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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생일에는...

by 그레이스 ~ 2014. 3. 9.

3월 7일 큰아들 생일을 앞둔 며칠전에 통화를 하면서,

프로젝트도 성공했으니 이번 생일에는 장인장모님 모시고 거하게 생일파티를 하라고 했더니,

예~ 그렇게 할께요~ 했었다.

부모는 멀리 있으니 아쉽지만 다음에 보자고 하고...

 

금요일 아침에는 축하한다고 문자를 보내고 점심시간에 잠깐 통화를 했다.

어제 선영이가 전화를 했길래 친정부모님과 식사한다고 전화를 했구나 싶었더니,

그게 아니고 주말여행으로 일본이란다.(친정부모님과는 월요일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면서)

 

몇달동안 정신없이 바빴으니 휴식을 겸한 여행을 간게 더 잘한일이라고 하고,

며느리에게 생일축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성인이 되면 부모의 축하를 받기전에

"어머니~ 저를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먼저하는 게 예의라고 했다.

그랬더니,얼른 "훌륭하고 좋은 남편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한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그런 인사를 듣는 건 최대의 찬사라고 웃으면서 나도 고맙다고 말하고,

네 생일에는 친정어머니께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꼭 하라고 했다.

어느 엄마나 자식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뭉클 하실꺼라고...

 

작년에 어느 엄마의 좀 어이없는 이야기를 듣고,한동안 고민을 좀 했었다.

딸 셋을 낳고 막내로 아들을 낳았는데,어릴때부터 귀한 아들이라고 집안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었고,

아들도 잘 자라주어서 '니가 태어난 것 만으로도 충분한 효도'라는 말을 자주 했었나 보다.

 

대학을 졸업하고 작년에 대기업에 취직을 해서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이제부터 부모님 용돈도 주고 효도하라고 했더니,

자기는 태어난 자체가 효도 아니냐고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말라고 하더란다.

 

물론 농담삼아 한 말이겠지만, 얼마나 서운했는지 모른다는 푸념을...

 

자식생일에 태어나서 고맙다고 생일상을 차려주고 선물을 주는 걸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부모에게 요구를 한다.

유치원 시절부터 성인이 되도록 그렇게 길들여졌고 습관이 되었으니 감사할 줄은 모르면서

부모에게서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싶었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내 자식을 어떻게 키웠나~ 반성도 하고,올바른 교육에 대해서 고민도 했다.

생일에는

태어나게 해주셔서 고맙다고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날이라고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 그러게요
    큰며느님 한테 인사를 받으시어 훈훈 하시겠네요
    자식들이 이기적이라 받을려고만 하는데 평소에 교육이 그렇게되서 아마도 그귀한 아드님도 그리말씀 농담이라도 듣기에 서먹 하네요
    저부터 친정엄니한테 낳아주시어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겠습니다.

    • 그레이스2014.03.10 08:05

      우리들 어른도 마찬가지고,생일날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하는 자녀들이 거의 없잖아요?
      그 집 아들을 보니 자식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가르치는 게 바른 교육이라는 생각이 듭디다.
      사실...농담삼아 했을 꺼라고 말했지만,앞 뒤 말을 들어보니 아들의 진심도 들어있더라구요.
      먹는 것도 일상 생활자체도 자녀위주로 사는 가정이 많아서,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스무살이 넘어도 결혼을 해도,
      자기위주로 생각하는 자식이 많은 모양이예요.

  • 배미경2014.03.14 09:17 신고

    내일 막내딸아이 생일인데 미역국 끓여주면서 너 낳으면서 힘들었던점 이야기해주면서 고맙단 소리 해보라고 반 농담삼아 시켜야겠네요 ㅎㅎ 정말 주변에서 세번째도 딸이라고 낳지말라고 무지 말렸었던 막내딸이거든요 ㅎ

    • 그레이스2014.03.14 10:59

      생일에 나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마음가짐을 하게되면
      가족과 주변 친구들로 부터 축하받겠다는 생각보다 먼저 존재에 대한 고마움에... 생각이 어른스러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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