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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형제자매들.

단체 카톡방.(국수 스토리)

by 그레이스 ~ 2019. 10. 26.

 

 

내일 할머니 기일이어서,

형제 카톡방에

12시에 선산아래 빈터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면서

점심으로 뭐 먹고싶냐고 묻고 답글 오고 가는중에

국수에 얽힌 저마다의 사연이 여러편 쏟아졌다.

 

나는, 국수를 왜 싫어하게 됐는지... 그러다가 언제부터 국수를 먹었는지 썼고,

 

 

오빠는 무려 일주일동안 21끼니를 아버지와 둘이서 국수만 먹었던 일화를.

(아버지와 오빠는 국수를 너무나 좋아해서 쌀밥은 한끼도 안먹고 국수만 먹었던 사건)

오빠가 초등학교 3학년때,진해 해군병원에 한달 입원했었는데, 

아이에게 영양가 없는 국수만 먹였다고,아버지는 할머니와 엄마에게 엄청나게 혼나셨다.

(엄마는 젖먹이와 어린아이 때문에 할머니께서 손자 간호를 하고 계시다가

집에 있는 가축 챙기려고 시골에 가신 그동안, 아버지가 대신 병실에 계셨다)

 

막내 남동생은,

내가 근무하던 학교로 놀러와서 사줬던 짬뽕과

작은누나가 사줬던 라면 이야기를

그당시의 장면을 생생하게 곁들여 썼다.

 

우리집에서 마산여고까지는 지도로 검색해보니 3킬로가 된다

고등학교 1학년 작은누나에게 우산 갖다주러

비오는 날 3킬로를 걸어 간 6학년 남동생의 모습과 

운동화와 바지가 다 젖었을 막내에게 라면을 사준 여동생의 모습이 그림처럼 떠오른다.

그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작은형은,

자기는 거지 신세였다고 하네.(돈이 없었던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나 시간이 없었겠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별별 이야기로 추억여행을 했다.

 

 

 

  • 그레이스2019.10.28 14:24

    집집마다 막내는 특별한 대접을 받잖아.
    그 중에서도 우리집 막내는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으니
    형과 누나들이 막내를 볼때마다 애틋한 맘이 있어서 더욱 잘해줬을 꺼야.
    나는 막내가 중학생일 때 결혼해서 집을 떠났으니,멀리서 동생들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나기도 했다.
    학교로 돈과 선물을 보낸 적도 있고...

  • christine2019.10.28 17:11 신고

    넹~ 손위 형제자매들 보살핌을 받고 위에가 잘되어있으면 부모님 훨씬 그 이상이지용^^ 고마움을 넘어서 자랑스럽고 존경심도 생기고~ 막내동생분도 형 누나들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실듯용
    그나저나, 그레이스님은 국수를 왜 안 좋아하는지 그 사연이 궁금해지는데용 전 라면은 거의 안먹는 대신 국수매니아예용~ 특히 멸치육수에 감자 호박들간 수제비는 몸아플때 먹으면 없던기력도 생겨용^^

  • 그레이스2019.10.28 17:35

    국수에 얽힌 사연을 밝히면,
    웃음꺼리가 될텐데...ㅎㅎ

    내가 3학년때면 1959년도인데,
    그 당시에는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거의 다 회충이 많았다
    학교에서 회충약을 나눠주고
    대변 보고는 몇마리씩 나왔는지 세어 숫자를 담임에게 말하라고 하셨어.
    그 게 나는 기절할 만큼 보기도 싫고 듣기도 싫더라
    엄청나게 많은 숫자가 나왔다는 아이도 있었어.
    교실에서 그런 소동이 있고난 이후,
    국수를 보면 회충이 생각나서 (그시절에 동네 국수집에서 뽑는 수제 국수는 좀 굵었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어
    그렇다고 회충이 생각난다는 말을 엄마에게 할 수도 없고.
    가족 모두가 국수를 좋아하니 자주 국수를 삶는데,
    내가 차라리 밥을 굶겠다고 하니,
    내몫으로 찬밥 한그릇을 남겨 두고 국수를 삶으시더라.
    찬밥이 없을 때는 담너머 옆집 성자엄마에게 한그릇 부탁을 하셨다.
    엄마가 내 버릇을 고치겠다며
    강제로 먹게 했는데,
    목에 넘기자마자 토하고 펑펑 울고...그 정도로 국수를 싫어했다.
    중학생이 되고난 이후에 짜장면을 맛보고,조금씩 달라져서 우동 종류를 먹게 되었어.
    나중에 라면이 나왔을 때는
    꼬불꼬불해서 처으부터 거부감이 없었다

    여동생은 내가 왜 국수를 안 먹는지 사연을 알고 있었는데,
    남자 형제들은 전혀 모르더라.

  • 키미2019.10.28 20:52 신고

    ㅎㅎㅎ 국수 사연에 다시 댓글 답니다.
    세상에 저 어릴 때도 그런 약 먹었어요.
    그땐 기생충도 많아서 말입니다.
    저 이제 갑자기 국수 먹기 싫어졌어요. ㅎㅎ

    답글
    • 그레이스2019.10.28 21:13

      일학년때부터 졸업할때 까지 해마다
      구충제를 나눠주고 조사를 했어요
      회충이 많이 나온 그애는 3학년때 한반이었고요
      아유~~~구체적으로는 말을 못하겠어요

    • christine2019.10.29 11:27 신고

      ㅎㅎ 저도 또 댓글을~ 특정음식에 트라우마가있음 안먹게되죵~ 전 어릴때 짜장면 먹고 체하고 새벽에 응급실가서 지금까지 잘 안먹어요 옆에서 시키면 한젓가락정도??? 대학때 옴마가 갈치를 손질해서 반찬이랑 들고왔는데 제가 집으로 바로오지않고 칭구들과 놀다가 늦게들어와서 뒷날 갈치를 구워먹었는데 ㅠㅠㅠ 몸에 두드러기나서 그뒤로 갈치도 아예 못먹어용

