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큰아들

아들이 원하면 가야지~

by 그레이스 ~ 2019. 2. 16.

 

 

어제 큰아들이 전화해서,

아버지는 왜 안오신대요?

서울 안가시겠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삼일 정도면 괜찮은데 일주일은 불편해서 안된다고 하시더라.

무엇이 불편하시냐고?

첫째 잠자리가 불편하고,

담배를 피우시니 생각날때마다 엘리베이트 타고 내려가서 해결하고 집에 와서는 칫솔질과 가글을 하는 거

낮에는 아줌마가 두사람이나 있으니 거실에 앉아있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데,

아이들 어린이집 가고나면 집에서 뭐하냐고 하시더라.

여기 있으면 매일 호텔에 운동하러 가시고,

낚시를 안하는 날도 날마다 바닷가를 한바퀴 돌고...

그러면 3일은 우리집에 계시고 더 이상 불편하시면 바로 옆 호텔에 주무시게 하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아이고~ 그럴 정도는 아니다.

다시 아버지께 여쭤불게 하고는 통화를 끝냈다.

 

남편에게,

명훈이가 전화했더라.

아버지도 같이 오시면 좋겠다고 하네요.

그 말을 듣자마자,

"아들이 원하면 가야지"

다시 아들에게 전화해서,

아들이 원하면 가야지 하신다 했더니,

"예~ 아버지 도움이 필요해요~"

그 말 한마디로 모든 게 끝났다.

 

낮에 같이 놀아주는 것보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린이집 안가겠다고 투정부리거나

(두아이를 깨워서 씻기고 먹이고 입혀서 어린이집 데려다주는 게 보통일이 아니라고 한다)

입주아줌마와 내가 하면 된다고 했는데,

엄마는 (허리가 아파서 조심해야 된다고) 무리를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인 모양이다.

그러니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 목욕 시키고 책읽어주고 잠을 재울 때도,

아버지와 엄마 아줌마 세사람이 맡으면 수월할 꺼라는 생각으로 아버지도 함께 오시라고 하겠지.

아들은 아침에 일찍 나가고 밤늦게 퇴근하니

아이들 돌보는데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

 

 

남편이 아줌마들 눈치보는 이유는,

거실 쇼파에 누워 계시거나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계시면

내가 잔소리를 하고 닥달을 해서 방으로 들어가시라고,

할아버지가 거실에 계시면 아줌마들이 불편하다고,여러번 주의를 줬었다.

남편은 그게 엄청 짜증이 나는 모양이었다.

불편해도 하루 이틀이니 참으시라고...

 

 

쌍둥이가 태어났을 때,

조리원에서 집으로 오는 날부터 신생아 돌보는 입주아줌마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2~3개월 있을 예정이었다가

아기 돌보는 솜씨가 뛰어나서 백일이 지나고도 더 오래 있었다.

신생아를 돌보는 입주아줌마들은 대부분 한달간 있고,

어느집에서나 특급 대우를 받는다.

신생아를 어떻게 돌봐야할지, 아기가 왜 우는지도 모르는 젊은 엄마와 아빠는

경험이 많은 신생아 돌보미를 떠받들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현실이 그렇다보니,

이 아줌마가 나에게도 선생노릇을 하면서 지시하는 행동을 했었다.

한번은,

외할머니는 오실때마다 맛있는 걸 잔뜩 가지고 오는데,

친할머니는 왜 그냥 오시냐고...자기들 일하는 사람에게 뇌물을 좀 쓰세요 한다.

불쾌함이 목구멍까지 차 올라왔으나 웃고 넘겼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아들과 며느리에게 알리고

예의가 없고 안하무인이니 다른사람으로 바꾸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었다.

그런 일이 있은 이후,

아들집에서 하는 우리의 행동들이 아줌마들 입에서 평가 당할테니

행동을 조심하자고 남편을 닥달하게 되었다.

