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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늦은 축의금.

by 그레이스 ~ 2019. 11. 15.

 

 

10월 6일 종혁이 결혼한다고

일주일 전 즈음에 다른 엄마를 통해서 연락을 받았었다.

윤호 유라가 부산 와서 돌아가는 날이어서

결혼식 참석은 못한다고 하고,

종혁어머니께 축하 인사를 하고 축의금은 송금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아들과 손주들에게 정신이 빼앗겨서 까맣게 잊어버리고 지나 갔네.

 

명훈이가 중학교 3학년일 때,

11개 반의 반대표 엄마들 모임에서 처음 만난 인연으로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계속 이어져서 매달 계모임을 했었다.

그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종혁이 어머니는 올해 78세이시다.

종혁이가 43세이니 서른 여섯에 낳은.

딸 둘은 20대 중반에 낳았으니 누나들과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늦둥이 아들이다.

그냥 쳐다만 봐도 흐뭇한 아들이 공부도 잘해서 중학교 3년 내내 전교 10등 안에는 들었다.

훤칠하게 키 크고, 잘생겼고,공부도 잘했으니...

종혁이 어머니는 아들이 반장이니,

열 살 아래의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도 기꺼이 반대표를 맡아 주셨다.

 

결혼이 늦은 아들 때문에,

어쩌자고 뒤늦게 엄마 속을 썩이는지 모르겠다며 푸념을 쏟아 놓으시더니,

혼사가 결정되고는 얼마나 기뻤을지...

만사를 제쳐놓고도 꼭 참석해야 하는 결혼식인데,

참석은 커녕 축의금도 깜박했으니 어쩌면 좋을지 엄두가 안나더라.

 

부산에서 울산까지 매달 모임에 참석하는 건 무리라고,

몇년 전에 모임에서는 빠졌었다.

뒤늦게 축의금만 보내는 건 인사가 아니라서

11월 모임에 참석해서 점심을 사 겠다고 올해의 총무에게 부탁을 했었고,

오늘 친목모임에 참석하여 늦은 축의금도 드리고,

12시부터 밀린 수다를 떨다가  4시에 돌아왔다.

 

 

  • 여름하늘2019.11.15 18:23 신고

    78세 어머니로서
    늦둥이 아들이 43세에 결혼을 하게되었으니
    정말 얼마나 기쁘실까요
    제가 다 축하해드리고 싶네요
    주변에 결혼이 늦은 사람들이 많다보니
    정말 경사스런 일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레이스님께서도 그러한 마음이셨겠고
    오랜 친분관계이신데
    참석도 못하시고고 축의금도 잊고 지내셨으니....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당황 스러우셨겠어요

    답글
    • 그레이스2019.11.15 19:58

      약속을 잊어버리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전화를 받고 곧바로 메모를 했으면 다음날이라도 그 메모를 보고 기억했을 텐데
      바쁜 중에 전화를 받아서,
      나중에 적어놔야지 하고는 그 자체를 잊은 거예요.
      만약에 우편으로 청첩장이 왔으면 잊었더라도 청첩장 보고 다시 생각이 났겠지요.
      아무튼 어이없고 기가 막혀서 한순간 멍~~~ 합디다.
      오늘 그 분을 만났더니,
      결혼식장에서 예식이 시작되고 나서도 명훈이엄마를 기다렸다고 하시더군요.
      내가 어머니회 회장이어서,
      반대표중에 나이 많으신 그 분을 특별히 챙겨 드렸어요.

  • christine2019.11.15 18:37 신고

    43세에 결혼이면 그동안 !친구분속이 무진장 탔겠어용~ ㅎㅎ 근데 옴마가 늦게 출산을해도 고딩때 공부를 잘할수도 있다니 희망을 가져봅니당~ㅋㅋㅋ

    저희는 애 중학교들가면 퇴직하게 생겼고 대학입학하면 환갑이예용~ㅠㅠ 재수나 Gap Year요런거 어림도없고 졸업하고 바로 취직해서 퍼뜩 결혼하고 출산도했음 좋긌어용~ 제가 70이 되기전 이 모든것을 다 끝내야는데 잘 될지 몰긌어용~ 흑흑...

    답글
    • 그레이스2019.11.15 20:08

      울산과 부산에서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언니라 하지않고 형님이라고 하더라.
      종혁이 어머니는 대표 엄마중에서 거의 열살 이상 많으니까,
      젊은 엄마들이 형님이라고 불렀다.
      사십 여년 전에는 거의 대부분 이십대 중반에 아이를 낳았으니,
      그당시의 36세 출산은, 요즘으로 비교하면 사십대 중 후반에 낳은 것과 같을 거야.

      윤정씨도,우리 큰며느리도,
      친구들 보다 아이가 늦었으니 몸관리 건강관리를 잘해서 친구들보다 10년은 더 젊게 살아야지
      그렇게 하는 게 아이를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내 말에 동의하지?

  • 달진맘2019.11.16 05:10 신고

    혼기갖늦어진
    집에서는 어른들 속이 상하시지만
    변한세상 지금은 혼인적령기가 없는거 갔아요
    마흔 넘어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셨으니 축하를 드립니다
    오랫만에 그레이스님도
    즐거운시간 보냐셨네요

    답글
    • 그레이스2019.11.16 09:57

      몇년 전에 사귀던 여자와 상견례를 하고... 결혼이 깨 진 적이 있었어요.
      그 이후에 꽤 오랫동안 여자를 안 만났던 모양입니다.
      아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싶어서 결혼 재촉도 못했던 것 같아요.
      이제 며느리를 봤으니,
      마음을 다해서, 아들과 며느리에게 잘 할꺼라고 다짐을 합디다.

  • 키미2019.11.16 10:03 신고

    늦게 결혼을 하면 부모님들은 속을 끓이겠지만
    제 경험으로 볼 때, 사실 당사자들은 더 잘 사는 것 같습니다.
    혼자 살아온 세월이 많아서 배려도 할 수 있고, 서로의 위치를 잘 컨트롤합니다.
    아이 문제가 있긴 한데, 상의를 잘 하면 그 문제도 해결이 되죠.
    저희 부부는 아이를 안 갖기로 했기 때문에 그 문제 외에 별 문제는 없었어요.
    결혼 후 양측 집안에 대한 문제도 사실 나이가 있으면 무난하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기도 하구요.
    어쨌든 결혼 후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결혼의 목적이 아닌가 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9.11.16 13:38

      이제는 근심걱정이 다 없어졌으니,
      본인 건강에만 집중 하시라고 부탁 드렸어요.
      지팡이를 짚어야 할만큼 양쪽 무릎이 안좋아서 수술을 해야 할 정도입디다.
      나이가 많은데... 그냥 견디다가 죽지 뭐~ 하시길래,
      요즘은 오래 살고,
      설령 말씀대로 몇년 안에 죽는다 하더라도 사는 날 까지는 편하게 걸어 다녀야지요~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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