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에서 처방 받은 감기약을,
1회분씩 물약을 작은 병에 담아, 가루약을 한봉지 섞어서 주면,
고개를 뒤로 젖히고 손가락으로 병을 꾸욱 눌러서 빨아먹는다.
약 안먹을려고 해서 강제로 먹인 적도 있었는데,
19개월(만 18개월)이 되고는 달라졌단다.
약을 안먹으려는 윤호에게,
아기보는 아줌마가,사진 찍어서 엄마에게 보낼꺼라고 하면서 휴대폰으로 촬영 포즈를 취하니,
바로 저렇게 먹더란다.
엄마가 칭찬해줄꺼라고 기대하고,자기 사진 찍어라고 머리를 젖혀서 약을 먹는 윤호.
약을 다 먹은 후에는 생수를 부어서 다시 흔들어주면 깨끗이 비운다.
(아침밥 먹는중에 물컵의 물을 쏟아서 바지가 다 젖어서 벗었다.)
아침 5시 15분쯤 일어난 아이들.
거의 새벽부터 놀이를 시작하는 셈이다.
7시 지나 아침밥으로 미역국에 밥 말아서 줬더니,
세상에나~ 먹여주는 게 아니라 둘 다 직접 숟가락으로 떠 먹는다.
그릇에서 한숟가락 떠서 거의 평형을 유지해서 입으로 가져 가네.
흔들려서 턱받이에 흘리기도 하지만,대부분은 입으로 들어간다.
밥을 먹고는 식탁의자에서 양치질을 해야 하는데,
식탁의자에서 내려오겠다고 해서 내려줬더니,
칫솔을 입에 물고 슬리퍼를 신겠다고 했다가,
치카치카는 앉아서 하는 거라고 주의를 받고,강제로 마루바닥에 앉아서 치카를 마쳤다.
(칫솔을 물고 넘어지면 다친다고 꼭 앉아서 칫솔질 시키라고 당부를 했단다.)
현관에 있던 엄마의 슬리퍼를 유라가 신고 왔는데,
그걸 윤호가 빼앗겠다고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다가
나눠서 한짝씩 신어라고 했더니,말귀를 알아듣고 한짝을 윤호에게 준다.
각각 오른발에 신고 딸그락 딸그락 소리를 내며 돌아다닌다.
유라도 똑같이 한쪽발에 슬리퍼를 신은채 약을 먹는 중.
슬리퍼놀이를 끝내고는, 그림 그리자고 테이블에 앉혔다.
신기하게도 색연필을 꺼내서 쓰고나면 그 건 뚜껑을 닫아서 케이스안에 넣어놓고,
그다음에 다른 색연필을 꺼내서 줄을 그리고,또 닫아서 케이스에 넣고...
그렇게 하는 이유가 정리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색연필 뚜겅을 닫아서 케이스에 넣을 때 딸깍 소리가 나는 걸 즐기는 것 같다.
그래서 테이블위에 색연필이 여러개 나와있지 않다.
유라는 조금 그리다가 스티커 한장을 받아서 전부 다 붙였다.
공주 스티커의 아주 작은 신발까지도 손톱으로 떼내어 하나씩 부치더라.
그리기를 마치고,
10시쯤 산책을 나가기로 했는데,
윤호는 곧바로 현관으로 가서 신발을 신는데,
유라는 방으로 가서 다른 바지를 입겠다고 들고와서 발을 집어 넣는다.
빨간바지위에 껴입을 기세다.
내가 빨간바지는 벗겠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외출할 때는 항상 옷을 갈아입었던 기억이 났던 모양이다.
아이가 원하는데로 빨간바지를 벗기고 유라가 들고 온 바지로 바꿔입혔더니
그제야 현관으로 가서 신을 신는다.
아빠랑 한시간 넘게 밖에서 놀다 들어와서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그 시간에 나는 서울역으로 가느라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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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7.06.26 11:13
밥 먹을 때,
바지를 입을 때,
블럭 쌓기를 할 때,
도와줄려고 하면,짜증을 내면서 손을 밀쳐냅디다.
아침에 블럭 쌓기도 했는데,
잘못 쌓아져서 무너지더라도 혼자서 다 하겠다고 옆에서 손도 못대게 합디다.
다 만들어서는 팍~ 부셔버리고요.
바지를 입으면서도 잘못해서 한쪽으로 두 다리가 들어가도 혼자서 하겠다고 고집 부리고요.
20개월이 안됐으니,아직은 혼자서 못할 나이잖아요.
퇴행성 척추협착증은 아직은 통증을 견딜 정도인데 버티다가 안되면 수술을 해야 되겠지요.
정형외과에서는
예전에는 이정도이면 수술을 했는데,수술후 10년 이내에 재수술 하게 된다고,
요즘은,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좀 더 견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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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가 슬리퍼 한쪽만 신고 있어서 의아했는데..ㅎㅎ
답글
의문이 풀렸네요. 참 기특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약을 먹을까..
벌써 저렇게 컸네요...세월이 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