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32세의 아들과 보름 동안 있으면서
졸업 이후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눴었다.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게 엄마와 자녀 사이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20대, 30대, 자녀를 가진 다른 엄마들에게도 한 번 읽어보라고 지난 글을 다시 가져왔다.
이제 이틀 남았다.
일찍 일어나 커피 한잔을 들고 블로그의 화면을 바라보다가... 나 자신에게 묻는다.
이번 여행은 어떤 의미였나고?
자식은 엄마를 얼마나 알고 이해할까?
엄마는 아들(딸)을 얼마나 알고 이해할까?
대부분의 경우엔 그 판단기준이,
어쩌면 스무 살 즈음으로 정체되어있는 게 아니려나 그런 생각이 든다.
한집에서 같이 산다고 해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도 드물 테고...
자주 이야기하고 의논하던 시점으로 기억이 한정되어있을 것 같다.
내 아들(딸)은 이런 성격이고, 뭘 좋아하고,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고...
우리 엄마는 어떻게 살아왔고, 뭘 좋아하고, 이런 성격이고, 어떤 취미생활을 하고... 그때의 기억으로.
그런데, 자식의 사고방식이 백 일자리 아기가 크는 것 마냥 쑥쑥 자라고 계속 바뀌듯이
엄마들도 세상을 판단하는 기준이,
이해의 폭이,
시류를 읽어내는 순발력이,
변해가는 세상만큼이나 빠르게 바뀐다는 걸 자식들은 알고 있을까?
이번 여행이
여러 가지 문화생활을 같이 하는 즐거움보다
아들이 어떤 사회생활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결혼생활을 꿈꾸는지,
인간관계에 대한 대처방식과, 선호하는 친구는 어떤 타입인지,
(소소한 일로는 식생활은 어떻게 변했는지, 생활습관은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
그사이 더 변한 아들의 현재를 다시 확인하고 더 깊이 파악하는 시간이었구나 싶다.
더불어 나를 많이 파헤쳐 보이기도 하고...
아버지와 아들,
엄마와 딸,
시간적 경제적 여유만 된다면... 하루 이틀 다녀가는 게 아닌,
적어도 일주일 이상씩 같이 여행하는 기회를 해마다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그게, 먼 곳이 아니어도, 관광지가 아니어도...
육체적 성장과 변화 못지않게 내면의 성장과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큰 기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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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만의 여행, 참 좋은것 같아요
작년 이맘때 큰딸과 함께 했던 여행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름다운 시간으로 남아 그리워지네요
둘만의 여행은 둘만이 여행 함으로 새로운 면을 알게 해주었어요-
그레이스2020.06.09 18:29
작년에 지원이와 갔던 영국과 프랑스여행은 참으로 탁월했어요.
지원이가 짜놓은 여행날짜별 계획과 준비물은
비교적 여행을 많이 다닌 내가 봐도 감탄이 나옵디다.
결혼한 딸이 친정엄마와 외국여행을 간다는 자체가 특별한데
사위가 바빠서 휴가를 낼 수 없었던 것도 타이밍이 좋았고요
또 올해였으면 모든 여건이 갖춰졌어도 아예 출발을 못했을테고요.
그러니 생각할수록 최고의 여행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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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항상 부모하고 같이 생활한다고 착각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하고 결혼을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는
식생활을 날마다 같이 안하게 되니 멀어지고
하루동안 한달동안 뭐하며 지내는지 요즘 스트레스가 뭔지
잘모르게 되고 관심도 덜해 집니다.
잘하겠거니 그러면서...
부모와 자식과의 소통과 이해
우린 그냥 데면데면 살아가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레이스2020.06.09 20:30
서울사람들은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부모와 같이 살겠지만,
지방출신들은 서울로 대학 가면 그 해부터 부모와 떨어져서 살 게 되잖아요.
방학이 되어야 내려오고요.
삶에 대해서 장래에 대해서
부모와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자녀들이 많지 않을 겁니다
서서히 거리가 생기는 거지요.
그렇다고 부모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식었다는 건 아니고요.
자기의 일상생활을 부모에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는 거지요.
청소년시기부터 습관이 되어야
결혼후에도 자연스럽게 일상생활과 업무 이야기를 하게 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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