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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친구모임.

by 그레이스 ~ 2019. 3. 16.

 

 

한달에 한번씩 만나던 작은 모임이 몇개월 그냥 지나갔다.

대학생 시절부터 친했으니 50년이나 된 친구들이다.

결혼 이후에는 이따금 만나다가,

내가 부산으로 이사 와서 다시 모임을 시작했으니 20년이 되었다.

 

신자 아들이 스키 타다가 다리가 부러져서 수술을 해야 된다고 

뒷바라지 하러 가더니 부산집은 비워놓고 서울 아들집에서 살 모양이다.

며느리는 카나다 벵쿠버에서 손자와 산다.

아들이 동갑네기와 일찍 결혼해서 우리들 중에서 손주가 제일 빠르다.

3년 전 손자가 5학년일 때,

카나다 유학 보내기로 결정했었다.

아들이 대기업 다니는 직장인이라서 월급 받아서 유학 보내는 건 생각도 못했을텐데

모든 비용은 엄마가 책임지겠다고 했단다.

며느리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해서 영어가 유창하고 외국회사에 근무한 경력도 있다.

그러니 카나다에서 손자를 뒤바라지 하는 건 어려움이 없을 게다.

 

남편은 제법 많은 재산을 남겨놓고,(시아버지께서 자수성가하신 분이라서 많이 물려주셨다)

4년 전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68세 젊은 나이에.

여행이 취미라서 낯선 나라 돌아다니면서 슬픔을 잊는 듯 했다.

돌아와서 피곤이 풀리면 또 나가고...

아들과 딸에게 상속지분대로 나눠주고,

배우자 몫으로 남은 것으로 손자 대학까지 유학비용을 대기로 결심한 모양이다.

유학비용을 보내는 건 증여세가 없단다.

 

엄마가 유학경비를 전부 지원하겠다고 했으니,

아들은 한결 부담이 적어서 한달에 한번씩은 가족을 보러 카나다 가서 며칠 있다가 오곤 했다.

겨울이 시작되는 싯점에 가족이 다같이 스키 타러 갔다가

처음 타는 코스에서 새로 산 스키를 신고... 급경사에서 사고가 났다네.

머리를 다치지 않은 것이 천운이라고 했다.

삼십대 펄펄 날아다니던 시절과는 다른데... 세훈이와 동갑이니 마흔 두살이다.

아무튼 급히 한국으로 와서 입원했단다.

 

병원생활 끝내고 지금은 출근하는 아들

부산에서 혼자 생활하다가 서울 가서 아들 밥해주고 낮시간에는 전시회랑 공연 보러도 다니고...

그러느라 부산에는 안온다.

다음주에 온다고 얼굴 보기로 했는데,

서로, 하고싶은 얘기가 한보따리씩 되겠네.

 

  • 여름하늘2019.03.16 10:16 신고

    사람 사는 이야기
    오늘 문득 이렇게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는것이 재미가 있어 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면 이제 나도 나이가 어느정도 들었다는 것인가...
    동안 내 살기 바쁘고 앞만 바라보고 살았다는 뜻일지도...

    고등학교 동창모임 카톡에서
    미국에 사는 친구가 뉴욕에서 동창친구를 만났는데
    그친구의 15년에 걸친 인생 스토리를 들려주었어요
    사람 산다는것
    다 드라마 같아요
    물론 드라마도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로
    써 내려가는 것이지만요.
    내 살아온 이야기도 엮어놓으면 한편의 드라마일텐데...
    오늘 새벽에 우연히 유튜브로 "피천득의 수필 인연"을
    듣게 되었어요
    인연에 대해서 생각도 하게되고...
    토욜아침 이런저런
    인생에 대하여 생각이 깊어지네요.
    지금 cbs 레인보우에서 들려오는 음악도
    참 좋은 아침입니다.
    요가 나 다녀와야겠어요

    답글
    • 그레이스2019.03.16 12:25

      나이가 60세 넘어 가면
      누구나 살아 온 이야기가 소설책 한권은 될 꺼에요.
      그 중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좀 특별한 사연도 있고요.

      친구 하나가,
      행정고시 합격한 똑똑한 청년과 결혼했는데,
      너무나 가난한집 장남이었어요.
      신혼집에 찾아 갔더니,
      단칸방 하나에 방문앞에 신발도 있고 옆에 부엌도 있는...
      시동생들 뒷바라지 하느라 그렇게나 어렵게 살았는데,
      남편이 승진하고 승진해서 나중에는 차관으로 올라갔어요.
      언제인가....?
      이제는 나도 너희들에게 점심 살 수있다면서 웃으며 살아온 세월을 이야기 했었지요.
      더 놀라운 일은,
      두 아들이 뛰어나게 공부를 잘하더니 둘 다 서울대학 졸업하고 부모의 자랑이 되어 있어요.
      남편은 공직에서 정년퇴임해서 로펌에 고문으로 나갔었는데 지금은 모르겠네요.

      결혼한지 5년만에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재래시장에서 장사해서 혼자서 두 아들을 잘 키워낸 친구도 있어요.
      지금은 여사장님이 되어 있어요.

  • style esther2019.03.27 09:53 신고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저는
    친구들 인생에 귀를 기울인 것은 얼마 안된 것 같아요. 50넘어가서야..
    친구를 한 명 씩 만나도 보니 그렇기도 했고
    도무지 납득이 안되는 쇼킹사건의 친구도 있었지요.
    저자신이 이혼가정에서 자랐다는 것이 늘 상대를 더 엄격하게 바라본 건 아닌가
    다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나의 경우는 접어두고 친구입장에서 너그럽게 바라보지 못했다는 자책이..

    인생은 각자 다 다른 것인데 말입니다. [비밀댓글]

    답글
    • 그레이스2019.03.27 11:50

      나이가 많이 들어도,
      살아가면서 지난 시절의 행동을 반성하고...
      또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을 알고,새로운 해석을 하게되고... 누구나 다 그런 것 같아요.

      오전에 옛날식 재래시장에 다녀왔어요.
      서울 큰아들집 작은아들집에 구워서 보낼 생선도 사고 국이랑 반찬 만들려고요.

      댓글들
      천천히 답글 쓸게요~^^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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