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내려오던 날.
목욕탕 체중계 위에 올라섰다가 소스라치게 놀랐었다.
아무리 2주일동안 운동을 안하고 하루 3끼 먹었다고 해도
그렇게나 체중이 올랐다는 게 실감이 안났었다.
예전의 나 였으면 바로 비상사태에 돌입해서
다음날부터 하루 1식하면서 일주일만에 원위치로 돌려 놨을 게다
이번에는 늘어난 체중에 기막힌다 하면서도,
마음도 늙었는지 그런 오기가 안생기더라.
사실은,
집에 와서 며칠 연속으로 머리가 아프고 목이 따가워서,
병이 날까봐 잘 먹고 잘 쉬는 수 밖에 없었다.
내려오는 날 하루전 토요일에
조리원에 갔던 아들이, 며느리가 사 주더라면서,
카스테라,컵케익종류,각종 타르트... 빵집에서 파는 종류대로 다 샀는지 소핑백 두개를 들고왔었다.
쇼핑백 하나는 조리원에서 곧장 우진이네 간다고 보낸 건데,
우진이엄마가 그 걸 다 먹으면 살찐다고 도로 가져가라 하더라네.
부드러운 빵은 내놓고 타르트 파이 파운드케익은 다 부산 들고 왔다.
이왕 살이 쪘으니,
가져 온 빵과 쿠키는 다 먹고 빼자고...
화요일부터 아침에 낮에 커피를 마실 때마다 먹었다.
금요일 요가수업 시간에,
늘어난 아랫배 때문에 차마...몸에 붙는 요가복을 입을 수 없어서 헐렁한 바지를 입었더니,
요가 강사가 딱 찍어서 2주 빼먹은 동안 뱃살이 늘었다고
다음 월요일부터 복근운동을 빡시게 시키겠다고 하네.
빵과 쿠키도 다 먹었고,
선생님에게 지적도 받았으니,
정신 빠짝 차리고 월말까지는 원위치 시켜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