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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지겹다고 푸념을 하다가,

by 그레이스 ~ 2020. 8. 11.

오전 9시 5분 전

현관에 앉아 운동화를 신다가, 순간적으로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 이후 일주일에 3번 재활치료를 다니면서 한 번도 하기 싫다거나 귀찮다는 생각을 안 했었다.

열심히 운동하고 치료받아서 빨리 회복하려고 

약속된 시간보다 일찍 가서 혼자서 동작을 연습하는 모범 환자였는데

갑자기 모든 게 싫다는 생각이 드네.

 

병원 가는 게 귀찮다는 말을 했더니, 남편이 정색을 하고 타이른다.

재활 가는 것과 수영장 가는 건 절대로 그만둘 수 없는 거라고.

그 걸 모르는 게 아니라

이렇게 사는 게 지겨워서 마음속 열정이 사그라든다고...

 

차를 타고 출발하는 중에

뉴질랜드에 간 윤정씨의 전화를 받았다.

집에서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뉴질랜드에서의 생활 이야기도 듣고,

나의 현재 생활도 설명하고... 길게 수다를 떨었다.

병원에 들어서니 전파 방해를 받는지 통화를 할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안 좋아져서

다음에 또 통화하자 하고 끊었다.

 

영국의 대도시 말고 시골과 비슷하다는 뉴질랜드 환경 설명에

깨끗한 공기와 맑은 날씨에

아이들은 마스크를 안 쓰고 다녀도 될 만큼 코로나 환자가 없다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날마다 학교에 가는 아이가 마스크 없이 다닌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수아가

이번에 7개월 거주로 영주권을 받았다는 것도 축하할 일이다.

수다를 떨고 나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달달구리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꺼라는 남편의 말에,

돌아오는 길에 빵집에 가서

한꺼번에 애플파이를 4개나 사고 꼬마도너스 한 봉지와 카스테라 한 팩을 샀다.

 

 

  • christine2020.08.11 13:37 신고

    ㅎㅎ 저희딸 한국출생이예용~ 제가 영주권자라서 직계자녀 캐터고리로 영주권을 받은 케이스구용~만약 여기서 태어났음 바로 시민권자가 되는거구용^^

    전화가 중간에 끊겨서 상황을 다시 정리를 해드릴께용~ ㅎ1월에 여기와서 학교 잘~ 다니다가 코로나로인해 락다운되고 그뒤 이런저런일을 겪으면서 진짜 영화한편 찍었습니당ㅎㅎ 여전히 국경은 봉쇄상태지만 섬이 두개고 인구가 적은나라라 통제를 잘해서 나라안에선 코로나 이전의 일상과 똑같이 생활하고 있어용~ 무엇보다 아이가 정상등교를 하면서 학교를 다니고있어 느무 다행이예용~~

    답글
    • 그레이스2020.08.11 16:13

      아~ 그렇구나.
      수아가 뉴질랜드에서 태어났다고 착각했네.
      니가 전화하기 직전에
      회복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푸념하고 있었다.
      장마가 길어져서 매일 비가 오니까
      에어컨을 켜놓고 제습기를 가동 시켜도 집안이 꿉꿉하고 냄새 나는 듯 해서
      이래저래 우울하다고.
      오늘도 병원 재활치료실에는
      혼자서는 일어서지도 못하는 새로운 중환자들이 늘었더라.
      눈 뜨세요~ 라고 큰소리로 주의를 주는 치료사를 보면서
      저사람은 몇개월 걸릴까~ 그런 추측도 했다.

      점심 먹고 누워있다가 그대로 잠들어서
      조금 전에 일어났다.

  • 여름하늘2020.08.11 16:17 신고

    아침에 기분이 다운 되셨었군요
    그럴만도 하시리라 생각되네요
    하지만 뉴질랜드에서 걸려온 전화로 기분을 푸셨다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뉴질랜드 코로나 소식은 테레비를 통해서 들었어요
    참 부러운 뉴스였지요.

    힘내셔요 그레이스님~

    답글
    • 그레이스2020.08.11 16:37

      아침에 금희씨의
      암벽등반에 가까운 등산 후기를 읽고는 댓글도 못쓰고 나왔어요.
      교통사고가 없었더라도 나는 등산을 할 수 없으니
      등산 자체를 부러워했던 게 아니라 집을 벗어나서 어디를 갈 수 있는,
      생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자유로운 몸이 많이 부러웠어요.
      9월에 서울에서 막내남동생 딸 결혼식이 있어요
      내가 큰고모인데 한복 입고 참석할 수 있을지...
      지금 상태로는 그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속이 답답합니다.
      아직 한달이 남았으니 매일 훈련을 해보려고요.

