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한 번씩 손주들 보러 서울 간다고 하면,
지인들은 신기하다는 듯이,
손주들이 보고싶지만
만나서 한두시간 놀아주고 나면 지쳐서 나중에는 감당이 안되던데... 괜찮냐고?
그리고 두 아들 집에 2~3일씩이면,
일상생활 리듬이 깨져서 불편하지 않냐고?
칠십이 넘은 나이를 생각해서 몸을 아끼고,
차라리 한 달에 한 번씩 편한 여행을 가라고, 조언을 한다.
내가 건강해야 자식들에게 피해를 안 주게 되고,
이제 늙었으니 손주들과 놀아주는 것보다 내 생활을 즐기는 게 먼저라는 뜻이겠지.
남편과 우리 부부의 가치관에 대해서,
우리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우선이냐를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가장 원하는 바를 이루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바가 달라서,
어떤 사람은 경제적인 풍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사회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명예를 첫째로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자식이 부모보다 잘되는 것을 성공한 인생의 첫째 조건으로 생각한다.
그 건,
개인의 성향이라서 어느 것이 더 우선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돈을 중요시하는 친구가,
대학교수 사위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걸 듣고 무척 놀랐던 적이 있다.
딸이 명예보다 부자로 풍족하게 사는 걸 바랐다면서.
그러니, 가치관의 차이라는 말이 있는 거다.
우리 부부는,
참으로 소박하게도
지금의 상황에서 '이 건 좀 아쉽다'라고 생각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
잘 차린 식탁에서 만족스럽게 먹고 난 후에는 더 맛있는 음식을 권해도 먹고 싶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
다만 한 가지,
67세에 첫 손녀가 태어나서 남들보다 늦게 할아버지가 되어
앞으로 손자 손녀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게 아쉬울 뿐이다.
아무리 체력이 좋다고 해도,
80세가 되면 더 이상은 함께 놀아주기 어려울 테니까,
열심히 즐겁게 놀아주는 건,
최대한으로 계산해도 앞으로 5년 정도 남았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는 아이들이 노는 걸 가까이 앉아서 지켜볼 뿐이겠지.
그러니, 한 달 한 달이 얼마나 소중한지...
시간이 될 때마다,
재미있는 놀이로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 주자고... 다짐을 했다.
먼 훗날,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단어와
즐거움과 그리움을 함께 떠올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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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9.07.25 10:55
그 모든 일이 건강해야 가능한 일이니까,
매일 수영과 근력운동을 하고,
한달에 한번씩 병원에 가서 피검사와 필요한 체크를 합니다.
혹시나 병이 생길수도 있으니 초기에 발견할려고요.
남들은,
건강하면 여행도 다니고,본인의 생활을 더 즐겁고 풍요롭게 보낼려고 하는데,
우리부부는
그동안 충분히 즐겼으니 더 이상 하고싶은 건 없다면서,
남은 시간은 손주들과 보내는 걸 최고로 생각해요.
물질적으로 보다 정신적으로 충분히 만족하다고 느껴서 다른 욕심은 없는 것 같아요.
참으로 두루두루 감사합니다.- 수정/삭제
christine2019.07.25 17:51 신고
손주들과 자주 시간을 갖기위해선 먼저 자녀들과 관계가 좋아야하겠지용~ 아이들을 보기위해 상경까지하셔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건 큰 희생인것같아용~ 멋진 부모님이시니 당연히 멋진 할부지 할무이가 되셔서 아이들과 좋은시간 듬뿍듬뿍 보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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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9.07.25 20:01
우리집 화목의 가장 큰 비결은,
시부모와 며느리 사이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큰며느리도, 작은며느리도,
언제든지 오시라고...
자주 오시고, 오래 계시라고...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기다립니다~ 하는데,
그 말이 겉으로 하는 인사가 아니라 진심이라는 걸 아니까
며느리와 내가 진짜 가족이구나~ 싶어요.
하윤이 하영이가 할아버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할 것도 없고,
윤호 유라도
말 안듣다가도 그러면 할아버지 할머니 우리집에 오시지 말라고 해야겠다 하면,
싫어 했던 말 쑥 들어가고 순순히 따르더래요.
밥먹는 거, 목욕하는 거,칫솔하는 거... 만병통치약입니다 ㅎㅎ
아이들과 생활은,
매일 일기를 써야 할 만큼 아침부터 밤까지 많은 일들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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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들과의 추억만들기
손주들에게 추억을 선물한다는것은
정말 멋진일입니다.
그래도 지금 두분이 다 건강하시고
손주집에도 가서 계실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사실 가고 싶어도 못가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참으로 두루두루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하윤이가 할아버지랑 이별할 때마다 그렇게 펑펑 우는 걸 보면,
제가 다 가슴이 뭉클하답니다.
그레이스님 손주들 커 가는 모습과 이야기들이 저도 늘 기다려지고 좋아요.
앞으로도 행복한 이야기들 많이 들려주세요.-
그레이스2019.07.26 12:13
아이도 울고
운전하면서 어른도 울고...
헤어질때 마다 그렇게나 펑펑 울더니
작년부터 눈물은 흘러도 소리 내지않고 참더라구요
그러다가 다음번에는
쳐다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할아버지 안보고
바닥을 본다고 합디다
이제는 울지않고 작별인사를 합니다
할아버지 조심해서 가세요
또 오세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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