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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40년만에 만난 친구

by 그레이스 ~ 2014. 11. 22.

로비에서 기다리다가 이제 해운대로 들어섰다는 전화를 받고는,

밖으로 나가 호텔로 들어오는 차를 그때마다 눈으로 살핀다.

 

몇년만에 한번씩 만날 기회가 있었던 정희는 그대로의 얼굴이라고 느껴지는데,

딱 40년만에 보는 미혜는 그냥 모르고 지나쳤을 듯.

미혜도 나를 못 알아보겠다고  하네.

 

밥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2시간 쯤 지나서 크게 웃는 모습에서 그 표정에 옛날 얼굴이 그대로 보이더라는

미혜야~ 이제는 옛모습이 보인다~ 하고는 나도 웃었다.

 

뷔페에서 밥을 먹고,해안가를 천천히 운전하며 옛이야기,

그중에서 서로 다 알고있는 연애사에 대해,

그 이후에 소식을 아느냐고... 60대 후반이 되었을 여러 남자가 오랫동안 화제에 올랐다.

 

기장에 있는 토암도자기공원에 가서(6~7년전에는 가끔 갔었는데 아주 오랫만이어서 찾아가는 길도 헤메고)

배가 부른중에도 단팥죽을 한그릇씩 시켰다.

 

써빙하는 아줌마가 저쪽방에 최수종 하히라 부부가 왔다며 살짝 보라고 소식을 전하네.

연예인에 관심이 없는 우리는 옛이야기에 빠져서 건성으로 대꾸하고.

 

정년퇴직을 하고,두 아들의 결혼후 손주 돌봐주는 일 1~2년 도와줬고,

일년간은 서울가서 원룸을 얻어놓고 홍대 졸업생 모임에서 도자기공예를 배웠고,

이제는 취미생활과 여행 다니는 게 큰 재미라고 한다.

 

혼자가 됐다고 했는데,언제 무슨병으로 남편이 돌아가셨는지 묻지않았다. 

두 아들에게 집착하지않고,약간의 거리를 두고 좋은관계를 유지하며,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이 되어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기좋았다.

 

다음에는 내가 창원에 가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서울 딸네집에서 유치원 다니는 손주 챙겨주고있는

정희는 서울에서 다시 만나자고(대학때 단짝이었던 내친구가 함게 만나자고 기다린단다) 했다.

 

어두워지도록 함께 있었으면서 사진 한장 찍을 생각도 못했네.

 

여름하늘2014.11.28 19:09 신고

40년만에 친구를 만나면 어떤 기분이 될까
상상이 잘 안되는 일이네요
정말 모르고 지나칠것 같습니다.
그동안 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갈것 같고...

좋은 만남을 가지셨군요

답글
  • 그레이스2014.11.29 07:26

    20대 초반의 그때로 돌아가지는ᆢ그때의 감정이 느껴지더군요 마음은 순수해지는 좀 묘~~한 상태였어요
    이야기는 계속 현재와 과거를 왔다갔다 하고
    12월에 또 만나기로 했어요
    다음에는 60대의 삶도 또 살아온 얘기도 풀어놓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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