    어른들 말씀에 샘내면 아이가 온다고.
    곧 좋은 소식 있을거예요.

    늘 인생은 하나만 더 하나만 더 그렇게 원하는것들이 늘어나나 봅니다. ^^

    • 그레이스2013.04.18 20:57

      세훈이와 찬주는 계획대로 착착 순조롭네.
      그런데 두살터울이 아니고 연년생이야, 하윤이가 8월생이고 태어날 아기는 12월... 16개월 차이란다.
      명훈이 세훈이는 14개월 차이라서 시엄마를 닮았구나 했다.
      친정어머니께서 도와주시겠다고 하고...일하는 아줌마 도움도 받고... 육아를 빨리 끝낼 수 있어서 잘됐다 싶어.

      큰며느리가, 아무래도 마음이 쓰여서 며칠 지난 후 위로의 문자를 보냈었다.
      찾아보니...
      봄이 봄같지않아서 춥고 스산한 날씨구나.
      너의 마음도 스산한 봄날씨 같을까봐 걱정이 된다.
      바쁜 나날이겠지만 즐거운 일 찾아서 웃는 얼굴로 재미있게 지내기를...
      명훈이가 너를 많이 웃겨주었으면 좋겠다
      라고 썼었네.
      아주 길게 감사하다는 답장이 왔었고, 다시 전화를 했더라.
      의도적으로라도 즐거운 일을 만들어서 밝게 지내라고 했다.
      나도,한달 한달... 피를 말리던 시절이 생각 나더라구.
      요즘 교육에 관한 글을 쓸 일이 생겼는데, 다른 일에 정신 팔려서 ... 머리속만 꽉 차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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