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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 유라 윤지 유준

섬세한 유라.

by 그레이스 ~ 2019. 4. 1.

 

감정이 풍부하고 섬세한 유라는,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으면 예민하게 반응한다.

평소에는 신생아 돌보는 아줌마가 거의 아기를 케어하니까

유라가 엄마와 있고싶어하는 요구를 잘 들어주다가,

금요일 오후에 아줌마가 쉬러 자기집에 가서 일요일 오후에 돌아오는 2박 3일 그동안은

엄마가 신생아를 안고있는 시간이 많아서 큰애들에게 신경을 못쓰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가 와서 큰애들과 놀아주니까 엄마의 빈자리가 생기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금요일은 무난하게  넘어가더니,

토요일에는 아빠와 외출하고 돌아와서 피곤해서 목욕도 하기싫다, 칫솔질도 안하겠다 고

엄마에게 떼를 쓰는 걸 참고 달래다가  

계속 징징거리면 도와주지 않겠다고 들어가 버리니 울음이 터져서 통곡을 한다.

내 추측으로 진단을 해보면,

엄마가 아기를 안고있는게 싫은거다.

엄마를 아기에게 빼앗긴 것을 실감하는 기분이 들어서 짜증이 난 상태인데,

유라 자신은 그걸 표현도 못하고...

 

낮에는 잘 놀았으면서 어제 저녁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달래면서 물었더니 아기 우유병에 우유를 넣어 먹겠단다.

우유병을 그냥 유라에게 주는 게 아니라

신생아 안고 우유를 먹이듯이 할아버지가 유라를 안고 토닥이면서 먹이니까

 

 

 

 

 

 

 

 

언제 트집잡았느냐는 듯이  빙그레 웃는다.

다 먹고나니 아기 트림 시키듯이 등어리도 톡톡 두드려주는 할아버지.

그렇게 마음이 풀려서

샤워를 하고 칫솔질을 하고 잠옷 갈아입고...

잠자고싶지 않다고 하는 아이들에게

할아버지가 꿈나라로 가는 길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시네

할아버지는 그 길을 잘~~~ 알고 있다고 하시면서,

윤호 유라를 침대에 눕히고 할아버지도 같이 누워서

불을  다 끄고,

천정에 별이 반짝이는 야광불 하나만 켜놓고 지금부터 꿈나라로 간다고 이야기를 시작하신다.

그러는 걸 보고 나왔는데,

꿈나라로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 가게도 있고....

아이들이 원하는데로 온갖 가게와 놀이터가 등장하고,

꿈나라로 가는 사람은 유라가 함께 가고싶은 사람 한명한명 이름을 부르면서

다 함께 꿈나라로 가는 중이라고 하더라네.

잠들기  직전에 할아버지에게 안아달라고 하더니

나중에 할아버지가 작아지면 내가 할아버지 안아줄게 하더란다.

낮에 내가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점점 커져서 형아가 되고 엄마 아빠가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나중에 점점 작아진다고 꼬부랑 노인 흉내를 내었더니 그게 생각났던 모양이다

아이들 재워놓고,

우리가 자는 방으로 온 남편은

유라의 사랑스러운 행동과 말을 들려주면서

얼마나 귀여운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당신이 직접 봤어야 한다고...감동 받은 표정이었다.

 

오늘 아침

어린이집 가기전에 머리를 묶어야 하는데,

굳이 할아버지에게 빗어달라고 하네

딸도 안키워 본 할아버지가 손녀 덕분에 머리 빗질하고 삔 꼽고 양갈래로 묶고...ㅎㅎ

 

 

 

 

 

 

감정이 풍부하고 섬세해서

아기에게 쏠리는 엄마의 관심에 상처도 받지만

엄마의 사랑과 주위의 사랑으로 잘 풀기도 한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손가락 꼽으면서 세어보니 열명이나 된다고 뿌듯해 한다.

 

    • 지금
      아이들은 할아버지와 잠자는 방으로 들어가고
      저는 한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윤호와 유라가 정말 다릅니다.
      오늘은 윤호에게 감동을 받았어요.
      유라가 어린이집에서 낮잠자다가 선잠을 깨서 투정을 부렸어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유라를 안고 집에까지 왔는데,
      윤호는 그 걸 보고도
      자기도 안아달라거나 억울하다는 내색없이
      내 손을 잡고 잠자코 걸어옵디다.
      그 모습이 기특했어요.
      집에 와서
      외투를 벗고 손씻고 오면 엄마가 초코렛을 두개씩 주겠다고 합디다.
      윤호는 얼른 옷을 벗고 손을 씻고 와서 초코렛을 받았어요.
      유라는 외투를 혼자서 벗을껀데 벗겨줬다고 또 징징거리다가 그만 바지에 오줌을 누게 되었어요.
      그렇게 되니 창피하고 속상해서 더 울고...
      목욕탕에 가서 샤워기로 씻고 나와서 옷을 갈아입을 때까지
      윤호가 그 초코렛을 안먹고 기다립디다.
      유라가 울고있는데 혼자서만 초코렛을 먹을 수 없다고 하면서요.
      거의 20분이나 기다리는 걸 보고,
      그 참을성과 속깊음에 너무나 놀랐습니다.

