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몸살 나지않도록 푹 쉬시고 건강 살피세요~ 어머니 고맙습니다.
연거푸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전화 올꺼라서 휴대폰을 들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기분좋게 그대로 잠들었다가 아침 9시가 넘어서 일어났으니 거의 13시간을 푹~~ 잤다.
(비교적 체력이 좋아서 몸살은 걱정없는데,무릎관절과 허리가 걱정이 되어 오늘도 누워서 지낼 생각이다)
1월 2일 큰아들과 며느리가 급히 일본(도쿄)에 가야할 일이 생겨서,
아들의 긴급 호출을 받아,
1월 1일 오후에 서울 갔었고 4박 5일을 보내고 어제 내려왔다.
아들은 나에게 부탁하고,며느리는 친정엄마에게 부탁하고...
혹시 도와주시겠냐는 물음에 기다렸다는 듯이 기꺼이 달려가 준 할머니들.
산후도우미와 할머니 둘,
어른 셋이서 토요일 아침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1개월짜리 아기 둘 돌보느라 시트콤을 몇편 찍었다.
평소에는 먹을려고 울면 엄마젖을 물리고,
그 사이 분유를 타니까, 아기가 기다리는 시간이 없는데,
모유없이 처음부터 분유를 먹이려니 온수에 타는 시간까지 기다려야 해서 안고 달래야 했다.
젖은 기저귀를 빼는 바로 그때 다시 오줌을 싸서 침대시트까지 몽땅 다 적시고...
(사내아기는 오줌이 분수를 만드니까 밑에 새 기저귀를 깔아놔도 소용이 없다)
친할머니 외할머니 덕분에 산후도우미 아줌마는 평소보다 훨씬 편했을 꺼다.
떠나기전부터 걱정이 가득한 며느리에게, 아무런 염려말고 편하게 다녀오라고 했지만
궁금해서 수시로 문자가 오고...
일을 끝내고는 곧장 아까짱 혼포(아가방 본점)에 가서 유리 우유병, 아가옷, 장난감들을
기내용가방 하나에 가득히 채워 왔더라.
물품에 영~ 흥미가 없는 큰아들이 이것저것 사고싶어했다는 며느리의 말에,그랬냐고 내가 웃었다.
돋보기가 달린 아기용 손톱깎기
아기 손목에 채워주는 딸랑이
운동화를 신은 듯한 양말
아들이 사고싶어 했다는 여아용 옷.
원피스도 아들의 선택이란다.
색깔별로 두벌씩 두벌씩
더 안사도 될만큼 받은 옷이 많다고 했으나 예쁜 걸 보믄 사고싶어지는 엄마 아빠맘을 어떡하겠어?
과자 한박스 빵 한박스씩 종이백에 담아 아기돌보미 가사도우미 두분에게 선물을 주더라.
산후도우미는 토요일 5시부터 일요일 7시까지 26시간 휴식인데
부탁했더니 일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저녁까지로 날짜를 바꿔줬다.
두사람 다 5시에 가지않고 저녁 7시에 도착하는 아들과 며느리가 오는 걸 보고 선물을 받아 퇴근했다.
고생하신 장모님도 가시고,
일요일밤은 며느리와 나 둘이서 밤중 수유를 맡았다.
다음날이 새해들어 첫 출근이어서 7시전에 나갈꺼라 하길래,
밤 11시가 되는 걸 보고
아기를 안고있는 아들에게 아기 나 주고 얼른 들어가서 자라고 재촉을 하게 되더라.
아기들은 밤중에 두번 먹는다.
2시 전후에 한번 깨고 5시 쯤 한번 깨고
그런데 어른들이 맞출려고 노력해도,쌍둥이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먹는 게 같은 시간이 아니어서
밤중에 두세시간은 깨어있어야 한다.
습관이 안된 사람은 정신이 몽롱해질 수 밖에.
뜻밖에도 나는 괜찮더라.
잠들기전에 물마시는 버릇과
한밤중에 두번은 일어나 화장실가는(그후 또 물마시고) 습관 때문에
밤중에 아기안고 분유먹이는 게 힘들지 않았다.(먹는 시간은 20분~30분)
2시간 반 ~3시간마다 먹으니 9~10쯤 먹는 것부터 하룻밤을 지나고 아침에 보면 우유병이 8개 나온다.
월요일 낮엔 가사도우미 아줌마도 아기를 맡아주셔서 산후도우미 공백을 못느끼고 하루를 보냈다.
산후도우미는 26시간 쉬고 저녁 9시에 복귀하더라.
밤중수유 한번 더 도와주고... 화요일 오후 비행기를 탔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 타기전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공항이야 2시 반 비행기 탈꺼다.
부산에서 공항리무진 타고 가서 호텔에서 목욕하고 집에 갈 예정이다.
솔직히 힘들었지만 꼭 하고싶었던 일이어서 무척 만족스럽다.
즐겁게 잘 지내다 간다."
아들에게서 답신이 왔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몸살나지않도록 조심하세요.
