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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예전 일기장에서.

by 그레이스 ~ 2013. 6. 5.

 

 

 

 

집안을 정리정돈 하면서 문갑속에 쌓여있는 일년단위의 수첩과 몇달만 쓴 옛 일기장을 꺼내 읽어봤다.

 

눈에 띄는 2000년 1월 24일자 일기.(그대로 옮겨보면)

 

 

진이에게 전화.

 

큰올케를 배려하라고.

 

맏이들이 겪는 마음고생과 제약들에 대해서...

 

마음에 쌓이는 갈등과 분노에 대해서...

 

양즈강에 비유해서 설명하다.

 

강 밑바닥에 쌓이는 퇴적물이 수천년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켜켜로 쌓여서

 

이제는 큰 비가 아니라도 통제를 잃고 범람하게 된다는 것을.

 

주위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큰 강으로써 포용하고 용해하고 물줄기를 베풀고,그렇게 살기를 바라고 믿지만

 

정작 본인은 쌓이고 고여있는 분노와 희생,서운함 때문에 작은 노여움에도 폭발한다는 것을...

 

이제는 동생들이 마음을 베풀고 위로해 줄때라고.

 

 

울산 올케에게도 전화함.

 

 

13년 전,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없지만, 짐작을 해보면 1월 24일이니 구정과 관련이 있었을까?

 

큰형수와 막내 시동생이 서운한 말이 오고갔다고 짐작이 되고 그걸 내가 알게되었던 모양이다.

 

 

가난한 집의 등불같은 장남.

 

맏아들,맏며느리... 해도 해도 끝이없는,맏이들의 애환이 확 밀려온다.

 

별일 아닌 것으로 큰형수가 과민반응한다고 동생이 서운해하면서 내게 말했던 적이 몇번 있었다.

 

 

부부간에도 그런 경우로 말다툼을 하는 케이스를 자주 듣는데,

 

남자들은 눈앞에 벌어진 그 일로만 생각하니까 별 것 아닌 일로 성질 부린다고 도무지 이해 못하겠다며

 

화를 내는데,아내 입장에서는 유사한 일로 여러번 감정이 상한 걸 내색 안하고 참고 넘겼는데,

 

쌓여있는 감정이 한계치에 가까운 상태에서 이번의 작은 꼬투리 하나가 불씨가 되어 터져버리는...

 

상담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다.

 

 

 

한 집안의 맏며느리로,

 

문중의 칭찬을 들을 정도로 매사에 전심전력했던 큰올케는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삭힌

 

무수히 많은 불만들이 응어리로 맺혀있었을텐데...(속좁고 철없는 새시어머니는 계속 분란을 만들었고)

 

 

시동생,시어머니 문제라면,내가 워낙 호되게 겪고 있던 일이어서 큰올케가 어떤 심정이었을지...

 

내 심정을 그대로 남동생에게 설명했던 모양이다.

 

나는 그 전해 부터 매달 300만원씩 시어머니께 보내던 시기였고 사건사고도 많아서 심신이 괴로웠었다.

 

 

옛 일기장을 보며,

 

어찌 살아갈까~ 앞날을 고민 안해도 되는 지금의 생활에 감사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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