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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기장 재래시장

by 그레이스 ~ 2020. 6. 19.

몇 년 전에는 해운대 재래시장이나 좌동 재래시장에 100% 면 흰 속옷을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지금은 어느 곳에도 없다.

멀지만 기장에 있는  재래시장으로 가야 살 수 있으니

작년 가을 이후 처음으로, 오전에 남편을 짐꾼 삼아 다녀왔다

딴 곳에서는 살 수 없는 남편의 팬티 15장 (스무 장을 사려고 했는데 15장밖에 없단다)과 양말 20켤레를 샀다.

 

젊은 시절에는 수영복처럼 몸에 착 붙는 팬티를 선호해서

폭이 넓은 스판 허리에, 브랜드 이름이 박혀있는 유명 브랜드를 입었는데

육십 즈음부터 편한 게 좋다면서 시장에서 파는 흰 팬티로 바뀌었다.

가끔은 오줌자국을 빨랫비누로 손빨래해서 세탁기에 넣거나 가볍게 삶아내기도 한다.

그래서 100% 면, 흰색 속옷이 좋다.

내 팬티는 무늬 없는 베이지색이 없어서 다섯 장만 샀다.

 

난전에서 오이와 참외도 사고, 된장찌개 끓이려고 둥근 호박 작은 것도 샀다.

감자와 고구마도... 남편의 손가락에 걸리는 봉지가 늘어나서 더 이상은 무리라고,

난전을 기웃거리는 남편을 재촉해서 나오는데,

꽃모종을 파는 모퉁이에서 또 멈춰 서서 얼마냐고...

오늘은 그냥 가자고 설득해서 주차장으로 갔다.

어제 석대 꽃시장에 가서 난 종류를 사느라 10만 원을 썼으면서 오늘 또 살 거냐고 잔소리를 했다.

지난달도 이번 달도 남편의 한 달 용돈이 전부 꽃밭에 들어갔다.

 

  • 현서2020.06.19 15:11 신고

    저같은 경우에는 일단 재래시장에 가면 마음이 푸근해지더라구요
    여기 저기 먹는 곳으로 시선이 끌리곤 했어요
    ㅎ~
    예전엔 즉석에서 먹을 거리도 참 많았는데,
    요즘엔 어떻게 변했는지 ...

    삶기에는 면이 최고지요~
    남자들 흰색 면티도 삶아야 요상한 냄새가 가시더라구요 ㅎ~
    세탁기의 한계라고 봐요.

    • 그레이스2020.06.19 17:34

      반신욕을 하고 지금 집에 왔어요.
      해가 길어서 느낌으로는 4시 지난 것 같네요.

      재래시장 가면,
      어렸을 때의 5일장이 생각나서 더욱 푸근함을 느낍니다.
      친한 친구와 재래시장 안에 있는 유명한 갈치구이집에서 점심을 먹고나면
      시장 돌아다니면서 찬꺼리도 사고,뻥튀기 구경도 하고,옛날과자도 사고... 어린시절로 돌아간듯이 옛 이야기를 합니다.
      갈치구이집은,
      아침마다 제주도에서 비행기로 수송해오는 생갈치로
      구이와 조림 두가지 메뉴로 파는데,
      처음에는 허름한 가게였으나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대기를 해야 할 정도로 유명한 식당이 되었어요.

      나는 옛날사람이라서 타올과 행주는 세탁을 할 때마다 삶고,
      속옷은 한번씩 삶거나 팔팔 끓는 물에 넣었다가 꺼내서 소독을 합니다
      그래야 쿰쿰한 냄새도 없고
      또 낡아서 버릴 때까지 하얗게 깨끗하잖아요.

    • 현서2020.06.20 11:41 신고

      완벽하게 세탁해서 삶는 것이 생활화 되셨군요.
      저는 그게 참 어려워요 ㅋㅋ..
      그래서 될수 있는한 삶지 않는 걸로 주로 사용하게 되요.
      친정엄마는 수건도, 속옷도 ,하얀 티도 자주 삶으시는데, 어른들 생활하시는 거 보면 고개가 숙여집니다.

    • 그레이스2020.06.20 11:58

      아마도... 세대차이일겁니다.
      우리는 젊은시절부터 그렇게 살아왔으니 그게 더 익숙하거던요.

