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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남편들의 실수.

by 그레이스 ~ 2019. 1. 22.

 

 

12시에 친구들 만나서 점심 먹고,

4시까지 이야기하고 놀다가 헤어져 집에 와서 얼른 편한 옷으로 갈아 입고 목욕하러 갔더니,

다섯시 10분 전이었다.

화장 지우고 머리 감고 뜨거운 물에 10분 앉았다가 샤워하고 나왔다.

그렇게 후다닥 마치고 나온

나를 쳐다 본 강 언니가  오늘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묻는다. 

 

모임 갔다가 4시간이나 수다떨고 왔어요~ 하고는,

이런 저런 이야기중에 남편 흉도 보고요.

계란을 10개 한꺼번에 삶았던 내남편 에피소드도,

멸치 다싯물 한냄비 끓여놨더니,

남편이 그 걸 보고 도와준답시고 건더기를 채에 받펴놓고 국물은 버렸더라는 어느집 에피소드도,

이야기 했더니, 언니가 큰소리로 웃고는,

몇년 전에 있었던 남편 친구의 일화를 들려주신다.

 

 

부엌일이라고는 평생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어느 남편이,

제일 쉬운일이 밥하는 거라고,

쌀 씻어서 전기밥솥에 넣고 취사만 누르면 저절로 밥이 된다는 남자들의 말을 듣고,

집에 와서 아내에게 다시 확인을 하셨단다.

정말로 밥하는 게 그렇게 쉽냐고?

맞아요.

쌀 씻어 넣고 쌀 한컵에 물 반컵으로 계산해서 붓고 뚜껑 닫아서 취사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얼마후 아내가 모임에 나간 날,

마침 그 날 남편이 일찍 들어와서 밥을 했었다고.

아내가 들어 오니 큰 일을 했다는 표정으로 밥을 해놨다고 하더란다.

 

다음달 부부모임에 나와서 

쿠쿠전기밥솥 회사 회장님에게 하소연을 하셨단다.

구회장~ 내가 밥솥을 고장 냈다 하면서.

전기밥솥속의 내솥이 없는 상태에서 쌀과 물을 붓고 스윗치를 눌렀으니...

그 말을 듣고 웃으면서, 회사로 보내라 고쳐주께~ 하셨다는 구회장님.

그 날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들 다 웃고,

두고두고 이야기꺼리가 되었단다.

 

쿠쿠전자 구회장님도 해운대에 사신다.

강 언니는 서원유통 이회장님 부인이다.

 

  • 여름하늘2019.01.23 00:21 신고

    얼마전에 다른 블러그에서
    연세드신 여자분인데
    내솥이 있다고 생각하고 쌀을 넣는 실수를 하셨다는..
    앞으로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같은 실수이지만 다른느낌이네요 ㅎ

    답글
    • 그레이스2019.01.23 07:13

      아주 큰맘먹고 부엌일 도와주겠다는 결심을 하셨는데,
      사고를 치게 되었으니...ㅎㅎ
      일하는 아줌마가 매일 오니까 부인들도 직접 밥을 하는 날이 거의 없을텐데,
      그날은 아줌마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강 언니네는 7시에 아줌마가 와서 아침밥 해서 차려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저녁밥 해놓고 퇴근한다고 하더군요.
      두사람만 사니까 별로 일이 없어도 매일 청소하고 새로운 반찬 만들고 그런다고요.

      멸치 다싯물 한냄비 끓여놨더니,
      멸치랑 버섯 무 를 채에 건져놓고 국물은 버렸더라는 남편에게,
      그 국물이 필요해서 끓인 거고, 건더기는 버리는 거라고 가르쳤다고 합디다.
      70세가 넘도록 관심이 없었던 부엌일을
      모처럼 아내를 도와주겠다고 하다가 그리 되었는데 화를 낼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 달진맘2019.01.23 03:55 신고

    내솥이 없는 솓단지에
    쌀과물을 부으셨다니
    대단한 노력이십니다

    저희집 할배는
    밥차려 주지 않음 굶구 자요

    답글
    • 그레이스2019.01.23 07:17

      그러게요~ㅎㅎㅎ
      밥솥안에 내솥이 따로 있는지도 몰랐답디다.
      남편들 실수만 모아봐도 공책 한권이 되겠다고 했어요.

  • 키미2019.01.23 07:39 신고

    하하하하 아침에 남편 출근 후 혼자서 엄청 웃었네요.
    저는 남편이 남들에게 좀 덜 친절했으면 좋겠습니다.
    요번에도 좀 속 상한 일이 있었어요.
    호의를 오해한 사람의 싹수없는 행동에 상처를 받았지요.
    제가 충분히 오해할 수 있으니 그만 접어라고 했는데도
    지금까지 한 정성이 아까워 계속 그러더니 말입니다.
    올해부터는 오지랖 덜 피운다고 결심했는데 글쎄요...

    다싯물 사건 너무 웃겨요.
    얌전히 받쳐져 있는 멸치를 상상하고 엄청 웃었습니다. 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9.01.23 07:58

      나도 많이 웃었어요.
      똑똑하신 분이 어쩜 그 추리를 못했을까요.

      호의가 여러번이 되면,
      당연하게 자기가 받아도 되는 권리로 생각한다잖아요.
      감사한 줄 모른다고요.

  • 루제르나2019.01.24 17:45 신고

    다싯물 이야기는 너무 웃기네요. 저희 남편은 제가 아팠을때 누룽지를 끓여다 줬는데 맛있게 해준다고 누룽지에 풋고추를 송송 썰어서 같이 섞어왔더라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9.01.24 23:04

      얼마나 부엌일이 서툴면 그 정도이겠냐?
      저 댁에는 70세 넘도록 라면을 끓여 본 경험도 없었을 꺼다.
      이박사님은 가끔 집안일 도와주시고,또 야외에서 바베큐 할때는 고기도 잘 구우시잖아.

  • christine2019.01.29 22:16 신고

    ㅎㅎ 밥솥은 글타치고 멸치육수는 진짜 대박입니당~ ㅋㅋㅋ근데 남자들 입장에서 보면 좀 이해가 되기도하네용~

    저희집냥반 역쉬 부엌일에 함씩 협조를 해야할때 웃긴일이 종종있어용~ 최근에 물김치를 담을라고 소금에 절이는데 소금이 모자랄것같아 슈퍼가서 소금을 좀 사오라했더마 통에든 가루소금을 사가지고왔더라구용~눈앞에서 배추절이는거보고 소금모자라니 부탁한건데~ ㅠㅠ 김치 담그는거 한두번 보냐고 꼭 굵은소금이라고 말을해냐하냐고 했더마 자긴 몰랐답니당~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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