 

 

  • christine2019.02.16 10:59 신고

    ㅎㅎ '아들이 원하면 가야지' 명언입니당~ 이 한마디에 교통정리가 딱 되네용~ㅎㅎ

    입주도우미와의 관계 참 애매할것같아용~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가끔 선을 넘는분들은 한집에 오래 못있어용~ 근데 부모가 자식집에가는데 도우미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실 필요가 있을까용?? 더군다나 지금 자식들 도와주러 올라가시는데 현명하신 분들이시니 편하게 지내세용~ 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9.02.16 13:20

      그니깐~!
      딱 그렇게 말하고 끝.
      굳이 자기는 가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셨다가
      아버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했으니 얼마나 뿌듯하셨겠어?

      보통의 입주도우미들은 그런 사람이 드문데,
      신생아를 담당하는 도우미들은 갑질이 대단하단다.
      처음 한달은 아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아기를 만지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고 불안한 시기이니
      가족구성원 모두 산후조리 도우미 눈치만 보는 관계가 되는거지.
      지금은 사람이 몇번 바뀌어서
      전혀 그런 분위기는 아닌데,
      저녁에 8시쯤 아이들 목욕 시키고 잠 재우니까 거실뿐 아니라 집 전체가 조용하니
      그 이후로는 거실에서 바스락 소리를 내는 게 무척 신경이 쓰이더라구.

  • 소나무32019.02.16 11:02 신고

    제 딸도 애 보는 이모님때문에 무지 스트레스 받았다고 하더군요.

    이모님이 애 보는 사람을 잘 먹여야한다고 누누히 주장하며

    자기가 원하는 음식들을 떨어지지 않게 상비해두라는 둥,

    먼저 집은 친정엄마가 매주 반찬들을 실어날랐다는 둥 하여 저희 사돈이 매주 반찬을 해 날랐으나

    짜다는 등, 정말 갑질이 대단하더군요.

    저도 딸이 1,2년 육아휴직을 하기 원했으나 그렇게 악착같이 일하더니 드뎌 중병에 걸려 요즘 병가로 쉬고 있어요.

    손자애가 엄마가 퇴근하여 집에 오면 화가 나 쳐다보지도 않고,

    밤에는 3,4번씩 깨어 잠 못자고 아이 체중도 하위10%로 말라서 떼를 쓰더니

    요즘 엄마가 집에 있으니 잘 먹고 잘 자고 잘 논다하더군요.

    한국에서 맞벌이로 일하며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임을 실감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9.02.16 13:45

      맞아요~!!!
      소나무님 따님댁 경우를 우리도 똑같이 겪었어요.
      애 보는 사람이 잘먹어야 한다고 누누히 말하고,산모와 똑같은 수준으로 먹으려고 합디다.
      매일 출퇴근하는 파출부에게는 자기가 집주인처럼 굴면서 지시하고
      자기 맘에 안든다고
      사람이 바뀔때마다 청소가 서툴다 음식을 못한다 깨끗하지 않다 험담하고요.
      그런데도 다른사람으로 바꾸기 어려웠던 이유는,
      쌍둥이 신생아를 돌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였어요.
      본인이 해야할 일
      신생아방 청소 아기용품들 소독,아기옷들 세탁등등 빠르고 청결하게 잘하고,
      아기를 잘 돌봤어요.
      쌍둥이라고 A급 월급에 100만원 더 주고 종종 보너스도 줬고요.
      며느리가 출근을 하니까
      마음에 안드는 게 많아도 아이들과 정이 들어서... 입주도우미 바꾸는 게 무척 어려웠어요.
      지금 아이 돌보는 아줌마는 심성이 좋은 사람이예요.
      매일 출퇴근하는 아줌마는 청소와 음식 담당이고요.

