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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어느 시엄마의 고민.

by 그레이스 ~ 2018. 7. 10.

 

 

스트레칭을 끝내고,

기구운동을 하려고 자리를 옮기는 중에

J언니가, 며칠전에.... 하면서,

이야기를 하고싶어하는 눈치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분위기를 유도했다.

 

친목 모임이 있어서 호텔 뷔페에 갔다가, 사부인을 만났단다.

접시를 들고 음식을 담는 중에. 그쪽도 음식을 담는 중이었고.(사부인은 동창 모임이더란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는데.

자리에 돌아와서도, 자식들 생각 사부인 생각에 입맛이 딱 떨어져 먹는 둥 마는 둥 심란했단다.

이렇게 헤어지면,마음의 골이 더 깊어지겠다 싶어,

칸막이가 된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써빙하는 직원에게,몇번째 자리에 어떤 옷 입은 부인을, 이쪽으로 안내하라고 부탁했단다.

 

아들이 결혼한지 올해로 12년.

결혼후 3~4년부터 임신을 기다리다가,

5년이 넘어가니까 조바심이 나고 원망도 생기고...

결혼초에는 자주 만나서 식사도 하고, 사이가 좋았는데,

점점 서로 눈치보며 조심하게 되고...만나면 할 말도 없으니 피하게 되어

만나지 않은 채 몇년이 지났단다.

그랬는데,바로 앞에서 마주보게 되었으니...

 

직원의 안내를 받아 와서 마주 앉은 사돈.

오랫만이다는 인사와 마음고생 심하신 거 안다, 허나 욕심을 내려놓고 살자.

그 말을 듣자마자 소리없이 눈물을 쏟는데,그 이후로도 하염없이 울더란다.

우리 뜻대로 안되는 일인데...마음고생하다가 병을 얻으면 어찌하느냐고.

그냥 내려놓자고...

이제 우리는 많이 담담해졌다고,

사돈댁에도 두 분 건강하시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단다.

(며느리의 여동생은 결혼해서 아이가 있단다)

 

사돈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나니,

심성이 곱고 예의바른 사부인이 얼마나 심하게 마음고생을 했을지 짐작이 되었고,

또 마음 한구석에 친정엄마를 원망하던 마음도 사라졌다고 했다.

(결혼후 5년이 지나고 의학의 힘을 빌리자고 했을 때,좀 더 기다려보자고 하더란다.

몇달 후 아들이 발령이나서 미국 지사로 나갔다가 3년 지나고 돌아왔으니,결혼 9년차가 되었다고)

친정에서 서둘지 않아서 시기를 놓쳤다고... 원망이 있었단다.

 

77세가 된 언니.

남편은 아직도 포기가 안돼서 우울증을 앓고 계신다.

(외손자는 올해 대학생이 되었다. -그 외손자가 딸의 속을 많이 썩여서 외손자를 안좋아한다)

연세 많으신 분들은 친손자가 없으면 자손이 끊겼다고 생각하니,자기 인생은 실패했다고 말하시는 듯.

 

 

46세의 아들.

39세의 며느리.

점점 의학은 더 발전하니, 아직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고,

곧 좋은소식이 있을 꺼라고...

저도 생각 날때마다 진심을 다해 기도하겠다고... 위로 드렸다.

 

 

  • 키미2018.07.10 12:26 신고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하셨으면...딸 가진 죄인이라고 옛말에 있듯이 말입니다.
    그래도 그렇게 말해주시니 상대 사돈은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세상 뜻대로 안 되는 것이 아이인가 봅니다.
    39세면 아직은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8.07.10 12:52

      조 언니는 오랫동안 속을 끓여서 위장병을 달고 살면서,많이 야위어서 걱정스러워요.
      이제 자기는 담담해졌다고 하지만,
      여러 이유를 들먹이면서,
      딸이 저러는 건 친정엄마 탓이라고, 원망하는 마음이 많았다고 합디다.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나니,
      맺혀있던 게 풀어진 듯,가시가 박힌 게 뽑힌듯이,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하네요.
      친정엄마도 시엄마가 원망하는 걸 알고있었는데,저렇게 풀어주니 더 눈물이 났을 것 같아요.
      눈이 벌겋게 되도록 울고 친구들이 있는 자리로 갔답니다.

