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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 유라 윤지 유준

보모 12일째 (아빠가 하고싶은데로 하게 내비 둬)

by 그레이스 ~ 2019. 3. 1.

오늘 아침,

늦게 일어난 아들이 오늘도 회사에 일하러 가야한다면서

샤워를 하고 편한 티셔츠와 바지를 입고는

양말을 들고 식탁으로 와서 의자에 발을 올려놓고 신었다.

그 걸 본 유라가,

아빠는 왜 양말을 식탁에 와서 신느냐고 따지네.

내가 한마디 더 보태서 유라에게,

양말은 거실에서 신어야 되냐 식탁에서 신어야 되냐 했더니,

윤호가

아빠가 하고싶은데로 하게 내비 둬~ 한다.

그 말을 듣고 아들도 나도 눈이 똥그레져서 서로 쳐다보다가 웃었다.

신이난 아들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서

윤호에게 하이 파이브 하자고 손바닥을 내미니까 마주쳐서 짝 소리를 낸다. 

39개월짜리가 아빠 편을 들어서 그런 말을 할 줄이야.

 

아침에는 스티커북을 꺼내

 

 

유라는 아이스크림 케익 쿠키 떼내어 곳곳에 붙이고

 

 

 

윤호는 자연 사물에 관심이 많아서

공책에 빈틈이 없을 정도로 빼곡히 붙여놓고 다음 페이지를 또 붙이는 중이다.

 

 

다음으로는,자동차 핸들을 가지고 한 참 놀았다.

 

그림을 누르면,

불자동차 소리와 빨리 길을 비켜달라하고

구급차 소리와 경찰차

신호대기,오른쪽 왼쪽 방향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핸들을 들고 거실로 나와서

 

쇼파에 앉아 끈으로 안전벨트를 매고

 

속력 조절을 하면서 운전하는 시늉을 하네.

 

 

점심에 한우 등심을 구웠는데,

생고기 좋아하는 유라는 수북이 담아서 먹는데,

윤호는 먹기 싫다고 한 점 입에 넣어서 오래 씹고... 더이상 안먹겠다고 고집 피우네.

할아버지가 특단의 대책으로

고기를 잘먹은 유라는 힘이 넘쳐서 쇼파 뛰어넘기를 잘한다고 윤호의 경쟁심을 자극했다.

밥먹다 중단하고,

연거푸 몇번이나 시합을 하는 중이다.출발선에 발가락이 닿게 서서
할아버지의 준비 땅~! 소리에 달려나가
쇼파를 단숨에 넘어야 한다.

간발의 차이로 유라가 빠르면 윤호가 고기를 안먹어서 그렇다고

한 입 먹이면 씩씩거리면서 받아 먹는다.

유라는 지기 싫어서 한꺼번에 두개씩 먹으려 하고.

아슬아슬하게 유라가 이기는 상황이 반복되니 기분이 상한 윤호.

편법을 써서 윤호가 이기게 해서 기분을 풀어주고,

덤으로 개구리가 뛰듯이 앉았다가 팔짝 뛰어 쇼파를 넘어가도록 해 주셨다.

번갈아 몇번을 반복했는지 모르겠네.

 

 


움직이는 판 위에서 물고기를 잡는 게 너무 어려워서 짜증을 내길래,

내가 편법으로 물고기를 뒤집어 자석 낚싯대로 닿기만 하면 잡히도록 가르쳤더니

신이나서 여러번 반복해서 낚시를 했다.
시들해졌을 즈음 잡은 물고기를 가스렌지에서 굽는 중이다.

뜨겁다고 호호 불어서 식혀서 주겠다며 기다리라고 하네.

 

엄마가 맘대로 발라도 된다고 했다면서,

메니큐어 두가지를 내놓는다.

 


왜 손보다 발을 먼저 바르냐고 물었더니,엄마가 맘대로 해도 된다고 했어요 하네.

오른발 오른손은 분홍으로 바르고 다음에 왼발 왼손에 보라색을 바르는데,

도와주겠다고 했더니 펄쩍 뛸듯이 싫다고 거절한다.

저렇게나 뭉쳐서 바르면서 휴지로 닦아주겠다고 해도 빨리 마르니까 괜찮단다.

발톱밑에 떨어진 덩어리를 닦아주고싶어서 안달이 났으나

손도 못대게 해서 구경만 하다가

엄마에게 보여주자고 구슬러서 사진을 찍었다.

 

키미2019.03.02 08:22 신고

어머...윤호 웃긴다. ㅎㅎ
아빠 원하는대로 하게 두라니...진짜 아들 키우는 맛이 나네요. ㅎㅎ
저도 발에 매니큐어 닦아주고 싶어요.
엄청 찝찝하네요. 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9.03.02 09:21

    윤호 때문에 아침에는 웃었는데,오후에는 큰 소동이 있었어요.
    깜박하고 그 사건을 빠트렸네
    쳔 쳰 이라고 발을을 하는데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다면서 나를 불렀는데 나도 해석이 안됩디다.
    둘 다 못알아들으니까 결국에는 윤호가 통곡을 합디다.
    속이 상해서 왕왕 우는 아이를 달래보려고,
    엄마에게 전화를 해봐도 안통하고...
    먹는거냐
    가지고 노는거냐
    어디 가는거냐
    유라가 어디 가는 거라고 하더군요.
    순간적으로 최근에 갔던 강원도가 떠올랐고 눈덮힌 산이 생각나서
    산이냐고 물었더니 그제야 울면서 고개를 끄덕 끄덕
    휴대폰으로 스키 타는 동영상을 찾아서 보여주면서 달랬어요.
    아이 돌보는 거 애럽십니데이~~~
    글에는 생략되었지만,변신자동차 10번 정도 로봇으로 변신 시키고 벽돌집도 몇번이나 쌓고...
    정리해놓으면 쏟아놓기를 몇번이나 하는지요

  • 키미2019.03.02 10:45 신고

    산을 첸이라 하니...어른들이 우째 아이들나라 말을 쉽게 알겠습니까요. ㅎㅎ
    그 시중 보통이 아니니..참말 애렵습니다...ㅎㅎ

  • 그레이스2019.03.02 11:01

    시옷 발음이 안되어 ㅉ 혹은 ㅊ으로 발음하는데
    그걸 알고 들어도 모음까지 다르게 발음하니
    도저히 해석이 안되더라구요
    윤호 방식으로 하면 찬 혹은 챤 이 됩니다
    가끔은 ㄸ 혹은 ㅌ으로 발음할 때도 있으니
    무슨 내용인지 잘 들어봐야 단어를 알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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