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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화가 나더라도 요점만 정리해서 말하기.

by 그레이스 ~ 2019. 5. 28.

몇몇 분의 댓글을 읽고,

나의 어떤 점에 호감을 느꼈을까?

나를 점검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아마도,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직선적으로 화를 내지 않고, 요점만 정리해서 말하는...

그러니까 언쟁이 되게 하지 않는 성격을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

 

남편과 나, 사이를 보면,

아주 나쁜 상황이 벌어졌더라도,일단은 참고 넘겼다가

나중에 크게 잘못된 점만 지적하니 싸움이 되지 않는다.

오랜 세월 동안 그렇게 살다 보니,

남편이 나를 평가할 때, 침착하고 현명한 사람으로 봐주는 이득도 있다.

 

 

아이들 키우면서도,

순간적으로 벌컥 화를 내지 않는 성격 덕분에, 

중고등학생 시절에도 명훈이 세훈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엄마가 아이에게 성질대로 화를 내놓고

나중에 엄마가 화내서 미안해~라고 사과하는 건...

사과하는 그 자체는 안 하는 것보다 좋은 일이지만,

반복되는 엄마의 사과는 아이에게 믿음을 떨어뜨리고 엄마를 존경하는 마음이 없어지게 만든다고,

아이에게 순간적으로 욱~! 해서, 화내고 고함지르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먼저 엄마의 감정을 정리하고 난 후에 잘못에 대해 주의를 주라고...

젊은 엄마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술 마시고 주정하는 남편이 술 깨고 사과하는 걸 반복하면 그 남편에게 신뢰와 존경심이 생기냐고?)

 

 

결혼한 자식에게 서운한 감정이 생겼을 때,

특히나 아들과 며느리에게는

직선적으로 화를 내지 말고,

나중에 꼭 필요한 요점만 정리해서 말하는 게

원만한 사이가 유지되는 현명한 처신이라는 걸 한번 더 강조하고 싶다.

 

좋은 점을 배워 간다는 이웃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 파란무지개2019.05.28 14:49 신고

    그레이스님 며느리분들이 넘 부럽습니다. 며느리분들에게 결혼할때, 출산할때, 명절때, 여행갈때,일상생활에서 며느리입장에서 슬기롭게 대처하는 모습들이 꽤 감명받았습니다 아드님들을 훌륭하게 키우신 보통의 시어머님들은 며느리에게 좀 요구하는게 많습니다. 그런데 그레이스님은 그 반대입니다. 항상 며느리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며느리의 장점을 먼저 보시고 칭찬하고 소통하는게 참 어른이시구나 느낍니다.

    • 그레이스2019.05.28 19:34

      먼저... 좋은점을 찾아서 적어주신
      파란무지개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부터 해야겠군요.
      우리 아들과 며느리도
      나를 그렇게 생각해주기를 기대합니다~^^

      두 아들이 대학생이 된 이후에,
      나는 어떤 시엄마가 될 것인가를...거의 10년간 나에게 주어진 숙제로 생각하고,
      마음준비를 많이 했어요.
      큰아들 작은아들 둘 다 결혼이 늦었으니까
      시엄마가 될 마음의 준비는 15년 쯤 했었네요.ㅎㅎ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결정권자는,
      약자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봐야 하는데,
      우리집에서는 며느리가 제일 약자이니까, 우선적으로 배려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며느리 입장에서는 서운하고 불편했던 점도 있었을 꺼예요.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고...가족이 되는 거지요.

      나는 사실...
      아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큰 엄마라서,
      내가 잘 못 처신해서 아들이 속상하거나 상처 받는 건 생각하기도 싫었어요.
      잘난아들 낳고 키웠으니 시어머니 대접을 잘 받아야 겠다고...갑질을 하면,
      아들이 얼마나 괴롭겠어요?
      그런 허세보다는, 아들에게 존경 받는 엄마이고 싶었거던요.
      아들이 나를 믿고 의지하듯이,
      며느리에게도 그런 시엄마가 되고싶었습니다.
      먼 훗날,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녀 손자들에게,
      그리운 어른,감사한 어른으로 기억되고 싶은...
      친정할머니의 살아오신 모습을 보고,할머니의 너그러움을 닮고 싶었어요.

  • 하늘2019.05.29 00:42 신고

    직접 만나 뵌 사람으로서 칭찬하고픈 말이 많은데
    아부 같아 보일까봐 참습니다 ㅎ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힘든일들을 저처럼 기억하지 않고
    잊어버리고 사신다는 말씀...참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며느리뿐만이 아니라 주위 사람에게 대하는 행동거지에서
    배울 점이 참 많습니다

    • 그레이스2019.05.29 07:49

      열아홉살에 엄마를 잃어서,
      감정 정리하고 고통을 참아내는 훈련을 많이 했겠지요.
      혈육을 잃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잖아요.
      한해 두해 지나면서 가슴속 깊이 묻어두는 훈련이 되었을 겁니다.

      힘든 일 고통스러운 일은 떠올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방법은,
      반대로 살면서 가장 좋았던 일을 계속 찾아보는 게 도움이 됩디다.
      나를 기쁘게 했던 자랑스러운 아이들 모습들,
      감동적이었던 순간들.
      남편이 고마웠던 일.
      부모님과 행복했던 시간들.
      즐거운 여행...
      괴로운 일,나쁜일이 기억날때마다,
      의식적으로 좋은 기억으로 덮어버리는 걸 반복하면,
      점점 힘든일은 잊어버리게 되더군요.