      자궁에 물혹이 있어서 치료를 하고,
      또 다른 문제가 있어서 치료를 하고...그런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걱정을 합디다.
      지난 몇년간
      며느리 원망하는 말을 여러번 들었어요.
      이제는 자식이 없더라도 서로 위하고 사랑하면서 잘 살기를 바란다고 하시네요.
      (그러면서도 매일 임신를 기다리는 기도를 한답디다)

    • 키미2018.07.10 13:12 신고

      자식은 하늘이 준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겠지요.
      세상이 참 불공평한 것이 바라는 사람에겐 주지를 않으니..
      시댁의 형님이 오랫동안(6년) 아이가 없어서 시누의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기도 했으니
      그 맘 고생이 엄청났을 겁니다.시어머니는 딸의 아이들이니 좋으셨겠지만
      형님의 맘은 편하진 않았지요. 그러다 꽃동네에 기도를 하러 갔다가 오웅진신부님의 안수를 받고
      쓰러졌는데(잠시 기절하고 깨어났대요) 그 후 몇 개월 지나 임신했어요.
      그 이후 지금은 아이가 넷이니 참 알 수 없습니다.
      시어머니는 그 안수 덕분이다 생각하시고, 형님은 한의원에서 지어 먹은 한약 덕분이다 하고..
      어쨌든 사람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 그레이스2018.07.10 18:45

      주변에도 결혼한 딸이,며느리가, 아기 없어서 괴로운 분들 여러명 있습니다만...
      저렇게 부부가 다 병이 나는 경우를 보니,
      참~~ 안타까워요.

  • christine2018.07.10 13:23 신고

    ㅎㅎ 지인 언니분 만나시면 제이야기해드리세용~~ 저 99년 결혼했고 자연임신으로 저희딸 2014년생^^ 근종 수술을 두번이나 했슴당~

    제후배도 10년간 애없어 맘고생 무지하다 후배남편이 포닥하러 독일갔는데 6개월만에 자연임신되어서 작년에 출산하고 9월에 돌잔치하러 한국들어 옵니당~~

    전 상당기간 해외생활을해서 집안어른들의 걱정과근심은 비켜갈수있었던것같아용 남편이 외아들이라 부모님들 속이 ㅠㅠ 정말 자식은 하늘의 뜻인것같습니당~~

    답글
    • 그레이스2018.07.10 18:33

      오늘 만나서 윤정이 이야기를 꼭 하고싶었는데,찾아봤으나 만나지 못했어.
      컨디션이 안좋아서 하루 빠졌을 수도...
      다음에 만나면
      결혼 14년만에 자연임신해서 15년 되는해에 낳았다고 얘기 할게~^^
      해외생활이 길어서
      집안어른들의 과도한 관심과 걱정 근심을 피해갈 수 있었다는 게 정답이야.
      자손에 대한 염원이 지나쳐서 병이 나셨더라구.

  • 달진맘2018.07.10 16:40 신고

    낭의 이야기가 아니고
    제가 불임으로 늦게 아이를 낳았습니다
    임신이 안돼 불안하고초조한. 상태
    안격어본 사람은 모를겁니다
    손아래 동서. 시누이가 아이를줄줄놓는데
    무소식이니. 남편이 올겨을에 아이 잆으면
    고만살자 하더군요

    칠년만에 낳았지요
    의술이 발전했으니
    좋은 소식 있슬겁니다
    제친구도. 마흔 둘에 초산했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8.07.10 18:41

      당사자의 괴로움이 얼마나 큰지는 잘 알지요.
      옛 사고방식을 가진 어른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해도 자손이 없으면 인생이 실패했다고 생각해서
      상실감이 엄청난가봐요.
      언니의 남편은,
      행정고시 합격해서 쭉 공직에 계시다가 차관급으로 정년퇴직하셨어요.
      80세이시니,
      그 연세의 어른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자존감도 대단하신데,
      속을 많이 끓이시다가...우울증이 생겼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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