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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파라다이스 김 언니

by 그레이스 ~ 2019. 4. 21.

 

 

친한 언니와 손주 에피소드를 이야기를 하다가,

언니네 손녀가 입학한 서울의 사립초등학교 이야기도 나오고...

 

김언니와의 인연은,

파라다이스호텔 회원이 된 그해부터이니 20년이 되었다.

그때는 에어로빅 수업에 같이 참석했었다.

 

몇년후 강사가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해서 에어로빅 수업이 중단되었고,

몇몇 친한 회원끼리 그시간에 모여서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했었다.

내가 임시 조교를 하고.

나는 20년 운동경력이 있으니, 1시간 수업은 진행할만했다.

 

두 달 후에 새 강사가 와서 에어로빅 수업이 다시 시작되었으나 

같이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했던 회원끼리는 가끔 우리끼리 근력운동을 하기도 했다.

김언니는 상당히 뚱뚱했었는데,

집중 근력운동 이후로 살이 많이 빠져서 8개월 후에는 누가 봐도 놀랄 만큼 딴사람이 되었다.

(내가 팥쥐 어멈만큼이나 모질게 운동을 시킨다고 엄살을 많이 피웠었다)

운동을 싫어해서 건성으로 다녔는데, 운동의 재미를 알게 해 줘서 고맙다고...

자주 선물을 줬었고, 단짝처럼 친한 사이가 되었다.

지금 75세의 나이에 그 이후로 날씬한 몸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니,

본인의 의지도 대단한 분이다.

 

20년 전에는 파라다이스호텔 신관 1,2,3층은 해외 유명 브랜드가 입점한 명품관을 운영했었다.

(명품관이 철수하고 면세점으로 변했다가 지금은 호텔 카지노가 그쪽으로 옮겨왔다)

명품관 1년 이용액이 1억이 넘는 사람에게는 호텔에서 무료로 식사할 수 있는 카드가 제공되었는데,

김언니는 그 특별회원에 해당되어 동행 2명과 매일 호텔에서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다.

 

언니가 밥 같이 먹자고 해서, 자주 동행을 했었고,

얻어먹는 게 부담된다고 나도 한번 내겠다고 했으나,

이거 공짜인데 안 먹으면 그냥 없어지는 거야 하면서 단호하게 거절하셨다.

워낙 샤넬 애호가라서 (가방 , 옷, 장신구, 소품들)

샤넬 행사가 있을 때는 초청장을 몇 장 보내드릴까요~ 문의전화가 온다고 했다.

같이 가자고 해서 초청장 받아 샤넬 패션쇼에도 같이 가고...

전국의 샤넬 고객을 위한,

서울 프랑스 대사관에서 개최했던 샤넬 쇼에도 초대장을 받았더라

아무튼 김언니 덕분에,

명품을 보는 내 안목이 많이 높아졌다.

 

예전에 7년 신은 스타킹이라는 포스팅 속의 디올 실크 스타킹도

언니가 팬티 세트와 스타킹 3켤레를 내 생일선물로 줬었다.

스타킹을 신다가 올이 나갈까 봐 얼마나 조심하면서 신었던지...

이게 나한테 어울리기나 하냐고, 그냥 국산을 몇 박스 사주지... 푸념하면서.

 

언니네 친정어머니께서 경성 사범학교를 나왔고, 아버지는 경성대학을 나오신 인테리 부모님이라서,

성장과정에서도 고생을 모르고 자랐고,

서울의대를 나온 남자와 중매결혼해서 신혼부터 고생 없이 살았다.

40대부터 고가의 사치품에 마음을 쏟은 이유는,

남편이 아들을 간절히 원하는데 딸만 둘이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살았다고 하더라.

남편의 눈길이 집 바깥으로 쏠릴 때,

그 허전함을 명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풀었던 모양이다.

그러다가 부부 사이가 좋아진 이후에도 쇼핑은 습관이 되었을 테고.

 

큰딸은 평범한 가정의 장남과 연애결혼을 했다.

대기업에 취직한 사위에게 유학을 권유해서, 회사에는 휴직을 하고,

처가에서 모든 경비를 줘서 예비과정과 MBA를 마치고 귀국해서 그 회사에 높은 직책으로 복직했다.

큰딸도 그 기간에 박사 코스를 했다.

내가 놀란 것은,

경제적 지원을 충분히 했다는 것보다,

딸이 한국에 없어서 시댁 행사에 참석 못하는 게 미안하다고,

명절마다, 사돈댁 생신마다,

쇠고기며 생선이며 신선한 재료를 보내고 딸 이름으로 봉투도 보내는... 그 성의에 놀랐었다.

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한국에 없으니 친정엄마가 대신하는 거라고 하더라.

 

사위가 졸업할 때,

날짜가 다 되었는데 왜 미국 안 가냐고 하니까

자기네 부모가 참석 못하는데,

공부시켜줬다고 장인 장모가 참석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면서

우리가 가면 자기 부모 생각해서 사위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냐고... 그래서 안 간다고 했었다.

그런, 언니의 마음 씀씀이에 반했다. 

 

큰딸이 결혼 10년이 지나, 어렵게 어렵게 임신해서 낳은 손녀가 이번에 초등학교 입학했다.

유명 사립학교 추첨에 당첨이 되었다면서 할머니가 엄마만큼 기뻐했었다.

하나뿐인 손녀.

학부형이 된 딸만큼이나 75세 할머니도 흥분을 해서,

날마다 나에게 에피소드 하나씩은 들려준다.

손자 손녀 이야기에 즐거워하는 나와 쿵작이 잘 맞아서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웃음꽃을 피운다.

(언니의 둘째 딸도 의학의 힘을 빌려서 아기가 생기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

 

그레이스2019.04.21 11:44

부자들도 개개인 성격따라,
살아가는 가치관 따라 다 다릅디다.
부자라는 과시를 많이 하는 사람도 있고요.
김 언니는 두 딸을 대학교수를 만들려고 뒷바라지를 많이 했어요.
한가지 아쉬운점은
결혼한후 신혼부터 계속 피임을 하면 나중에는 난임 불임이 된다는 걸
20년 전 10년 전에는 몰랐다는 겁니다.
둘째딸도 전임교수 통과할때까지 공부하느라고 계속 피임했더니 임신이 안되는 모양이예요.
두 딸에게 재산도 많이 물려줬는데...
아들이 없어서 한이 맺힌 언니네 부부에게 손자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둘째딸이 시험관 아기 성공해서 손자가 태어나기를 저도 간절히 바랍니다.


80대의 어느 부자 회원님이,
재산을 아들에게만 물려주고 딸에게는 안주겠다고 해서 많이 놀랐는데,
설명을 듣고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자기가 노력해서 번 돈이 아니고 처가에서 큰 재산을 받으면,
10중 8,9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고,
망하거나...사업이 잘되더라도 10중 8,9는 바람을 피운대요.
왜 내재산 줘서 내딸 마음고생하며 살게 만드냐고 합디다.
그냥 여유롭게 살 정도로 딸에게 조금씩 돈을 주는 게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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