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온 안내문에,
씨앗을 심어서 싹이나고 커 가는 과정을 관찰한다고 준비물을 갖춰서 보내라는 내용이 있었다면서
어제 며느리가 보여주더라.
개미 관찰하러 공원에 가려던 계획을 바꾸어서,
윤호 유라를 데리고 꽃씨를 판다는 다이소 가게에 다녀오기로 했다.
나팔꽃과 분꽃 씨앗은 없고 해바라기만 있어서,
여러 종류를 더 사왔다.
어린이집에 제출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길러보자고 하면서.
1.5리터 페트병을 반으로 잘라서 밑에 구멍을 내어 보내라고 했는데,
혹시나 ...프라스틱 화분도 두 개 더 샀다.
라벤더와 봉선화 키우기 화분.
배양토와 씨앗도 들어있어서 편리하다.
오늘 이것도 가져갔더니 모든 아이들이 동일해야 한다고 페트병화분만 받으셨다.
아이들이 마치고 오면 거실 창가에서 키우자고 해야지
어린이집에 가져 간 페트병 화분.
다이소는 집에서 어린이집 가는 거리의 약 두배 정도 된다.
그 정도는 충분히 걸을 수 있다고 데리고 나갔는데,
할아버지가 착각을 하셔서
아파트 뒷길로 나가서 크게 한바퀴 돌고 서울 지방경찰청 앞으로 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경희궁의 아침 3단지 길 건너에 있다.
그러니 빠른 길을 두고 4배나 넘게 걸었던 셈이다.
경찰청앞에서 윤호가 이제 다 왔느냐고 묻네.
이제, 어떡할꺼냐고?
다이소 가기도 전에 다리 아파서 못걷겠다는 소리가 나오게 생겼다고...원망을 했더니,
경찰청앞에서 유라를 안고 경복궁역 앞까지 가서,
그곳에서 조금 더 걸어서 횡단보도 건너까지는 윤호를 안고,
교대로 안고 가셨다.
나는 윤호 손을 잡고 걷다가, 유라 손을 잡고 걷다가, 반복하고
그렇게 다이소에서 꽃씨를 사고
돌아오는 길도 유라와 윤호를 번갈아 안아줬더니,
할아버지에게 안겨서 길을 걷는 재미에, 나하고 손잡고 걷는 구간도 기분좋게 걸었다.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올 때,
유라가 안겨 오더라도 윤호는 아무런 내색 안하고 잘 걸었는데,
할아버지에게 안겨서 오는 재미를 느꼈으니,
혹시나 오늘 오후에는 교대로 안기겠다 하면 어쩌지?
오늘아침,
치마를 입은 유라를 보더니,윤호도 유라를 치마를 입어 본다.
그렇게 입고 어린이집 갈꺼냐고 물었더니,
그냥 입어봤다고 나갈때는 벗어놓고 갈꺼란다.ㅎㅎ
할아버지가 머리를 빗겨서 묶어줄려다가
예쁘게 묶어달라고 해서 미용사를 엄마로 바꿨다.
쇼파위에 있는 연두색 치마를 먼저 입었다가 면치마로 바뀌더니,
나중에 반짝이가 있는 은색 치마를 입고 갔다.
멋을 아는 패셔니스타는 스타일에 민감해서
아침마다 몇번은 갈아입어야 나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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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어머나...대체 몇 번을 갈아입는지. ㅎㅎ
답글
어제 해운대에 큰 불이 났다고 해서 놀랐는데..그레이스님 댁 쪽 아니죠?
운봉산이라고 하던데...
몇 년 전에 콜로라도에 사는 친구가 아들과 함께 한국에 왔는데, 그 때 콜로라도에 큰 불이 나서
친구 남편이 대피하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집에 갔더니 다행히 자기네 집 바로 뒷집까지 불이 번져서 홀랑 다 탔다고
기도를 열심히 했더니 들어주셨다고 한 게 생각났습니다..
부산이 얼마나 큰 줄 알면서도 해운데쪽이라니 그레이스님 댁 쪽 아닌가..싶었습니다.-
그레이스2019.04.03 22:23
딸을 안키워봐서 놀라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예요.ㅎㅎ
운봉산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해운대와는 상당히 멀리 있는 산이예요.
여행객들이 많이 오는 해운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산은 장산이라고 또 있어요.
한라산 처럼 장산의 동서남북 산자락에 마다 도시가 쭉 이어져 있는데 남쪽이 해운대입니다.
그 장산을 넘어 있는 게 운봉산이라고 하네요.
엄밀하게 말하면 해운대 구역이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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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esther2019.04.05 21:44 신고다이소에 정말 다양한 것이 있네요.
저렴하고 간편하고~
글을 읽다보니...경희궁...이란 말에 깜짝 반응하며
너무 반가워지는 거예요.ㅎ
제가 도쿄로 이주 전에 5개월 정도 거기 경희궁의 아침 건너편 광화문시대...오피스텔에서
살았었거든요. 집정리하고 거기 들어가서 짐박스 쌓아놓고 몇 달. 애들은 덕수초등학교, 유치원 다녔구요.
7층에 살았는데 젤 큰 창문으로는 서울지방경찰청이 바짝 보였어요.
이제 서울의 스쳐지나온 곳은 모두 다 그리운지라~^^
그레이스님은 아들만 키우셨군요.
그렇담 더더욱 손녀를 보는 마음이 어여쁘고 즐거우실 것 같아요^^답글- 그레이스2019.04.06 07:17광화문시대...그 다음 블록의 교회건물에 종로구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있어요.
날마다 아이들 손잡고 그 앞 횡단보도를 지나갑니다.
광화문시대 맞은편 경희궁의 아침 3단지 8층에 살아요.
7년전 신혼을 여기서 시작했어요.
작년에 단지 안에서 다른 라인으로 이사를 했구요.
유라가 어찌나 까다롭게 구는지 아침마다 옷 고르느라 기운이 빠집니다.
어제는 신발 신으러 현관에 나갔다가 자기 양말을 보더니,
하트가 있는 양말을 신겠다고 해서 다시 방으로 가서
양말상자 속에서 하트가 있는 걸 찾느라...
흰 양말을 신기고 할아버지가 빨강펜으로 하트를 두개씩 그려줬어요
- 그레이스2019.04.06 07:17광화문시대...그 다음 블록의 교회건물에 종로구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