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가슴속에 그리움이 가득하다.
이 나이에도 가을을 탄다는 게,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해마다 되풀이 되는 가을 앓이는, 내 나이 42세 그해 가을부터였다.
엄마가 돌아가신 나이 마흔두 살.
정확하게는 그 해가 시작되고부터, 이렇게나 젊은 나이에 엄마가 돌아가셨구나~라는,
안타까움과 슬픔에, 봄이 지나고 우울증이 왔었다.
일상생활에서는, 남편도 아이들도 불만이 없을 만큼 모든 게 잘 풀리던 시절이어서,
그 쓸쓸한 감정이,
갈 수 없는 곳을 가고 싶어 하는 간절한 그리움으로 표현되었나 보다.
꿈을 꾸면,
런던에 가고 싶어서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해도, 결국에는 비행기를 못 타서 실패하는 것으로 끝나는...
하루는 눈물을 흘리면서 런던에 가고 싶다고 했더니,
당장 준비하라고 해서,
새로 여권도 만들었으나, 고등학생이 있는 엄마가 여행이라니~!
그래도 여권을 만드는 것으로 기분풀이가 되더라.
훨씬 후에, 유럽 단체여행으로 런던에 갔었고,
또 큰아들이 스위스 투자은행 런던 본사에 근무할 때는, 가서 한 달씩 있다가 오기도 했었다.
아들이 출근한 후에, 혼자서 가고 싶은 곳 찾아다니면서, 멋진 곳에서 차도 마시고.
30대 시절에 살았던 추억과 여러 번의 여행들...
가족과 함께한 추억이 많아서 그런지, 지금도 여행하면 떠오르는 곳, 가고 싶은 곳이 런던이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런던의 가을 정취가 묘~하게 어우러져서
아련한 감상에 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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