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이 의견이 달라서 다투고 마음이 상해있다면...
엄마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예전에 우리집에도 비슷한 사연이 있어서 그 내용을 들려줬습니다.
비슷한 고민이 있는 분은 참고하시라고 2013년 1월에 쓴
'듣기 좋게 말하는 법, 그리고 상대의 마음을 읽는 법'을 다시 올립니다.
11월 말에 전세금을 올려주기보다는 이사를 하겠다고,
집주인에게 연락을 하고 곧바로 집을 알아보니,
원하는 단지에 맘에 드는 집이 있어서 계약을 하고 싶었지만, 살던 집이 해결이 안 되어 포기했었는데,
두 달이 지나 이제야 들어올 사람이 생겨서, 이사 갈 곳을 알아보니, 원하는 단지에는 35평도,
40평이 넘는 것도 아예없고,다른 단지에도 48평 말고는 적당한 집이 없더란다.
48평도 위치나 집 상태가 안 좋다며, 좀 심란해하고 속상하다더니,
차라리 집을 사버릴까~ 그것도 고려사항이라는 말을 했다.
아들과 통화 중에,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이 전화기를 내놔라고 하시더니,
이 싯점에 집을 사면 안 되는 이유를 강력하게 말씀하시다가
아들이 얼른 "알겠습니다" 라는 대답을 안 하고 이런저런 의견을 내놓으니, 심하게 언성을 높이셨다.
다시 나와 통화를 하게 된 아들... 아버지의 말씀에 마음이 많이 상한 듯 푸념을 한다.
니 심정을 이해한다고 위로를 하고...
남편에게 가서 따졌다.
아무리 아들이라도 처자식이 있는 삼십 대 중반의 아들에게는 존중하고 조심해서 말씀을 하셔야지,
그렇게 강압적인 건... 좀 심하셨어요.(아이구~~~~ 남편의 심한 반격이 있었다)
서재로 가서 다시 아들에게 문자를 보낸다.
"아들이라도 결혼해서 처자식이 있는 가장이니 존중하고 조심해서 말씀하세요 했다가
한바탕 난리가 났다.
아버지는 자기가 어른이 되었을 때 윗어른이 안 계셔서 그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그리고 좀 더 길게 썼었다.
전화가 다시 걸려왔고, 이런저런 위로가 될 말을 하다가, 최근에 있었던 일을 들려줬다.
큰외삼촌에게 동생들이 모두 야단맞았다는...(똑같은 장문의 이메일을 동생들이 받았다는)
나 63세, 남동생 61세, 여동생 59세..
그렇게 나이가 많은 동생들인데도 예의가 부족했다고 꾸중을 들었는데,
너는 동급의 형제가 아니고 자식이잖아?
아버지께서 화내신 일을 마음에 두지 마라~
항상 그런 때는 겉으로 드러난 표현보다 속에 있는 걱정하는 마음을 읽어라~
다소 과격한 표현을 했다 하더라도, 말하고자 하는 본질은 그게 아니잖아~
나의 이야기가 길어지고... 나중에 아들도 평정심을 되찾아서 말하다가,
하고 싶은데로 말씀드렸으면,
아버지께서 지금 서울로 오시고 계실 거예요~라고 해서 웃음이 터졌다.
아들이 대들었다고 분을 참지 못해서, 곧장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서울로 출발했을 거라는...
잠들기 전에 남편에게 그대로 전했더니,
"그렇지!! 한밤중이라도 가고도 남았지~" 라며 남편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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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자기의 뜻과 아버지의 의견이 다를 때도, 아버지 말씀에 공손하게 대답하는 아들이었는데,
"결국 결정은 제가 하는 것 아닙니까?" 했다가... 아들이 사과를 하고 끝냈습니다.
꼭 집을 사고 싶어도 아버지께서 반대를 하시면, 잘 알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해놓고,
하루 이틀 후에 아무리 둘러봐도 전셋집이 없어서 매매도 찾아봐야겠어요~ 그런 식으로 둘러서 가야지,
아버지께 직접 맞서면 절대로 안 되는 집안이에요.
아들 입장에서는
내 집 내 맘대로 하겠다는데 아버지께서 돈을 주시는 것도 아니면서 왜 저러시나~ 섭섭할 수도 있지요.
지금까지 반듯한 아들이어서 엄마는 너무나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아들아.
지혜를 발휘해서 아버지 말씀에 맞서는 일은 만들지 말아라.
부드럽게 대처하면 어떤 일도 네가 원하는 데로 다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심하게 반대하시면 다시 한번 더 검토해봐라~
그런 식으로 마음을 풀어줬습니다.
남편에게 항의를 했더니, 아들이 사십이 되면 아무런 참견도 안 할 거라고 하십니다.
아직은 판단이 미숙하다나요.
아무리 자기의 판단이 옳다 싶고 할 말이 있어도 "예~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일단 물러나는 것이
현명한 아들의 처신이고 예의라고 했어요.
그래서 두 살 위 오빠의 꾸중에도 " 미처 생각을 못했습니다~" 하고 끝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동생들도 각자의 나름대로는 할 말이 많았을 텐데... 그게 형제간의 예의라고 말했지요.
3년이 지난 요즘은,
아들은 아버지와 대화를 하면서, 서로 의견이 다를 때는 얼른 비켜가는 재치가 생겼고,
남편은 아들을 존중하고 아들 의견을 우선으로 하는 아버지로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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