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6년 여행

에피소드.1

by 그레이스 ~ 2016. 5. 15.

중년 이후의 부부가 함께 여행을 하게되면 꼭 다툼을 하게된다는 말을 수차례 들었고,

30대,40대의 친정부모 혹은 시부모의 다툼때문에 속상하고 당황했다는 글을 여러차례 읽은 적이 있다.

 

나이가 육십대후반 칠십대가 되면,

고집이 세고, 상대의 의견을 잘 듣지도 않고,양보를 안할려고 해서 부딪치는 일이 종종 생기는데,

여행지에서 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그런 상황을 겪게 되면 자녀의 입장에서 참 난감하고 괴로운 일일 것이다.

 

아들이 속상할까 염려해서 조심하는 것도 있지만,

나역시 마음을 상하게 되면 여행이 즐겁지 않을테니까,

의견이 맞지 않거나,눈에 거슬리는 일이 생겨도 너그럽게 넘기자고

떠나기 전부터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

 

5시에 일어나 내가 할 수있는 모든 준비를 끝내놓고,

6시에 남편을 깨워서,

7시에 출발할 꺼니까서둘러 달라고 부탁을 했건만,

30분을 식탁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는 남편.

옷을 입으시라고 재촉을 받고는 그제야 화장실에 가신다.(속터져~)

7시 출발을 했고,중간에 정체가 심했으나 다행히도 알맞은 시간에 공항에 도착했었다.

 

정체가 심해서 빨리 갈 수가 없을 때,짜증을 내면 무슨 소용이 있나~

그럴 때,나와 남편의 대응방식은 완전 반대다.

1.어쩔수없는 일이니 화를 내지않는다.

2.어쩔수없는 일이지만 짜증이 나고, 앞에 끼어드는 차를 보면 버럭 화가 난다.

아들을 만나 즐겁게 여행할 생각만 하자고...

지금 접촉사고라도 나면 모든 게 허사가 된다고...

만약에 남편이 못가게 되면 나혼자 갈꺼라고...말했다.

 

후쿠오카 공항 게이트를 나오니 아들이 서울에서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포옹을 하고,

일정 설명을 들은후에,하카타역으로 가서,곧바로 신칸센을 타려고 했으나,

담배를 피고싶은 아버지 때문에,출발을 다음 열차로 미루고,

아들과 나는 밖에서 기다리고,

아버지는 커피숖의 흡연구역으로 가서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담배를 피셨다.

 

여행 내내,흡연구역과 담배를 필 시간은 절대적으로 챙겨야 하는 조건이었다.

담배~ 라고 하시면,

우리는 잠시 기다려야 하는...(미안해하거나 눈치보지않고 당당하시다)

오히려 내가 아들에게 미안하고 눈치가 보이더라.

 

명훈이의 제일 큰 장점은,

현실을 빨리 인식하고 대처하는 것이고,

부모가 아니라 누구에게라도 왠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않는 성격이다.

 

아버지의 담배와 하고싶은 건 쉽게 포기 안하시는 성격은,

진즉부터 아는 거니까

고분고분 원하시는 데로 잘 맞춰 드린다.

 

해변도로를 달리다가 낚시하는 사람을 보고는,

직접 가서 뭘 잡는지 보고싶다고,

유턴을 해서 다시 그곳에 가자고 하시는데,

아들은 두말않고 되돌아 간다.

차에서 내려 아버지와 동행해서 낚시하는 사람에게 같이 가주는...

 

저녁에는 고급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사드리겠다고 했으나,

아버지께서 꼬치구이집에 가고싶다고 하시니,

역시,아버지 원하시는데로~

16번 가게밖(흡연가능해서) 의자에 앉아서 소주 맥주와 돼지구이를 먹다가

4번 가게로 옮겨 술안주로 꼬치구이를 먹었다.

 

술과 안주로 배가 불렀던 밤이었다.

그것도 부족해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와 간식을 한보따리 사와,

술자리는 3차로 이어졌다.

아들과 둘이서,긴긴 시간을 온갖 화제로 시간 가는 줄 몰랐으니,

아버지는 얼마나 행복하셨을까~

 

 

 

 

16번 가게에서 써비스인 줄 알았더니,무와 짠지 몇개에 삼천원이 넘었고,

 

 

 

나 먹어라고 시킨 방울토마토 8개가 300엔이어서 기가 막혔다.

 

 

 

 

남편의 맥주와 소주, 아들의 맥주와 소주, 4가지를 조금씩 맛만 봤는데,얼굴이 벌겋게 되었네.

(아들이 찍은 사진을 전송받았다)

 

 

 

달진맘2016.05.15 21:36 신고

아드님하구 여행
두분얼굴이 행복하시네요
아버지 의중대로 맞춰드리는 효자아들

즐겁고 편안한여정이었네요
일본가면 채소가 식당에서는 비싸서 놀랍지요
북해도에서 설렁탕을 사먹었는데
깍두기를 안줘 시컸드니
다섯개에 삼백엔을받드라구요
놀랬지요

규슈를 돌적에는 농민마트에가서
달랑무 절여 봉지에 팔길래 삼백엔주구
사다 저녁에 식당서 고추장에 찍어 먹었지요

사위하구여행을 꿈꾸었는데
딸하구 가야겠서요

답글
  • 그레이스2016.05.16 11:42

    운전하는 아들옆에 앉아서(저는 뒷자석에 앉고요),길을 걸으면서,밥을 먹으면서,
    원없이 이야기를 했을 겁니다.
    (한시간 넘게 달리는 열차속에서도 둘이 나란히 앉아 가라고 제가 자리를 양보했어요)
    큰아들은,
    타고난 좋은 성품에,본인의 노력을 더해서,지금의 원숙한 모습이 된 것 같아요.

    친구들과 일본여행을 갔을 때는,(단체여행이라도)우리방은 저녁마다 과일과 간식을 사와서 먹었기에,
    먹는 건 항상 풍부했거던요.
    가족여행때도,호텔에서 제공되는 아침 뷔페는 일본식과 서양식으로 다양하니까,반찬도 풍부하게 먹었고요.
    저런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딸 둘과 셋이서 떠나는 여행은 목장 때문에 쉽지않겠지만,꼭 한번 해보세요.
    셋이 떠나는 게 안되면, 딸 한명과 단둘이 떠나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내가 낳은 자식앞에서는
    세수 안한 얼굴도 부끄럽지않고,실수할까봐 긴장 안해도 되고,어른노릇 안해도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