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 식사후에 놀이터에 함께 나갔더니,
아이들 생활기록이 늦어졌다.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3일째 4단지 뒷쪽에 있는 놀이터로 간다.
미끄럼틀이 3단지 놀이터보다 난이도가 높아서 아이들이 더 흥미로운 모양이다.
어제는 큰애들이 유라를 보고,
너는 몇살인데 그렇게나 잘 올라가냐고 묻더라네.
할아버지가 너는 몇살이냐고 물으니 둘 다 일곱살이더란다.
유라 윤호가 일곱살 형들만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의기양양해서 오늘도 또 그쪽으로 달려 간다.
유라는 겁없이 씩씩하게 올라가는데,
윤호는 마지막 즈음에서는 무섭다며 조심조심 움직인다.
12시에 글을 쓰다가 중단하고,
3시 30분 덧붙여서...
오늘도 역시나,
분쟁이 생겼는데
쇠 파이프를 잡고 올라가는 건 유라가 빠르니까
유라가 먼저 올라가고 연달아 윤호가 올라갔으니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는 것도 유라가 앞에 앉고 윤호가 뒤에 앉았다.
두번째는 유라는 파이프를 잡고 올라가고,윤호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윤호가 빨랐다
내려오는 건 윤호가 앞에 유라가 뒤에.
세번째도 유라는 파이프를 잡고 올라 갔는데 윤호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먼저 도착했다고 자기가 앞에 안겠단다.
할머니는 올라가는 순서와 상관없이 유라 한번 윤호 한번 바꿔서 내려오는 게 맞다고,
이번에는 유라 차례라고 했는데,기어이 싸움이 붙었다.
할머니 말 안들을거면,나는 집에 가야겠다고... 할아버지랑 셋이서 놀아라 하고,
놀이터 밖으로 나와 계단을 내려오니,그제서야 울면서 말을 듣겠다네.
순서를 지켜서 10번 이상 되풀이 탔는데도 또 올라가서 까르르 웃으며 내려온다.
한시간을 넘겨서야 집으로 왔다.
어제는 다른아이들이 3명이나 있어서 차례를 기다렸지만,
오늘은 다른 아이가 없어서 더 많이 탈 수 있었다.
오늘 점심때,
윤호가 밥 안먹고 생수병을 계속 만지고 있다고,주의를 줬는데도 또다시 손이 가는 걸 보고,
할아버지가 "왜 말을 안들어~!!!!" 라고,고함을 지르셨다.
다행히 윤호는 울지않고 하던 행동을 멈추고 조용히 있다가 밥을 먹는다.
잠시 후에,
한번만 더 큰소리 내시면,내가 가만 있지 않겠다고...
몇살짜리 아이에게 고함을 치냐고~
세살 반에 그런 분별력이 있겠냐고~
그정도의 인내심도 없냐고~
너무 속이 상해서 할 말을 잃었다고~
남편에게 따졌다.
내가 심각하게 화를 내니까,
남편은, 오죽하면 화를 냈겠냐고 푸념이시다.
전혀 교육적이지 않다고,
이러면 버릇 못고친다고...
야단쳐서 버릇 고칠 것 같으면 세상에 말 안듣는 아이가 한명도 없겠다고... 한마디 더 했다.
10분도 안되어 아이들은 다 잊어버리고,
할아버지 휴대폰으로 뽀로로를 보고 있다가,
3시 되어 매미 잡으러 나갔다
4시 지나서 잠자리채로 매미를 한마리 잡아서 왔는데...
윤호가 오는 길에 넘어져서 손바닥으로 땅을 짚어서 피는 안났지만 돌멩이 자국이 생겼다고,
왕~ 울음이 터졌단다.
아파트앞에서 지나가던 할아버지께 윤호 손바닥을 보여주고는
이거 울어야 될까요~ 안울어도 될까요~ 물었더니,
그 정도는 안울어도 되겠다고 하셨다네.
아직은 미흡한 표정인데,
엘리베이트에서 20대 청년에게 다시 손을 보여주고
울어야 되겠냐~ 안울어도 되겠냐~ 고 물었더니
손바닥을 보고는, 또 안울어도 되겠다고 했단다.
판정이 그렇게 났으니 더 이상 울 수가 없게 되었네.ㅎㅎ
멀쩡한 얼굴로 집에 들어 왔다.
집에 와서 큰 반창고를 붙이고 기념 시진을 찍었다.
-
하하!
답글
그거 좋은 판정 방법이네요
저도 나중에 써먹어야겠어요. 생판 모르는 남에게 물어서
타당한 답이 나오면 어찌 안듣겠어요 ㅎㅎ
매일 작은 전쟁 같기도 하고
재미난 장난 같기도 하고...
에피소드가 끝이 없네요 ^^-
그레이스2019.08.25 07:25
넘어졌으면 피가 안났더라도 손바닥과 무릎이 약간 아프잖아요.
할아버지가 피가 안났으니 괜찮다고 하셨으나 윤호는 좀 울고싶었겠죠.
지나가던 사람이 그 정도는 안울어도 된다고 했으니... ㅎㅎ
8시에 목욕하면서 무릎하고 손바닥은 씻지 말라고 합디다.
방안에서 놀이를 하거나 공부를 할때는 할머니 담당인데,
어제 저녁에는 시계 보는 법을 하겠다고...
아직은 어려워서 분침이 12시에 가는 것만 했어요.
시간에 맞춰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지... 재미있었어요.
-
-
두분께서 아이들에게 있어서 훌륭한 선생님이시네요
답글
아드님부부가 안심하고 할아버지,할머니께
아이들을 맡길것 같아요
아이들을 맡는다는것은
그저 아이들에게 밥먹이고 간식주고
안전하게 돌보면 되는것이라는 생각했는데
앗하- 라고 저도 한수 배웠습니다-
그레이스2019.08.26 08:00
할아버지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본 건 재치있는 행동이었어요.
윤호 유라에게 객관적인 평가라는 인식을 가지게 했으니
그냥 달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있었어요.
유라가 조금만 기분이 상해도,떼쓰고 우는 건 매일 되풀이 되는 행동인데,
울면서 말하면 울음이 끝날 때까지
한마디도 안듣겠다는 할머니의 단호한 말과 설명에 점점 설득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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