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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암보다 더 무서운 치매.

by 그레이스 ~ 2018. 8. 27.

 

 

어제는 친구의 친정어머니와 마주쳐서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붙잡고 또 딸 험담을 쏟아놓으신다.

딸과 화해 했다고 자랑을 하시더니,

다 푸셨다는 걸 잊으셨는지

아니면 계속 억울하신지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딸 험담을 하시네.

지금까지는 좋게 말씀드리고 위로를 해드렸는데,

어제는,깜짝 놀랄 발언을 해버렸다.

어머니께서 이렇게나 나쁜딸이라고 욕을 하시니,

저도 이제는 그 애 안볼꺼예요.

남도 아닌 친엄마가 이렇게나 나쁜년이라는데 저도 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더니,

크게 당황하시고,

그 기 아닌데... 그 말이 아이거마는... 입을 닫으셨다.

딸 욕을 하는게 목적이 아니라,

할머니께서 훌륭하고 대단하신 분이니 참으시라고 위로를 받고싶었는데,

일이 틀어져버린 거다.

점점 치매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니,

예전의 분별력 있고 남에게도 많이 베풀던 모습이 생각나서,

마음이 참으로 복잡하다.

90세 넘게 사는 게 복이 아님을 절실하게 느끼는 순간이다.

 

요즘은

어떻게 노년을  보낼것인가.

큰병이 생기면 어떤식으로 마무리할 것인가.

남편과 그런 이야기를 자주 하게된다.

 

 

    • 그레이스2018.08.27 15:07

      일년에 두번씩 부부모임을 하는 남편의 친구중에
      어느댁에도 시어머니께서 치매로
      요양병원 10년 계셨어요
      자식들 못알아보시고 아무런 기억도 없는채로
      긴 세월을 사셨으니...
      치매 판정을 받고
      더 나빠져서 아무것도 기억 못하는 순간이 올까봐
      미리 생을 정리한다고 써놓고
      자살한 70대 어느 분이 생각나고
      그분의 선택에 공감이 됩니다

      자식에게 짐되는 일이 생길까봐 걱정하는 건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이겠지요
      이제는 자식들이 부모의 보호자노릇을 하는
      시기가 되었네요
      건강한 노후를 위해 노력하고 또 조심을 해도
      마음먹은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달진맘님께서도
      꼭꼭 식사 잘 챙겨 드시고
      힘든 일은 피하시고
      무리하지 마세요

  • 키미2018.08.27 17:13 신고

    참....어려운 일입니다.
    어제 남편과 마트에 갔다가 누가 먼저 가느냐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저는 제가 먼저 가겠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다 정리하고 한 달 안에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누가 먼저 가더라도...남은 사람은 암담하지요.
    친정아버지 9년 요양병원 생활이 눈에 밟혀요.
    나중엔 그저 쳐다만 보셨죠.
    운명하실 때, 남동생 손을 꼭 잡아주더라는 말에 어찌나 울었는지..
    정말 걱정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8.08.27 19:07

      우리는 항상 내가 남는 쪽으로 됩니다.
      혼자 남게되면 아들 가까운 곳으로 이사하라고 하고요
      의미없는 치료 안하기로 서로 다짐도 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서로 상대에게 애틋한 마음이 생겨서
      하루를 소중하게 보내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남편은 나보다 더 건강관리를 철저하게 합니다.
      먹지말아야 할 음식도 잘 지키고,
      맛있는 것도 과식 안하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고요.

  • christine2018.08.28 09:50 신고

    치매는 가족들에게 암환자가족보다 10배의 고통과 비용이 듭니당 ㅠㅠ 장기전이라 당장 결론을 내려고하면 가족간의 분쟁만 생기고 별 도움도 안되구용

    엄마가 그리되고나서 전 친정에가도 ㅠㅠㅠ 흑흑흑 ㅠㅠㅠ 문제는 아버지도 예전과는 다른모습이라 부모가 자식에게 힘이 되고 기댈수있는 분들이라고 기대는 더이상 못합니당 ㅠㅠ

    엄마증세가 초기인데도 저러하니 앞으로 우찌 될런지 ㅠㅠㅠ 증세가 더 심해지고 아버지도 힘들면 엄마는 경기도쪽 전문시설로 들가시고 아버지는 서울로 올라오시는걸로 생각하고있습니당~

    아버지는 자식에게 폐끼치고 부담주고하면 큰일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 절대 안올라오신다하시는데 요즘 하시는거보니 길어야 2년 어쩌면 그전에 결론이 날것같네용~ 친정옴마를 보면 진짜 치매는 걸리지말아야된다고 생각합니당 ㅠㅠ

    답글
    • 그레이스2018.08.28 10:48

      정말 그렇겠더라구.
      요양병원 가시기 전,집에서 감당하는 게...억장 무너지는 일이 자주 생긴다고 하더라.

