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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신혼여행중에...

by 그레이스 ~ 2015. 1. 9.

걱정꺼리도 신경 쓰일 일도 없는, 지극히 평범하고 단조로운 나날이어서,

운동하러 가서 듣는 남의 얘기들은, 티비의 드라마를 보는 것 이상으로 재미있다.

 

부산으로 이사와서  P호텔 회원이 된지 15년.

매일 비슷한 시간에 만나는 사람끼리는 함께 운동하고,

함께 반신욕하고 또 데크에 나가 찬바람으로 풍욕도 같이하고...

자녀들 얘기,음식 얘기,여행중의 에피소드,집에서 있었던 일들...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어제의 하이라이트는,지인의 딸이 신혼여행중에 생긴 부부싸움이었다.

14일간의 여행중에 10일은 잘 지냈는데,

4일전에 사건이 터져서 호텔에서 각방에서 자고,

장모님께 도와달라고 전화가 왔더라는... 신혼부부는 어제 서울 도착해서 부산으로 온다고 했다.

 

그 이후의 내용이 무척 궁금하다.

오늘 결과를 들어보고,마무리가 좋으면...여행중에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내용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

 

 

사연은,

로마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음여행지로 갈 껀데,예약시간에 맞춰 공항에 가서 보니,

한사람은 탑승권이 나왔고,

한사람은(여자)영문이름의 철자가 틀려서 예약이 안되어 있더란다.

 

남자가, 제대로 확인도 안했냐고 무슨 일을 이렇게 했냐며 와락 화를 내었다는.

결혼식이 끝나고 남편의 일이 너무 바빠서 곧장 신혼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연기했다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연휴까지 끼워서 14일 휴가를 얻어 여행을 간 건데,

 

여행지를 알아보고,행선지와 일정을 정하고 조금이라도 싼 숙소예약과 비행기표 예약...

(밤에 퇴근한 남편에게 의견을 묻고)...그런걸 모두 새댁이 했단다.

 

둘 다 화가 난 상태.

다음 비행기는 4시간 30분후에 있다고.

 

남편의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다음 비행기로 같이 갈려면 20만원 정도 돈을 더 내야한다니까,

화가 난 상태의 새댁이 돈 더 낼 필요없다면서 지금 타고가서 그쪽 공항에서 기다리라고...

나는 다음 비행기로 가겠다고 했는데,

(이 단순한 새신랑이 자꾸 먼저 가라하니까 돈도 아깝고)먼저 타고 갔단다.

 

신혼부부가 한사람은 이쪽 공항에서 한사람은 저쪽 공항에서 4시간 30분을 기다렸다는 어이없는 일이...

다시 공항에서 만난 부부는 예약하둔 예쁜 편션으로 갔으나,

이미 화가 날대로 난 새댁이

집주인에게 빈방이 있느냐고 물어서,키를 받아 여행가방중 자기짐만 챙겨서 302호로 들어가서

안으로 문을 잠그고 꼬박 24시간을 먹지도 않고 밖으로 안나오는...

이틀째 꼼짝도 안하니,

문밖에서 부르고 전화도 안받고 집주인도 부르고...

결국 장모님에게 전화로 상황을 알리게 되었는데,

 

(딸이 신혼여행가서 문제가 생겼다는 걸 친한친구에게라도 공개할 일이 없는데 전화를 받는 그당시

친구가 같이 있어서 내용을 다 알게 되었다고 했다)

 

전화를 받은 장모님은,

누구의 잘못이거나 싸웠거나 그런 걸 떠나서 낯선 외국에서 공항에 여자 혼자 두고

떠난다는 게 말이 되냐고~ 20만원이 아니라 비행기표를 전부 포기하더라도 같이 있었어야지~

사위에게 야단을 치고는 딸에게 전화 하겠다고 했단다.

 

딸과 통화를 한 엄마가, 혼자 먼저 서울로 오겠다는 딸에게,

엄마 말 안듣고, 

만약 함부로 행동하면 나는 딸 안보겠다,그길로 엄마와 인연은 끝나는 거다,

잘못은 나중에 따지고,지금은 이성을 찾아라고,많은 말씀을 하셨다고...

 

돌아오면 너희집(신혼집)으로 가지말고,

본가(시댁)에도 가지말고 공항에서 곧장 처가로 오라고 사위에게 말했는데,

서울에서 부산오는 비행기를 못타서 KTX를 타고 내려오니 11시쯤 부산도착인데,

 

사위가 전화로 저희어머니께서 직접 마중을 나오시겠다고 하니 장모님은 나오시지말라고 하더란다.

장모는 속상한 중에도 신경이 쓰이니 신혼집에 가서 보일러도 켜놓고,

만들어 둔 음식도 냉장고에 채워놓고,

청소도 간단하게 해두고... 11시가 넘어도 안와서 집으로 돌아왔다는.

 

사위가 장모님께 전화를 할 지경이면, 자기엄마에게도 연락을 해서 사태를 알렸을테고,

처가에 가서 아들이 혼날까봐 직접 마중을 나가겠다고 했지만,

속이 많이 상한 엄마는 도착할 시간쯤에

직접 운전해서 마중 나가는 대신 택시 타고 오라고 전화를 하셨던 모양 .

 

어제 오전에 (장모의)친구가 전화를 해보니까, 

아직 사위와 딸을 만나보지 못한 상태라고 하더란다.

 

그집 딸 성깔도 어지간하다며,

어찌 그리도 독하냐고,시어머니 입장에서는 무서울 것 같다고 하길래,

 

나는 아들만 가진 입장이지만,

이번 사건은 100% 아들의 잘못이니까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성깔이나  잘못 따지면 안된다고,

어른들이 나서서 감정이 개입되면 자식들 못살게 만든다고,

따뜻한 밥 먹이면서 고생했다고 등 두드려주는 게 상책이라고 했다.

 

그레이스2015.01.11 11:38

이야기를 함께 들었던 어른들은 뜻밖에도 여자가 더 나쁘다는 말을 하네요.
혼자서 다 알아보고 예약하고 고생했는데,그건 몰라주냐고 남편에게 같이 화를 낼 수는 있지만,
화가 나서 계속 남편 혼자 먼저 가라고 말하는 건 심했다며,기다렸다가 같이 가자고 했어야 한다네요.
설령 4시간 30분후에 만나서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대판 싸우고 저녁 내내 남편을 골탕 먹이더라도
어찌 다른 방을 구하고 이틀을 안나오냐고...
제가,
신혼부부가 남의나라 공항에서 아내를 두고 먼저 갔다는 건 가장 큰 잘못이니까,
아내의 모든 잘못 보다 남편의 잘못이 더 크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결혼한 자녀의 일에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이혼을 시켜야 겠다는 결심이 선 경우가 아니라면,
아들이든, 딸이든,내자식 편들어서는 안된다는 말도 하고요.


그 장모님도 (딸도 크게 잘못했으니)더 이상 사위 야단 칠 생각은 하지말라고,
그냥 조용히 기다리는 게 자식을 돕는 일이라고 부탁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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