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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친구 남편.2

by 그레이스 ~ 2019. 7. 31.

교사 첫발령 받았던 학교의 이웃학교에 근무했었던 신자와 정혜.

신자는 결혼 이후에도 가끔 만났지만, 정혜는 내가 부산으로 이사와서 다시 만났다.

옛친구를 다시 만났으니,

애숙이도 합류해서, 4명이 한달에 한번씩 모임을 가졌던 게 벌써 20년이다.

지난 글을 찾아보니,

신자 남편이 폐암으로 돌아가신 게 2015년 7월이다.

그때도 병원에 가서 알았을 때 이미 말기라고 해서,

본인이 수술도 치료도 안하겠다고,

남은 시간을 평상시와 같은 생활을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겠다고 해서,

가까운 곳 여행도 하고,맛집도 찾아 다니고... 그렇게 가족과 남은 시간을 보내다가

상태가 많이 나빠져서 입원을 했고,진통제로 견디다가 돌아가셨다.

 

문상을 가서 정혜에게 직접 들으니,

지난달부터 소화가 안돼서 자주 죽을 드셨단다.

몇년 전에 담석증 수술을 해서 

이번에도 그 탓인가 싶어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단다.

그 결과를 보러 병원에 갔던 게 7월 4일.

쓸개에 이상이 없다고 해서,그러면 CT를 찍어 보고싶다고 했단다.

CT 를 보시고는,그자리에서 간 담당 의사에게 보내서 빨리 확인해달라고...

두시간후에 입원을 하라고 했다네.

간암 말기.

정확하게는 담도암 (간 안쪽의 담관에 암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좀 더 일찍 알 수가 없었던 거다.

일주일 입원하고는 병원에서 도움받을 게 없다고 해서,집으로 왔단다.

담당의사는 갑자기 나빠지는 상황이 생기면 병원으로 오라는 말을 하더라고.

 

퇴원해서 산책도 하고... 2주일은 일상생활을 했는데,

갑자기 나빠져서 월요일 입원을 하면서,(입원후에 패혈증이 왔었단다)

서울의 아들과 시동생에게도 연락을 했더니,

시동생은 문병오느라 양복도 안입고 내려왔다가 다음날 상을 당해서

와이셔츠 차림으로 손님을 맞는다고 하더라.

정혜는 입원이 길어질꺼라고 죽도 끓이고 반찬을 준비해서 가져 갔다는데...

 

오늘 문상 가서 보니,

빈소에는 아들과 며느리 조카와 조카며느리(시동생 아들) 4명이 상주로 문상객을 맞이 하더라.

정혜는 딸도 없이 아들 하나뿐이다.

상주노릇을 하는 조카와 조카며느리가 고맙더라. 

 

 

  • 여름하늘2019.07.31 21:49 신고

    결과를 보러 간것이 7월4일인데....
    한달도 채안됐는데 이런일이 생기는군요
    제가 모르는 분이지만
    세상에 어쩜 이런일이...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담도암은 발견하기 어렵다는 말은 들은적이 있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9.08.01 06:47

      담석이 생겨서 수술했을 때와 비슷하게 소화가 안된다고 검사를 했다고 하대요.
      그 결과를 보러 간 것이..
      찾아보니,
      담도암도 간안에서 생기는 것과 간 밖에서 생기는 두 종류가 있습디다.
      간 안쪽 담도가 시작되는 곳이면 검사를 해도 나타나지 않으니
      상태가 나빠지기 전에는 알 수가 없겠어요.

  • 달진맘2019.07.31 23:02 신고

    어쩌요
    너무황망히 가시어서

    답글
    • 그레이스2019.08.01 06:48

      합병증으로 패혈증이 생겨서 하루만에 돌아가시게 되었어요.

  • 키미2019.07.31 23:43 신고

    본인의 암담함과 고독을 짐작할 수 조차 없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9.08.01 06:54

      오히려 길게 고통 받지 않아서 부러운 죽음이라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70대 중반에
      배우자와 자식 고생 시키지 않고 순식간에 홀연히 떠날 수 있으면 최상의 죽음이라고요.

      나도 쓸개속에 돌이 있는데,
      이상이 없으면 그냥 둬도 된다고 해서 신경 안쓰고 지냈어요.
      이번달 안으로 병원 가서 검사를 해봐야 겠어요.
      쓸개와 간 CT도 찍어보고요.

    • 키미2019.08.01 08:34 신고

      저는 건강진단 받을 때마다 간수치가 별로 안 좋게 나와서 간 초음파를 합니다.
      건강진단할 때 병행하면 할인이 되죠. 간초음파, 유방초음파 함께 합니다.
      검사를 정밀하게 하시면 좋겠네요.
      쓸개 속의 돌은 커지는지 봐야합니다.

    • 그레이스2019.08.01 08:44

      그렇군요
      나도 건강검진 받을때 추가 신청을 해야겠어요
      쓸개속의 돌은 15년 전에 처음 알았어요
      둥근 모양으로 완두콩처럼 나란히 세개가 있더라구요
      아직까지는 별로 변한 것 같진 않아요
      통증이 없으면 그냥 있으라고 합디다
      심한 통증이 있으면
      쓸개를 떼어내는 수술을 한다고 그러고요

  • 그레이스2019.08.01 13:19

    댓글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위로를 해준 분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가난한 장남과 결혼한 나와는 달리,
    정혜는 결혼초부터 평탄하게 살았어요.
    첫애 임신하고 입덧을 너무 심하게 해서 둘째를 가질 용기를 못냈던 것을 나중에 후회했지만,
    아들 하나뿐인 것도 운명이다 생각하더라구요.

    지금은 정신도 없이 지내겠지만...
    장례를 치루고 한가해지면 새록새록 남편생각을 하겠지요.
    하루에 한끼는 남편과 같이 외식을 했는데 다니던 식당마다 추억이 있을 꺼고요.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서 취미생활에 집중하라고 해야겠어요.
    일찍 골프를 시작해서 30년 구력으로 요즘도 골프를 즐기고,
    실력도 좋아서 같이 라운딩하자는 제의도 많이 받으니 거절하지말고 다 다니라고 해야겠어요.
    4년 전에 신자는,
    외국여행을 다녀와서 피곤이 회복되면 다음달에 또 나가고,
    돌아왔다가 또 나가고... 그렇게 1년을 보내더군요.
    정혜가
    상당히 이성적인 성격이니까,잘 추스리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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