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하나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지 못하고,
꼭 사고싶은 진공청소기 하나도 아무리 애원해도 남편이 허락을 안해서 못산다는,
남편의 사랑을 받고 산다고 하면서도,좋은 남편이라고 하면서도,
충분히 경제적인 여유가 있고 저축해놓은 돈이 많다고 자랑을 하면서도, 남편의 소신에 따라
집에 자동차가 하나 없어서 다섯살 쌍둥이 아들을 키우면서 대중교통 이용하고, 유모차 끌고 다니면서
불편을 하소연 하는 어느 엄마를 보고 9월 6일에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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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격이 내 운명을 만든다는 말과 함께,
배우자가 아내나 남편의 자존감을 꺾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는...사례가 생각납니다.
사택에서 우리집 아래 1층에 살았던 부인인데,
새댁 때 부터 이웃들이 모두 비슷한 또래여서 매일 어울리다시피 살았었지요.
결혼생활 10년이 지난 어느날,
아랫집에서 부부싸움을 크게 하고 머리 싸매고 누웠다며,싸움의 원인이 나 였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는데...
사연인즉슨...
그 남편은 평소에 아내의 사소한 실수나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하는 타입이었어요.
윗집 명훈이 엄마는 남편에게 잘한다 잘한다 칭찬을 듣고 사니까 점점 더 발전하고,
자기는 남편이 매사에 구박을 하니까 점점 주눅이 들어서 바보가 되어간다고...
그 말도 사실인 것이,
그 부인은 여고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대학에 수석으로 합격한 재원이었어요.
결혼할 무렵, 그집 남편이 워낙 영화배우 같이 잘생겨서 주변에 따르는 여자가 많았는데,
그 부인이 남편에게 적극적으로 매달려서 결혼했다고 합디다.
남편을 많이 사랑했고,또 자기와 결혼해준 남편이 고마워서 처음부터 좀 저자세로 살았던 이유도 있겠고,
위로 오빠가 다섯인데 막내로 태어난 딸이고, 또 공부도 잘했으니 집안일은 해 본 적이 없었던...
그래서 음식솜씨나 살림솜씨가 남편 보다도 못한 새댁이었던 이유도 있겠고... 해서.
처음부터 남편의 눈치를 보면서 살더라구요.
10년이 지나고보니,
그 부인 말대로 대학에 수석입학했던 자기는 매사에 자신없는 주눅 들어 사는 여자가 되어있고,
지방 촌년이고(마산시 출신) 지방대학 나온 명훈엄마는 뭐든지 잘한다고 남편에게 칭찬 듣고 살아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면서 사택을 대표하는 일을 맡더라는...
이게 모두 당신 때문이라고 악을 쓰고 퍼부었다는 말을 합디다.
남편이 얼굴색이 하얗게 변하더라네요.
그 이후로는 남편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당시 부인은 스트레스로 갑상선 이상증세가 생겨서 병원에 다녔어요)
아내를 위해서는 힘든 일과 어려움도 감수하고,
아내에게 잘 하고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주고,
아내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자기의 가치관과 생활습관도 어느 정도 양보하는...
그게 진정으로 아내를 사랑하는 자세 아닐까요?
남편에게 저자세로 사는 아내의 불편함과 외로움 답답함이 병이 되는 경우를 여러번 봤습니다.
가까운 예로 나의 막내여동생도 그렇게 살더니...이제 57세인데,신경쇠약에 우울증이 와서는...
뭐하려고 그렇게 살았는지...참으로 딱합니다.
아마도 여동생 생각이 나서 은안님 글에 댓글을 쓰면서 그집 남편 원망을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내 여동생은 남편에게 야무지고 살림 잘하는 아내로 인정 받고싶어서 생활비를 최소한으로 줄여서
100만원 필요하면 70만원으로 충분하다고 하고,그런식으로 알뜰하게 산다고 하고는,
부족한 금액은 친정 언니 오빠에게 용돈 달라고 해서 채우는... 그 사실을 알고 얼마나 기가막히던지...
남편에게 사랑 받고 칭찬 받고싶은 마음이 저렇게 어리석은 행동도 하게 만드는구나~ 싶더군요.
부부가 서로 다른점에 대해서는 터놓고 얘기하고,토론하고, 싸우기도 해야지요.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게 아니라, 각자 조금씩 양보해서 상대의 의견도 존중해줘야 하는데...
남편에게 귀한 대접을 못받으면...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다보면,
자존감이 떨어져서 자녀에게도 무시 당하는 엄마가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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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상대를 존중해주고 대접해주않는 남편이라면, 차선책은 무엇이냐고 질문을 남겨준 글에,
남의 가정사를 상세하게 모르니, 조언을 하기가 어렵고...
칭찬하는 남편은 그 원인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봤습니다. 다음 글은 그 답변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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