      오늘은 육이오 전쟁 전후에 태어난 사람들의 생활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1960년대 그 시절에는 아끼고 절약하는 게 몸에 베여서

    • 그레이스2020.06.20 12:52

      답글을 쓰는 중에 남편이 불러서
      급하게 확인 누르고 내려갔어요.
      그래서 댓글이 쓰다가 중단되었는데,
      1960대 그 시절 대화내용은 따로 새로운 글을 하나 쓸게요.

  • Grant2020.06.20 22:51 신고

    혹시 그 재래시장에 남자 양말 300짜리는 안 파는지요? 다음번에 가심 한번 살펴 봐 주세요.
    남편 양말 싸이즈가 300인데 발톱이 위로 들고 일어나는 스타일이어서 항상 구멍이 생깁니다.
    그래서 양말 수명도 더 짧아지고요.
    300 싸이즈 사기도 힘든데 구멍까지 자주 나니 참.

    • 그레이스2020.06.21 07:56

      기장 시장에 있는 BYC 속옷 대리점인데 양말이랑 다른 옷도 팔더군요.
      양말이 다양하지는 않았으니 아주 큰 사이즈는 없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도시의 상가에도 독립문이나 쌍방울 속옷 대리점이 있었는데,
      점점 새로운 유명 브랜드에 밀려서 없어져서 시골에 가야만 살 수 잇게 되었네요.

  • 키미2020.06.21 13:29 신고

    BYC는 자신의 브랜드만 모아서 아울렛이 있던데요.
    저는 가끔 거기 가는데, 가면 예전 상품도 다 있습니다.
    솔기가 있으면 불편해서 어느날 노 브랜드 매장에서 발견한 다섯 장짜리 속옷을 사서는
    부지런히 입고 있습니다.
    원주는 중앙시장이 크고, 5일장도 열려서 아직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예전에 대구에 있을 때는 서문시장도 가끔 갔는데..
    너무 크니(남대문, 다음으로 큽니다.) 몇 지구를 정해놓고 가지 않으면
    정신이 없어서..
    기장이란 곳은 말만 듣고 한 번 가보진 않았는데..
    아주 오래전에 고등학교 때, 김민숙 작가의 내이름은 마야란 소설에서 들었어요.
    여학생이란 잡지에 연재되었는데, 한창 인기가 있었죠.
    그 책에서 기장에 가면 백학, 작약 뭐 이런 이름의 작은 마을이 있다고..
    어렴풋하네요. 확실하게 기억이 안 나는데...나중에 찾아보니 정말 있었어요.

    부군께서는 한 군데 집중하시면 완전히 해결을 보시는군요. ㅎㅎ
    저도 좀 그런 편이라. ㅎㅎㅎ
    오늘은 새벽부터 마당의 풀이란 풀은 다 잘랐습니다.
    앞 마당은 완전 정글이라...
    송충이들이 다 나방으로 부화를 했는지..좀 뜸합니다.

    • 그레이스2020.06.21 14:07

      나도 쌍방울표 독립문표 속옷을 좋아합니다.
      제품도 좋고 가격도 유명 브랜드보다 훨씬 싸고요
      기장 재래시장은 시골장터 같은 분위기라서 더 좋았어요.
      인근의 시골에서 팔러 나온 노인들이 난전에 채소를 펼쳐놓고 햇마늘도 까고...
      콩꼬투리도 까고... 잠시도 쉬지않고 손은 일을 하시더라구요.

      남편은 오늘 오전에는
      잎사귀가 무성한 큰나무를 이발 시키고 다듬어서
      잔가지와 나뭇잎이 50리터 봉지에 가득 합니다.

    • 그레이스2020.06.21 14:15

      키미님~
      오늘, 블로그를 통해서 알았던 하야니님 소식을 들었어요.
      난소암을 너무 늦게 알아서 복막암으로 전이되어...
      2년 넘게 항암치료 받으면서 씩씩하게 잘 버텨줬는데...
      어제 먼 길 떠났다고,내일 장례식이 있다고...
      오늘 아침 다른 사람이 댓글로 소식을 남겼네요.
      한 달 전에 본인이 직접 떠날 준비를 한다는 글을 올렸습디다.
      혼자 먹먹해서 눈물이 나네요.

    • 키미2020.06.21 19:30 신고

      어머...
      저도 이름은 뵈었어요.
      그러시군요.
      아이구...
      마음이 ..

  • 하늘2020.06.21 21:19 신고

    하야니님...
    저도 좋아했던 블로거님인데...
    오늘은 이래저래 맘이 우울한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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