전화드릴게요"
-
루제르나2016.01.06 16:33 신고
수고 많으셨어요.
답글
육체적으로는 힘드셨겠지만 이게 다른것과 바꿀 수 없는 행복한 피곤함을 주는 일인것 같아요...ㅎㅎ
저는 아직 손자는 없지만 애들이 다 커서 그런지 카페에서 만나는 아기들 보면 어찌나 예쁜지 몰라요..
지금 마음 같아선 승은이가 결혼해서 아기 낳으면 남편과 제가 다 키원줄 기세예요..ㅎㅎㅎ-
그레이스2016.01.06 18:27
누워서 있겠다는 말이 빈말이 되어버렸다
밀린 빨래해놓고 정리하고 뻐근한 관절에 도움될까봐
4시쯤 반신욕하러 갔다왔다
오는길에 동네 작은 마트에 들러 장볼려했더니 문을 닫았네
오늘은 대충 먹어야겠다
손주를 돌보는 일은 힘들어도 기분좋은 피곤함ᆢ 그표현이 딱 맞다
새근새근 자는 모습도 힘차게 우유병을 빠는 모습도
얼굴이 빨갛게 힘주면서 응가를 하는 모습도
얼마나 귀여운지ᆞᆢ적절한 표현이 안된다
모든 아기들은 다 사랑스러운데
그중에서 내손주는 더하지
미씨유럽 카페는 특별하지
보통 온라인 카페는 글로 친분을 나누는데
미씨유럽 회원들은 서로 만나서 정을 쌓고(독일에서 스위스로 찾아가고,스위스에서 영국으로 만나러 가고) 더구나 남편들 까지도 가족처럼 친척처럼 지내니 좀~특별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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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호출!
답글
바쁘게 서울 다녀오시고 푹 주무시고 나니 기분은 뿌듯 하실것 같아요
아기들도 실컷보고 아들네에게도 도움이 되셨으니-
잔뜩 쌓인 우유병을 보니 제가 애기 키울때 생각도 떠오르네요
아기엄마가 직장맘이라서 앞으로도 가끔 긴급호출이 있을것 같아요
저도 지원이가 전문직이라 결혼한다고 해도 일을 계속할것이므로
가까이에 살면 애기 봐주는 마음의 준비는 해야되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 들긴하지만....
조심스런 일이네요-
그레이스2016.01.06 18:35
오늘 반신욕을 하면서 몇달후면 쌍둥이를 낳을
며느리를 도우려 뉴욕에 가야하는 시어머니가
열심히 경험담을 듣고 기대와걱정이 된다고 합디다
처음 3개월은 친정엄마가 도와주실 꺼고 그후 교대를
할 계획인데뉴욕에는 산후조리원이 없으니 산후 도우미를 쓸 예정입디다.
며느리가 직장 다니니까 산후휴가를 마치고는 회사에 나갈꺼고,
쌍둥이를 할머니 혼자 돌보기에는 무리가 있겠더라구요.
부지런히 운동으로 몸을 단련시켜서 체력을 키우라고 했어요.
나는 체력은 좋은편인데,퇴행성 척추관 협착증이 문제입니다.
무리를 하면 허리가 아파서...
무거운거 들지말라고 주의를 받았는데,
우는 아기를 안고 달래거나 (아기들은 안고 앉아있는 거 싫어합니다),안고 서성이며 잠재울 때,
그당시에는 의사의 주의사항도 잊어버리게 되잖아요.
이번의 경험으로 일주일이 한계입디다.
더 있고싶어도 허리가 아파서 안되겠어요.
집에 와서 며칠 쉬었다가 다시 간다면 괜찮겠지요.
여름하늘님~
할머니 혼자서 아기를 맡아 돌보는 건... 아주 건강해야 가능할 것 같아요.
긴급호출 2편은 에피소드와 보고 느낀 생각들을 쓸 예정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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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은 하셧지만 즐거운 일이시죠
답글
손주들 어릴적에 어른손이 많이 가는데 두할머님 도우미 아줌마랑 두아이들 입히고 먹이고 치우느라 바쁜 시간 보내셨네요
힘은드셧지만 하고싶은일이라는 말씀에 공감 하고 내손주니 가능한 일이지요
아마도 몸은 부산에 게셔도 고물거리는 어린 것들 눈에 밟히 시지 싶습니다.
무리하지 마세요
애들 키우는일 안아주고 업어 서성 거리는 일 무심코 하시다 건강 다치 십니다.-
그레이스2016.01.07 10:21
아침밥을 먹는중에도 손주들 얘기를 했어요
오늘 2편 글에 아기들 사진도 올릴껀데 많이 컸어요
월요일밤에 체중계로 재어보니
아들은 4.6 딸은 3.9 그렇게 컸습디다
토실토실 귀여워요
며느리를 보면서 느낀점 사부인을 보고 느낀점
아줌마들ᆢ
사람과 사람사이의 감정에 대해서 ᆢ
나이가 들어도 계속 배울것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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