      근데 못드시는 국수는 잔치국수지용?? 전 칼국수 수제비 매니아라 ㅎㅎ 어릴때 몸살나면 갱시기국을 먹고 기운을 차렸는데 전 수제비나 칼국수를 해달라고했어용 옴마가 몸아플때 밀가루를 왜 묵냐고 했는데 전 몸 으슬으슬할때는 칼국수랑 수제비가 몸에 받아용 그래서 지금도 몸살기 있긌다 싶음 밀가루반죽해서 냉동고에 얼려놔용^^ ㅎㅎ 전 기생충세대는 아니지만, 당분간 잔치국수는 안묵을래용 ㅋㅋㅋ

    • 그레이스2019.10.29 12:38

      내가 어릴때 우리집도 갱시기국밥 자주 끓여 먹었어.
      우리집에서는 갱시기국이라 하지않고 김치국밥이라고 했다
      (찾아보니 갱시기국밥이 대구 경북지방 토속음식이더라 )
      멸치국물에 김치와 콩나물 넣고 끓이다가 나중에 찬밥 넣어서 한소큼 더 끓이는 국밥 말이지?
      먹을 사람은 많고 찬밥은 모자랄 때,김치국밥이 해결방법이었다.
      남편이 새신랑일때
      처가에 갔다가 술취한 다음날 해장국으로 끓인,
      김치국밥을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할머니 끓여주신 김치국밥 생각난다는 말을 몇번이나 하더라.
      손님이 오면 소고기넣고 끓이고,
      소고기가 없으면 북어를 넣고 김치국밥을 끓였다.
      그러고 보니,
      김치국밥이 우리형제들에게는,위로의 음식이네.
      아플 때나 밥이 모자라거나 반찬이 없을 때 먹었으니.

      나는 국수뿐 아니라 칼국수 수제비도 별로였으니 밀가루 음식을 안좋아 했나봐.
      그래도 달콤한 빵은 기가막힐 정도로 좋아한다.
      쿠키도 좋아하고.
      밀가루음식을 싫어할려면 다 싫어해야지 사람이 일관성이 없네.ㅎㅎ

    • 키미2019.10.29 15:15 신고

      저도 얼큰한 김치갱시기 좋아합니다.
      그런데 서울사람이랑 결혼하고는 영 못 먹었네요.ㅎㅎ
      추운 날 밤에 따뜻한 구들목에 둥근 상을 놓고, 훌훌 불어 먹던 그 맛이
      오늘 같은 스산한 날에는 참 생각나네요.

    • 그레이스2019.10.29 18:38
      김치갱시기(김치국밥)에 눈물나는 사연이 있는데...
      다음에 그 사연도 풀어볼게요~
  • christine2019.10.29 20:25 신고

    ㅎㅎ 넹~ 김치국밥^^ 사실 갱시기는 서울에와서 들어본 말이라 좀 의와했어용~ 김치국밥을 맛나게 하려면 끓이는 도중 찬밥을 넣어야하고 그 타이밍이 억수로 중요합니당^^ ㅎㅎ

    전 멸치 다시마 육수에 김치랑 콩나물 황태를 넣는게 젤 좋터라구용~거기에 업그레이드 버젼으로 떡국떡이랑 부산어묵을 투척해도 맛나용^^

    저희남편도 김치국밥 엄청 좋아해용^^ 첨엔 비쥬얼만 보고 션찮은 표정이였는데 묵어보더마 넘 맛나다고 ㅎㅎㅎ 둘다 몸살올때 전 수제비 남편은 김치국밥^^

    날이 점점 추워지네용 ㅠㅠ 알바끝나고 버스기다리는데 좀 두껍게 입고다녀야긌다는 생각이 절실히 드네용~ 키미님 말씀대로 김치국밥이 땡기는 그런 날이예용 ㅎ

    답글
    • 그레이스2019.10.29 21:29

      찬밥을 일찍 넣으면 퍼지니까,
      밥을 넣고 끓어오르면 바로 먹어야 최적의 타이밍이지.

      이번 주말에 충청도 홍성 여동생집에서 형제들 모임이 있어서
      어릴 때 엄마가 끓여주셨던 얼큰한 소고기국을,
      내가 비슷하게 흉내를 내어 보겠다고 했어(엄마 방법으로 한냄비 끓여 가겠다고)
      김치국밥처럼 추억의 맛이 되었으면 좋겠네.
      소고기,무,콩나물,대파를 넣고 얼큰하게 끓이는 소고기국인데,
      집집마다 끓이는 방법이 약간씩 다르더라.

  • 하야니2019.10.31 19:27 신고

    재미 있네요
    어릴적 이야기 나뉘다 보면
    큰오빠나,언니들은 정말 동생들을 잘 보살피지요

    저도 중학교 때 73년도
    큰 오빠가 사준 아이스크림
    키스바,제과점에서 였는데 한개 50 원이었는지 비싼것 사준 기억나요

    아이스케키는 5원인가,10 원이었던것 같고
    그시절,가족들.형제들 이야기 참 재미있어요

    답글
    • 그레이스2019.11.01 07:36

      우리 형제자매들은 우애가 좋은 편이어서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빠집니다.
      12시가 넘으면 이제 일어나자~ 를 몇번 반복하다가,
      1~2시 즈음에 강제로 해산 시키거던요.
      다음날 점심을 먹고 헤어집니다.

      오늘 오전에 국꺼리 사다가,
      경상도식 소고기국 한솥 끓여서 내일 아침에 출발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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