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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예비 시어머니들께 드리는 글.

by 그레이스 ~ 2013. 6. 11.

(카페에 내가 쓴 글들을 다시 읽어보다가, 작년 10월에 쓴 글 하나를 남겨두고 싶어서 옮겨오다.)

"며느리와 한집에 사는 시어머니가 조심해야 할 것들"이라는 질문에,

 줄줄이 댓글로 적어놓은 글을 읽으니,

그 내용이 맞는 말도 있겠지만,참~ 쓸쓸해지기도, 허탈해지기도 합니다.

 

아직 자녀를 결혼시키지않은, 예비 시어머니들이 얼마나 충격을 받을까 싶고...

아주 센 예방주사를 맞았으니,

기대를 줄이고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을 많이 하시겠지 하기도...

 

하지만, 세상이 이렇게 변했나~ 하고 실망하기보다...

카페에서 읽은 많은 내용들을 교과서 삼아 좋은 점만 뽑아서 실생활에 활용하면 어떨까요?

 

처음 결혼한 며느리들 대부분은 시어머니와 잘 지내보려는 노력을 합디다.

시어머니 쪽에서도 며느리의 단점은 눈감아주고,

장점만 칭찬하면서 좋은 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하면,

무난하고 사이좋은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되리라고 봅니다.

 

이런 글을 쓰고싶었던 이유는,

여기서 읽은 글 때문에 지례 겁먹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어서입니다. 

카페에 글 쓰는 많은 며느리들은,

이미 큰 상처를 받고, 가슴에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시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해서 좋은 표현이 안 나오는사람이 대부분이잖아요.

 

거칠고 공격적인 표현을 쓰는 30대 초반의 어느 님의 글을 읽고, 멍~~~ 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내 마음이 즐거운 사람은,

길가다가 남과 부딪쳐도 먼저 "미안합니다~ "하고 웃지만,

기분이 나쁜 상태의 사람은 왜 조심 안 하냐고 상대방 원망을 먼저 하잖아요?

그런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며느리들이 다 시부모를 싫어할 것이라고 지례 짐작하지 마시기를~!

상냥하고, 다정하고, 공손한 며느리들도 많이 있어요.

며느리가 집안의 즐거움이기도 하지요.

 

어느 건축가의 인터뷰 내용이 기억하고 싶은 말로 남아있습니다.

 "건축의 마지막 재료는 시간입니다"

건물을 잘 써서 세월의 가치를 입혀 진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만 남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새집을 짓고 나면,

설계가 잘못되었나? 집을 잘못 지었나? 여기저기 불만스러운 게 보이고...

사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낯설고 불편하지요.

새로 지은 집이 집 꼴을 갖추려면 3년은 걸린다고 합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도,

낯설고 불편한 사이를, 시간이라는 재료를 더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원만한 사이가 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바다2013.06.11 08:45 신고

    저는 20년 걸리대요, 시댁에 적응하기..
    참으로 많은 시간...
    그런데 그게 다 내가 인간이 되기 위한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3.06.11 11:15

      반갑습니다~ 바다님~^^
      지금 나이 든 세대는 다들 시집살이도 하고 어렵게 살았었는데,이제 시어머니가 될 나이가 되고보니
      기가 막히는 주의사항을 줄줄이 듣게 됩니다
      앞으로 며느리와 한집에 살려면 어떻게 행동하고,죽은듯이 눈치껏 피하라는 내용을 보고는,
      우스게로 과장되게 쓴 글이라는 걸 알면서도 참으로 허탈한 마음이 듭디다.
      시어머니도... 며느리도... 괴물도 아니고,이해못할 외계인도 아닌데...
      조금 안맞더라도 천천히~ 서로 잘 맞춰가면 되지않겠냐는 뜻으로 쓴 글이었어요.

  • 달진맘2013.06.11 09:42 신고

    뿌리를 내리기가 참으로 어럽고 힘이든게 시집 살이 인거 갔습니다.
    오렌세월 흘러야 적응이 되니..

    답글
    • 그레이스2013.06.11 11:18

      요즘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시어머니와 며느리 양쪽 다 서로가 맞춰가면서,또 양보해가면서 한가족이 되는...

  • 여름하늘2013.06.11 23:25 신고

    "며느리와 한집에 사는 시어머니가 조심해야 할 것들"
    어떤 댓글들이 달렸길래 예비 시어머니들이 충격을 받을까 ..하면서 대략 짐작을 해봅니다.

    가끔 내딸이지만 저런점은 좀 고쳐주었으면-할때가 있어요.
    하지만 야단치기보다는 그러한 부족한 점도 날 닮아서 그렇지 누굴 닮겠어
    하는생각이 들면 오히려 귀엽게 느껴져 허허 하고 웃어 넘기기도 해요.
    그러면서 딸과 사이가 더 좋아지곤하지요.모녀관계도 이러한데...
    그레이스님 말씀처럼 며느리의 단점을 눈감아주고 장점을 칭찬해 주다보면 좋은 관계가
    되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 아이들은 예전 우리때와는 달리 자존심이 아주 강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예비며느리들이 다들 그렇게 나쁜 며느리들만 있는것이 아니니
    지레 겁먹지 마시라고 예비시어머님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어지네요.ㅎㅎ

    ㅎㅎ 사실 저도 아직 이런것 저런것 잘모르겠어요.
    그래서 댓글을 쓰는데 썼다 지우고 또 썼다 지우고...ㅎㅎ

    그저 정말 내 목숨과도 같은 딸인데 또다른 부모인 시부모님께도
    사랑을 많이 받고 살았으면 좋겠다는것이 저의 큰 바램이지요.
    그러기위해서는 딸도 이쁜짓을 많이 해야겠지요

    답글
    • 그레이스2013.06.12 05:51

      상식을 벗어난,시어머니 입장에서 모욕적인 내용이 많았어요.
      아무리 농담이고 장난이라 할지라도 그렇게 표현하는 자체가...자식에게 학대 당하는 기분이더군요.

      "요즘 아가씨들은 모두 자기중심적이고 시부모 자체를 싫어한다~" 그건 아니잖아요?
      남남끼리도 나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에게는 나도 호감을 가지는게 인지상정인데...
      전체의 30%는 착한 심성을 가졌고,40%는 정상적인 보통의 젊은이들이고 30%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겠지요?
      엄마가 시댁에 대해서 안좋은 경험을 한 경우에는 딸도 그 영향으로 나쁜 선입견을 가질수는 있으리라고 봅니다.

      지원이는 당연히 원만한 가정에 좋은 시부모 만날텐데요.
      격관적으로 봐서 지원이 만큼 심성과 솜씨를 가진 아가씨를 만나기가 어려워요.
      원만한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원만한 성품을 가진 젊은이로 자라더라구요.

      고부갈등이 심한 가정을 보면,
      시어머니의 살아온 환경이 문제가 많은 경우이거나 며느리의 친정부모가 문제 많은 환경에서 살았거나,
      원인이 부모에게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 청향2013.06.12 08:11 신고

    예비 시엄니로서 공감합니다
    제 블로그로 모셔가도 될까요?

    답글
    • 그레이스2013.06.12 09:37

      반갑습니다~ 청향님~^^
      아~ 스크랩 하셨군요.
      저야 뭐 영광이지요~^^

  • 까만콩2013.07.06 09:46 신고

    아레에 다시 비밀글로 내려 놓았어요 ^^

    답글
    • 그레이스2013.07.06 21:32
      진짜 비밀글이 필요한 내용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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