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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내 별명은~ 정 참을성.

by 그레이스 ~ 2017. 8. 22.

 

햇볕 쨍 하더니,

갑자기 흐려져서 비가 쏟아진다.

시원스런 소나기가 반갑다.

 

처녀시절에,

데이트 상대가 누구였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새 구두를 처음 신은 날이어서, 발뒷굼치가 까져 피가 나는데도 계속 걸었다.

시간이 지나니 구두속에 피가 흥건했었는데,

아파서 비명이 나올 정도였으나,

내색없이 꼿꼿하게 걸어서, 옆에서 걷는 남자가 눈치를 못챘었다.

비슷한 이유로

운동하러 가서 날마다 만나는 사람들은,내가 어느 정도 아픈지 눈치채지 못한다.

비명을 지를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게 아니라면,

허리를 펴고 반듯하게 걷고,밝고 경쾌하게 인사한다.

집에서 남편에게도 마찬가지다.

아프다는 말 안한다.

일하다가 말고 누워서 30분 쉬겠다고 말하면,통증이 있다는 신호로 알아듣는다.

길게는 두시간 일하면 통증이 오는데,

그걸 무시하고 계속 움직이면 아픈것을 넘어서 양쪽 다리에 쥐가 나고 마비증세가 생긴다.

 

병원에서 MRI 상태를 보고 놀라시더라.

상당히 통증이 심할텐데,어떻게 멀쩡하게 걸어다니냐고?

등근육과 배근육이 버팀목이 되어주고,

또 통증을 견뎌내는 힘이 다른사람보다 훨씬 강한 모양이라고 하셨다.

웃으면서 농담삼아 말씀 드렸다.

진도 5의 지진에 무너지는 건물도 있고,진도 7의 지진에 견뎌내는 건물도 있지 않냐고.

 

날개가 찢어졌다면,

찢어진 날개로 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몸에 장애가 생겼으면,

그 장애를 극복하고 이겨내는 법을 터득해야,앞으로도 즐거운 나날을 살아 갈 수있을테니까.

 

일주일 전,큰아들이 추석연휴에 5박 6일 일본으로 여행 가자고 연락이 왔더라.

기쁜마음으로 고맙다고 했다.

내 몸이 언제까지 여행을 갈 수있을지 모르겠지만,기회가 있을 때마다 즐겁게 다니려고 한다.

매 순간을 소중하게,감사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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