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귀에 이어폰을 꽂았는지도 몰랐다.
휴대폰과 연결된 줄이 없는,
휴대폰이 곁에 있지 않아도 들리는 이어폰이었다.
식사중에 무슨 질문을 했는데(그게 무슨 질문이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대답이 없어서 빤히 바라보니... 그때야 분리형 이어폰이 귀에 꽂혀있는 걸 보았다.
젓가락을 탁 소리가 나도록 식탁에 놓고 일어섰다.
하루종일 휴대폰을 끼고 살면서,하루에 두번 짧은 식사시간을 못참냐고?
당신이 그 정도 였냐고?
이렇게 사는 우리는 부부도 아니다.
화가 나는 정도가 아니라,지금 분노가 폭발하려고 한다.
그러고는,부엌으로 들어가서 서둘러 설겆이를 하고 있으니,
따라 들어와서 누구네 어쩌고... 묻는다.
대답하고 싶지 않다고 하고, 외면했다.
세수를 하고 화장품을 바르고
2층으로 작은방으로,왔다 갔다 하는동안 남편은 거실에 앉아서 계속 내 눈치를 보는 게 느껴진다.
평소 같았으면
제발 그러지 마세요~ 하든지 몇마디 말을 하고 화해모드로 넘어갔을텐데,
한마디 말없이 2층으로 올라가서,
티비도 안보고,2층 홈바 테이블에 있는 노트북도 안보고(그 위에 불을 켜놓으면 아랫층에서 알수있다)
침실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8시 밖에 안된 시간부터 잠을 잘수도 없고...침대에 누워 휴대폰으로 뉴스도 보고...
나의 가장 큰 약점은,
화가 났더라도 30분만 지나면,저절로 풀어지는...길어도 한두시간이면 풀어지는,
상황이 달라진 게 없는데도 제풀에 진정이 되고 용서하는 쪽으로 마음이 풀어진다.
아주 큰 피해를 입었더라도 그 속상함이 오래 가지는 못한다.
그러니 장기전을 절대 못한다.
가족이 아니고 남일 경우에는 속끓이거나 고민하지않고 그 순간부터 딱 끊어버리고 정리한다.
어제 저녁에 화가 풀렸지만,
작전상 오늘 아침식사를 함께 하지 않으려고,
남편이 일어나기 전에 혼자서 먹었다.
씨리얼에 우유 부어서 한그릇,바나나와 사과 한쪽 커피와 카스테라.
남편이 화장실 가는 소리에 커피를 들고 2층으로 올라와 버렸다.
잠시후... 밥 안먹을꺼냐고 부르네.
먼저 먹었어요~ 하고는 내려가지 않았다.
혼자서 계란후라이를 만드는 소리,
냉장고에서 뭘 꺼내는 소리...
식사후 치우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내려가지 않고 버티는 중.
-
아침에 본
답글
제네바 사는 혜숙이의 글을
평상시 같으면 새로운 뉴스라고 남편에게 이야기 했을텐데,
입 다물고 있으려니까 영~~~ 불편하네요.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결과와
새 대통령 젤렌스키를 적극 후원한 우크라이나 금융제벌 이고르 콜로모이스키에 대해서.
콜로모이스키 아들이
제네바 국제학교에서 재원이의 친한 친구여서 우리집에도 오고 그집에도 가고했는데,
학교에 경호원 딸린 차타고 오고,
수학여행도 전부 이지젯 타는데 걔는 프라이빗 제트기 이용.
집은 제네바 호숫가에 어마무시 비싼 맨션에서 거기 한층은 부모가,그 위에 한층을 얘 혼자 다 쓴다고.
생일파티 이야기며,
파리휴가 가서 그 가족을 만났던 이야기며,
우크라이나 대통령 뉴스를 보고,
신문에만 나오는 사람이 내가 알던 그사람인 게 신기해서 글을 썼다고... 했어요.
근데,
그 애가 참 착하고,성격이 좋아서 친구들과 잘 어울렸다고.-
루제르나2019.04.24 04:35 신고
저희 남편은 하루에 수백통씩 오는 이메일이 문젭니다. 진짜 회사에서 내 준 핸드폰은 족쇄예요. 제가 잔소리하면 너무 많은 이메일이 오기때문에 그때그때 바로 답장을 안하면 너무 밀려서 잊어버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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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9.04.24 07:06
업무때문에 바쁜 건 이해를 해야하지만,
하루종일 노는 사람이
밥먹는 시간에 신문을 본다거나 휴대폰으로 뉴스를 듣는다는 건 말이 안되는 거잖아.