      좋은 기억을 반복해서 떠올리다보면,
      습관적으로 즐겁고 행복한 기억들이 나열됩니다.
      그래서 날마다 즐거운 일만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고 살아요~ㅎ

  • 키미2019.05.29 09:48 신고

    저는 아이가 없어서 그레이스님의 가르침을 제 자신에게 반추합니다.
    시부모님, 친정부모님 이제 다 가시고 나니, 며느리로, 딸로 최선을 다했는지 가끔 궁금합니다.
    그레이스님 블로그친구로 벌써 십 년도 넘은 거 같은데, 얼마나 많은 가르침을 받는지요.
    언젠가 꼭 한 번 뵙고 싶지만 이런대로 또 늘 블로그를 통해서 뵈어서 정말 기쁩니다.
    감사드립니다~~~~~!!

    • 그레이스2019.05.29 11:39

      아마도... 내가 블로그를 하기 전부터 다른 커뮤니티에서 알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러면 우리의 인연은 13년이 넘어요~!!
      오랜 인연에 나도 감사드립니다~^^

      윤지 백일이라서 금요일 서울 갈꺼라,10시에 나가서 자동차 점검 받고 왔어요.
      자동차 맡겨놓고,그 옆의 재래시장 가서 약간의 장도 보고요.

      백일잔치를 일요일 낮에 할건데,
      다음날 월요일이 작은며느리 생일입니다.
      친정어머니 병원에 계시니...
      그래서 생선 한마리 굽고,잡채 좀 만들고, 미역국 끓여 갈려구요.
      금요일 서울 가면서 작은아들집에 들려서 건내주고,
      큰아들집에 갔다가,
      일요일 오후에 작은아들집으로 가서 저녁밥 같이 먹고 다음날 내려올 예정이에요.

  • 여름하늘2019.05.29 11:52 신고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직선적으로 화를 내지않고,
    욧점만 정리해서 말하는"

    이것이 참 중요한 포인트같아요
    화는 앞서가고 말은 말데로 잘 못하고...
    최근 지인에게 화가 나는일이 있어서
    화를 냈거든요 아이쿠 말주변이 없어서..
    나를 잘 다스려가야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 그레이스2019.05.29 13:21

      치열하게 경쟁이 심한 직장생활이나
      단체활동에서 마음고생을 해 본 사람이 아니면
      말하자면,
      곱게 살아 온 주부들은 대인관계에서 능수능란하기가 어렵지요.
      산전수전 다 겪는다는 말이 사람사이에서 마음고생하는 것도 포함 될 겁니다.ㅎㅎ
      화가나면,
      하고싶었던 말 제대로 못하고...
      집에 와서 생각하면 분통이 터지는... 그런 경험 누구나 다 있을 겁니다.
      나도 여러번 그랬으니까요.

      큰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급 대표엄마가 되었는데,10반 대표들 중에서 학년대표로 또 뽑혔어요.
      졸지에 500명 대표엄가 된 것이지요.
      다들 내아이가 조금이라도 불이익을 당할까봐,
      또 대표엄마 아들은 혜택을 받을까봐 눈에 불을 켜고 살피는 분위기라서,
      마음고생 많이 하면서 일년을 보냈어요.
      여름하늘님이 말하는 그런 경험을 여러번 했었어요.
      그 후에는
      점점 사람을 대하는 내공이 생겨서,
      화가 났을 때,
      침착하고 조리있게 표현하는 방법이 터득이 됩디다.
      큰아들이 중학생이 되어서도,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전교 1등하는바람에,
      또 대표엄마를 했어요.
      경험이 쌓이니까,
      강당에 가득 찬 엄마들 앞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반대의견을 설득하면서 소신을 피력하는 카리스마도 생기고요.

      심성이 여리고 고운 여름하늘님~
      화가 났을 때,
      감정이 앞서서 제대로 말 못하신 건
      큰 어려움없이 곱게 살아오셨다는 증거이니까, 지극히 정상입니다.

  • christine2019.05.30 09:23 신고

    제가 그레이스님 팬이 된 이유는 포인트를 잘 짚으시공 대처하시는 모습이 느무 존경스러워용~ 아들이 결혼이 늦어지면 시엄니들이 많이 내려놓아서 고부갈등이 좀 덜할수도 있겠지만 그레이스님은 둘다 일찍 결혼을했었어도 지금처럼 현명하고 멋진 시엄니가 되셨을을것같아용~~

    전 요즘 친정땜시 느무 속상합니당~ 옴마는 글타치고 아버지꺼정 요새 왔다리갔다리하시니 진짜 당췌 대화가 안통하네용 ㅠㅠㅠ 전 아버지랑 코드가 잘 맞고 늘 든든한 지원군이라생각하고 살았는데 지금 아버지를 보믄 진짜 우울해지네용ㅠ 언니들과도 살짝 의견충돌이 좀 있네용 잘나가는 언니들은 일처리는 잘하고 판단도 빠르고 하지만 본일들이 잘나서 그런가 디테일에 좀 약해용

    2주전에 딸래미 유치원빼묵고 둘이서 고속버스타고 친정가서 반찬해주고 집안곳곳에 문제있는 부분 다 해결해주고 2박3일간 허리뽀개질 정도로 열심히하고 왔는데도 누구하나 수고했다 모 요런 이야기도 안해주네용 ㅠㅠㅠ

    • 그레이스2019.05.30 10:29
      여러 형제자매중에 꼭 혼자 고생하는 경우가 많더라
      이럴때는 그 수고를 알아주고
      고맙다는 말만 해줘도 마음이 풀리는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