      친구의 어머니는 혼자서 목욕 다니시니 아직 심한 단계는 아닌데,
      저렇게나 둘째딸 원망을 하신다.
      할머니 명의로 있던 땅문서를 아들이 가져갔는데 지난 봄에 팔았단다.
      30년 전에 산 땅이어서 허름한 건물은 빼고 땅값만 120억을 받았다네.
      세금을 3분의 1가량 내고 나머지는 아들 혼자 다 챙겼다는데,
      그 돈은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둘째딸에게 준 오천만원만 저렇게나 아까워하신다.
      내가 그 말을 하니까,
      아들은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 혼자 돈을 다 챙겼을 거라고 이해를 하신단다.
      다른 자식들은 다 잘사는데 둘째딸만 못살아서
      살아오시면서 내내 아픈손가락으로 챙기셨는데,
      이성이 흐려지고 감정만 앞서니까,걱정 많이 했던 그 딸이 이제는 싫은 모양이다.
      기억을 잘 못하시는 중에도
      둘째딸에게 지난 10년동안 언제 얼마를 줬는지 세세하게 다 기억하시더라.
      기억하고싶은 내용은 카메라에 찍힌듯이 선명한가봐.
      마주칠때마다,
      둘째딸 원망과 욕으로 시작해서,
      살아오시면서 호사스러웠던 시기,
      자식이 자랑스러웟던 일들,
      부산에서 나고 자란 91세 할머니의 부유했던 어린시절과
      본인이 여고 다닐때 전교 1등했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하신다.
      한번 잡히면 운동을 포기하고 이야기를 들어드려야 할 만큼 오래 걸린다.
      친구의 아버지는 88세에 돌아가셨는데,
      아무런 병없이
      피곤하니 낮잠 자고 나와서 저녁 먹겠다고 하시고
      침대에 누워 그대로 돌아가셨다.

  • 여름하늘2018.08.30 12:02 신고

    치매는 내가 내가족을 못알아본다는
    내가 내 딸을 못알아본다면...
    그 생각만으로도 참 슬픈병인것 같아요
    주변에 치매걸린 부모님 이야기를 가끔 듣곤하는데
    실제 경험을 못해본 터라 그 실제 상황이 어떻다는걸
    감은 잘 못잡지만요 ...

    제가 아는 어느모녀가 있는데
    딸은 40대이구요 남편없이 딸둘과 친정엄마를 부양하고
    조그만 사업체를 하고있는 이를테만 사장님이지요
    그런데 그딸을 만나면 엄마흉
    엄마를 만나면 딸 흉
    아휴 만나기 거북스런 사람들이랍니다
    머리가 아플정도예요

    답글
    • 그레이스2018.08.30 12:40
      아직까지는 친가 외가 친척들 중에서 치매 걸린 경우가 없어서
      참으로 다행입니다만,
      지인들중에서 고생하는 걸 봐서...

      본문의 할머니 딸은,
      지금 저러시는 게 속상하지만,
      엄마가 잘해주셨던 일들 생각하면...눈물난다고 합디다.
      몇년 전에,작은 건물 하나를 딸 명의로 이전해주셨어요.
      사위가 월급 못받게 되면 임대료 받아서 살라고요.
      정신이 맑지 않으시니
      내가 준 것 건물도 현금도 도로 돌려달라고 억지 부리시는거예요.
      작년 11월부터 저러시니
      나도 할머니 만나는 게 겁이 납니다.

      중부지방은 비가 온다는데,
      여기는
      많이 시원해지고 햇볕도 쨍쨍합니다.
      곧 가을 분위기가 되겠어요.
      설레는 기분으로 마음은 앞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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