불러도 대답을 못할 정도로 빠져있으니 원~~~
재원이 친구와 그 아버지 이야기는 아직 못했다.ㅎㅎ
뉴스를 찾아보니,
현 대통령과 콜로모이스키의 전쟁이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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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화날만하시네용ㅠㅠ 취미생활도 적당히 하셔야징 식사시간에 그라시믄 화나실만하죵 ㅠㅠ토닥토닥^^ 그래도 너그러우신 그레이스님이 이해해주시공 화해모드로 전환하세용 ㅎㅎ
답글
전 살짝 다혈질에 단순해서 화나도 금방풀고 제 정신건강을 위해서 일부러라도 풀려고 하는데 남편은 좀 꽁해서 화를 푸는데 상당시간이 필요해용 ㅠㅠ
인쟈는 서로의 성격이 바뀌지않는다는걸 느무 잘알아 삐져서 새초롬하게 있어도 개의치않고 전 제 할일합니당 ㅎ-
그레이스2019.04.23 12:08
화난 건 어제 저녁에 다 풀렸는데,
부부사이라도 지켜야 할 예의는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좀 더 버텨볼려고요.
한 공간에 같이 있는 것도 피하고,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잡담이나 대화는 안해요.
남편은 계속 자숙모드로 내 눈치를 봅니다.
지난 3월에 강력하게 경고한 이후로 식탁에서는 휴대폰을 안보더니...참.
우리부부는
내가 잘못햇을 때는 그자리에서 바로 정중한 사과를 하니까 싸움으로 넘어가지 않고,
남편이 잘못했을 때,
거의 대부분은 잔소리하고 넘기는데,
드물게 내가 화를 냈을 때는,
여러번 되풀이 된 잘못이므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므로)남편이 내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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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식탁에서의 일로 포스팅하신것 기억이 나네요..
답글
어제 일이로군요 지금은 어떻게 진전이 되셨는지요..
남편의 정년퇴직으로 남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래도 화~금욜은 출근을 하게 되었지만....
달랑 월요일 하루 더 쉬게되었는데 월요일마다 부딪치네요 ㅋㅋ
어제의 냉전이 오늘도 진행중이랍니다 ㅋㅋ
우짜면 좋노...
점점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질수록
부딪칠 일이 더 많아지겠지요
적응되고 자리잡힐때 까지는...
식탁앞에서의 이러한 트러블은 우리에게도 없지 않아 생기겠지요
아이쿠 어쩌나요-
그레이스2019.04.24 07:15
지난번 일 찾아보니 딱 한달 전이더군요.
한동안은 조심을 하더니 슬슬 풀린 모양입니다.
자기도 모르게 이어폰 귀에 꽂고 유튜브 방송 들으면서 식탁에 앉았던 것 같아요.
정년퇴직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최소한 3개월은 못마땅한 일이 계속 생길 겁니다.
남편도 마찬가지고요.
많은 부분은 참아줘야 할거예요.
영~ 안되겠다 싶은 것만 서로 타협을 하고요.
어느 가정이나 다 겪고 넘어가는 거니까,그냥 편하게 생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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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화를 그렇게 귀엽게 내세요... ㅎㅎ
답글
전 진짜 화나면 열흘이고 한달이고 말을 안합니다
그럴 일은 정말 드물지만요
저희 집도 남편이 잠잘때도 귀에 이어폰 꽂고 잘 정도로
언제나 이어폰 끼고 삽니다
남자들 특성인가 싶네요...정보를 들어야 해서 시간이 아깝다나....-
그레이스2019.04.24 07:24
나는 그게 안돼요.
화가 많이 나도, 하루를 못넘긴다니깐.
그리고 아무리 화가난 상태에도 필요한 말에는 대답을 합니다.ㅎㅎ
과속 운전하지 말라.
운전을 정석대로 해라.식탁에서 밥먹을 때는 신문이나 티비를 보거나,휴대폰으로 방송을 듣지마라.
같이 밥먹는 상대와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게 예의다.
듣는사람 없는 집안에서라도 말은 품위있게 합시다.
내가 잔소리하는 건
3가지 말고는 없는데, 그 걸 왜 못지키냐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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