  • 달진맘2019.02.16 12:00 신고

    할아버님 말씀이 명답입니다
    아들이 오라면 가야지
    근데 할아버님 시집살이 힘드시겠지만
    참으시고
    손주들과 교감하는 좋은 기회 인듯 싶어요
    요즘 사람들이 귀해서
    갑질하시는 분들많으세요
    아이 돌보미 같은분 한국분들 희소성이 강해서요
    큰소리 치지요

    그래도 어쩔수 없시
    참고 맞춰 줘야지요
    산모두 순산히구
    아기도 건강히 태어나길 간구 드립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9.02.16 13:57

      이런 때가 아니면 아이들과 일주일을 지내기 어렵잖아요.
      우리들에게도 아이들과 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놀이도 하고,즐겁게 지내보려고요.

  • 키미2019.02.16 14:22 신고

    그럼요. ㅎㅎ 할아버지를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데요. 당연히 가셔야죠.

    여동생 아들 집의 도우미 이모를 바꿨다고 하네요.
    무릎이 시원찮다고 하면서 아이를 본다니...그게 되겠습니까? 다들 그 사람 눈치를 본다고 하소연.
    그래도 사람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다행히 다른 분이 왔는데, 모르죠. 이번엔 어떨지..
    참 사람들 대하는 일이 어렵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9.02.16 14:34

      오전에 나가서 남편 속옷을 10장씩 사왔습니다.
      설합에 있는 것들 꺼내보니 변변한 게 없어서요.
      평소에는 헌거 입고 어디 갈 때는 비교적 새것으로 챙겨 갔는데,이제는 새것이 하나도 없어서요.

      며느리가
      사람을 뽑을 때는 똑 부러지게 분명합디다.
      몇사람이나 계속 인터뷰를 해보고,
      확인한 후에도 한 달 겪어보고,아니면 보내고 다시 뽑고요.
      큰 실수를 해서 2주만에 보낸 경우도 있고요.
      직장 다니는 엄마들끼리 하는 말로
      도우미 잘 만나는 게 제일 큰 복이라고 합디다.
      그만큼 좋은 사람 만나기가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큰아들네는
      셋째가 태어난 이후로 좀 달라질 것 같아요.
      아줌마가 바뀔 건지...궁금합니다.

  • 여름하늘2019.02.17 08:36 신고

    할아버지께서 아이들과 잘 놀아주시니
    그레이스님께선 한결 수월하실것 같네요
    ㅎㅎ '아들이 원하면 가야지!'
    이 말 한마디에 모든일이 해결 되었네요
    남의 식구가 집안에 함께 한다는것!
    그래서 평가 당한다는것!
    사실 그것이 싫어요 그쵸
    오늘 가시나요?
    잘 다녀오세요

    답글
    • 그레이스2019.02.17 11:03

      잠시 쉬려고 칠곡휴게소에 들어왔어요
      집 가까운 매점에서 커피 사탕 껌 생수를 사서
      출발한 시간은 9시 15분이었어요
      일요일이니까 차가 밀릴테고...
      3시 전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하늘2019.02.18 01:11 신고

    지금쯤 잘 도착하여 주무시고 계시겠네요
    내일 아침에 일어나시면 아이들 이해부터 시키느라...
    그런데 제가 봐도
    윤호 유라는 아기인데도 분별력이 뛰어나 이해할 거란 생각이 드네요. 물론 엄마 없는 설움은 느끼겠지만요
    교회에서도 보면 그 보다 나이 차이가 덜 나는데도 시간이 흐르니 어찌나 동생을 챙기는지 웃길 정도예요. ㅎ
    힘드시겠지만 재미있기도 하시겠어요 ^^

    답글
    • 그레이스2019.02.18 06:47

      며느리는 밤에 병원으로 갔어요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가 없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도 되고 궁금합니다
      엄마와 아기보러 병원에 가자고 할 것 같아요

'큰아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 생일에 며느리의 글.  (0) 2019.03.07
일정 변경  (0) 2019.02.22
셋째 출산 예정일.  (0) 2019.02.14
곰국을 끓이면서.  (0) 2019.01.20
아들과 여행.(바르셀로나 그리고 남부 프랑스)  (0) 2019.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