  • 시냇물2019.04.01 20:35 신고

    4월의 첫날
    봄은 왔지만 기온은 봄이 아닌듯 합니다.
    꽃샘추위가 심술을 부려도 오는봄을 막지는 못하겠지요.
    주변에서 흐드러지게 피는 봄꽃처럼
    고운 4월 만들어 가세요.

    답글
    • 그레이스2019.04.01 21:28

      여기도 오늘 햇볕은 좋은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좀 쌀쌀한 날이었어요.
      내일은 13도 정도로 따뜻해진다니까,
      내일 오후에는 아이들 데리고 산책을 하려고 합니다.

  • 키미2019.04.01 21:08 신고

    어머...유라의 온유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네요.
    할아버지께서 저리 잘 놀아주시니 아마 서운함을 잘 견디리라 믿습니다.
    마음이 짠하면서 감동 먹었어요. 저도.

    답글
    • 그레이스2019.04.01 21:41

      오늘은 유라가 투정을 부리는 미운짓도 하고,
      할아버지를 위하는 예쁜 행동도 또 했어요.

      아기를 거실로 데리고 나오고,
      엄마와 유라 둘이서 아기방에서 소근소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어요.
      엄마를 독차지하는 시간이 꼭 필요해요.

    • 키미2019.04.01 22:26 신고

      그레이스님 말씀을 들으니 윤호는 정말 멋진 아이에요. ㅎㅎ
      말하는 투가 눈에 선~하네요. ㅎㅎ

    • 그레이스2019.04.01 22:40

      겨우 40개월 된 아이가 어쩜 그렇게나 참을수가 있는지...정말 놀랐어요.
      또 한가지 더,
      아기방에서 며느리와 나 유라 아기가 있는 중에
      유라에게 할머니가 부산 갈 때 아기 데리고 갈까~ 물었더니,
      잠깐 생각도 없이 곧바로 응 합디다.
      그러고는 아기 데리고 갈때 가방을 싸야 된다고,
      우유병과 우유 기저귀를 넣어주겠다고 하네요.
      아기 없으면 엄마는 자기 차지라고 좋아라 하는 표정으로 엄마를 봅디다.

      저녁을 먹고난후 거실에서 윤호에게 똑같이 물었어요.
      할머니 갈 때 아기 데리고 가도 되냐고요.
      안된다고 하대요.
      아기가 울고 귀찮지 않냐고 하니까 그래도 동생이라서 안된다고 합디다.
      유라와 윤호가 그렇게나 다릅니다.
      유라는 지한테 피해를 주니까 없었으면 좋겠다고 데려가라 하고,
      윤호는 그래도 동생이니까 안된다고 하고요.

    • 키미2019.04.01 22:45 신고

      어머...유라는 여동생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마 남동생이었으면 달리 말했을 듯..
      윤호는 참 경상도 말로..시근이 들었다고나 할까...ㅎㅎ

    • 그레이스2019.04.02 07:19

      성격인 듯 해요.
      언젠가 아들이 했던 말이
      유라는 자기가 하고싶은 일은 규칙이고 뭐고 없이 해야하고, 하기싫으면 안하는...자기 위주의 결정을 하고
      윤호는 행동전에 해도 되는지, 하면 안되는 건지...정해진 규칙을 먼저 물어본다고요.
      칫솔을 물고 밖으로 나온 아빠에게,
      치카는 목욕탕에서 해야 되는데 왜 밖으로 나왔냐고 묻습디다
      윤호말에 아들은 웃으면서 미안해 하고 도로 들어갔어요.ㅎㅎ

  • 여름하늘2019.04.02 22:19 신고

    아직은 아기인 유라인데
    갑작스레 언니가 되어 밀렸으니....
    할아버지께 안겨서 우유병을 빠는 유라가
    안스럽기도 하고 참 귀엽습니다.

    정말 자상한 할아버지세요
    어쩜 머리까지 묶어주시네요 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9.04.03 06:53

      맞아요~
      유라의 질투가 지극히 정상이라고...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맞춰줍니다
      주위 어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걸 수시로 확인할려고 애교를 부려요.

  • style esther2019.04.03 09:22 신고

    다정한 할머니 할아버지세요.
    좀 더 옆에 계시면 유라에게 좋겠습니다.

    저희 큰 아이도 이맘때 유치원 안가겠다 등등 여러가지 일이 있었는데요.
    그때를 과연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이제 아이에게 물어볼 참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9.04.03 10:21

      3월에 어린이집에 처음 가는 애들이 엄마와 떨어지지않으려고 우는 모습을
      윤호 유라가 봤던 이야기를 합디다.
      그래서 너도 처음에는 울었다고 했더니,
      자기들은 그런적이 없었다네요.ㅎㅎ

  • christine2019.04.08 23:36 신고

    벌써 50일이 된건가용??? ㅎㅎ 아직도 이름은 ~ing인가용?? 지난번에 윤주 or 윤지중에 고민하신다하셨는데~ ㅎㅎ 둘다 이뿐이름이라 고민될것같기도 해용~

    제 원래이름이 윤주였어용 근데 할부지가 저 학교들갈때 임의로 제이름을 바꿨다하더라구용ㅎ

    답글
    • 그레이스2019.04.09 06:33

      어제 출생신고 한다더라
      이틀 전에 정 윤 지 로 결정이 났어
      30일 넘겼으니 벌금 내야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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