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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잔칫집 주인공들 옆에서...

by 그레이스 ~ 2015. 10. 17.

 

 

오랫만에 목욕탕에 온 A씨를 보고,한마디씩 축하인사를 한다.

요즘 분양광고와 모델하우스 공개로,부산은 물론 서울까지 떠들썩한,

해운대 초고층 엘시티의 시행사 대표가 A씨의 남편이다.

거의 10년전에,안회장님 부인이 예약을 해줘서,제주도 나인브릿지 골프장안 콘도에서 2박 3일 함께 있었던 인연이 있어서(일행 8명중 4명은 골프 라운딩을 하고,골프를 하기싫은 4명은 시내 관광을 하고)

A를 만나면 서로 안부를 묻는 정도의 인사를 나눈다.

 

다음으로, 수정씨가 치앙마이 4박 6일 부부동반 골프여행을 갔다가, 어제 돌아왔다고

일주일간 운동하러 안왔던 근황을 설명하고,

 

헬스장에서 인숙씨는,아들 며느리 손자 데리고 남편과 하와이 다녀온 에피소드를 유머를 곁들여서 웃음이 터지게 하고..

(요즘은 골프라운딩과 여행 떠나는 회원이 많아서 헬스장도 목욕탕도 한산하다)

운동을 하다가 쉬면서,또 목욕탕에서 반신욕을 하면서,

큰 잔칫집 같은,풍족한 삶의 즐거움을 듣다보니,

문득 아침에 신문에서 읽은 시가 생각나서 집에 돌아와서 다시 찾아봤다.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