  • christine2020.08.11 20:15 신고

    아이고~ 그레이스님!! 말떨어지기가 무섭게 오늘 오클랜드에서 지역감염 확진자가 4명나와서 낼부터 다시 Alert level이 두단계격상됩니당 ㅠㅠ 그동안 100일 넘게 지역감염 케이스가 없어 안심했었는데 아직 끝난게 아니네용 ㅠㅠ 저는 남섬이라 오클랜드보다 한 단계가 낮긴해도 9시반에 속보나고 10시15분에 긴급문자 받고 좀있다 바로 교장샘의 장문의 이메일받고ㅠㅠ 정상등교는 해도 학교생활에 제약이 좀 있어용ㅠ 잘려고 누웠다가 또 이게 몬일이지 몰긌네용 ㅠ(여긴 한국보다 세시간 빨라용^^)

    답글
    • 그레이스2020.08.12 09:56

      옴마야~ 그 기 무신 일이고?
      평온하게 지나가면 좋을텐데... 긴장하게 만드네.
      우쨌거나 조심하고 또 아프지 말고 잘 지내기를~

  • 키미2020.08.11 21:35 신고

    지겹죠...날씨까지 이러니..
    오늘도 여기는 비가 억수로 퍼붓다가 잠깐 멈추다가, 또 퍼붓는...
    여기 태국인가?? 우기인가?? 하는 생각을 했네요.
    지구가 회복되기 어려운 지경인지...만년설도 다 녹았다고 하고..

    시간이 걸립니다.
    단축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회복하는 시간 말입니다.
    마음을 길게 드시고..천천히 가시는 겁니다.
    나중에 보면 그것도 엄청난 빠른 속도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08.12 10:06

      7시 반에 수영장에 갈 때는 하늘이 맑았는데,
      호텔에서 9시 30분 차를 타고 나오니 비가 쏟아집니다.
      차를 타고오면서 남편이
      우리 날씨가 방글라데시와 같아졌다고 내년에도 우기가 길어질 것에 대비해야 겠다고 하네요.
      집에 오자마자 에어컨과 제습기를 켰어요.

      기분이 안좋은 이유는 날씨탓도 있겠지만,
      진통제를 안먹으니 전에는 몰랐던 몸의 불편을 상세히 알게 되어 좀 우울해졌어요.
      척추뼈 중에서 요추의 마지막 마디 하나만 움직일 수 있으니
      옆으로 돌리거나 몸을 굽히는 모든 동작을 마지막 연골이 담당하여
      퇴행성 협착증에 가속이 붙겠다 싶어요.
      그 허리 아픔을 죽는날까지 감수하고 살아야 하는구나... 싶고,
      등에 나무막대기를 길게 고정 시킨 것 같은 불편함으로 근육이 쉽게
      경직되어 근육통도 있고요.

    • 키미2020.08.12 12:49 신고

      척추가 원래도 좀 안 좋으셨는데...
      습도가 높으면 또 안 좋습니다.
      그래서 관절은 건조한 곳으로 가면 괜찮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어떤 분이 춘천에 살면서 계속 관절이 안 좋았는데, 원주로 이사오고 싹 나았다고 하던데...
      제습기 많이 켜 놓으시고, 습도를 좀 조절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될 수 있으면 많이 움직이지 않으시는 게 좋겠어요. 당분간 척추가 회복될 때까지 말입니다. 막대기 대어놓은 것 같으시단 말...진짜 실감나네요.
      그래도 저는 생각에 다른 환자들보다는 회복이 빠르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친 경우에 걷는 것도 어려워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 그레이스2020.08.12 14:36

      척추 디스크에 이상이 생겼던 게 2013년입니다.
      처음에는 척추협착증인줄 모르고 옆구리를 다쳤는줄 알고 병원 갔더니 연골이 다 닳아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 후 점점 나빠져서 5년동안 버티다가 2018년 4월에 3번뼈와 4번뼈 사이에 금속을 넣고 고정 시키는 수술을 했지요.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요가로 허리 강화운동을 계속 했습니다.
      세브란스 의사선생님도 4번과 5번 사이는 수술 안하고 80세 넘도록 잘 견디겠다고 격려도 해주셨어요.
      그랬는데... 이런 사고가 생겨 버렸네요.
      이제는 요추 1번부터 4번까지 전부 못쓰게 되었으니 모든 하중은 마지막 연골 하나가 감당해야 됩니다.
      앞으로는 환자처럼 허리를 조심하면서 살아야 되겠어요.
      마지막 연골이 감당을 못해서 척추협착증이 심해져서 통증이 시작되면
      진통제를 먹어야 하고요.

  • 현서2020.08.11 21:41 신고

    힘내세요~
    지금의 힘든 시간이 먼후일 좋은 결과로 답해주리라 믿어요.
    세상은 공짜가 없드라구요
    열심히 노력하면 덤으로 주시는 것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08.12 10:18

      교통사고 재활치료가 다 끝난 이후에도
      사고로 인한 후유증은 평생 계속되겠구나 싶어서 좀 우울했어요.
      어쩌면...마지막 남은 뼈와 뼈사이의 연골이 다 닳아서
      몇년 후에는 척추협착증 증세가 심해질 것 같아서요.

  • 한나2020.08.12 23:28 신고

    그레이스님 힘내세요.
    제 지인중에 허리안좋은분이 계신데 미건의료기 척추교정기를 사용하고 좋아졌다고 했어요.
    초음파기로는 연골재생도 된다고 해요.
    지역마다 센터가 있을거에요.

    답글
    • 그레이스2020.08.13 07:22

      척추교정기를 사용하려면 첫째 수술을 안해야 됩니다.
      수술을 했던 사람은 뼈를 고정 시켜놨으니 어떤 교정기도 하면 안됩니다
      한방치료나 전문가가 손으로 풀어주는 특수요법도 마찬가지고요.
      연골이 재생 되는 건 기존의 연골이 50%이상 남아있을 경우에 재생이 된다고 합디다

      그래서 두 아들에게는 다 닳기전에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보라고 했어요.
      연골은 10%만 남아있어도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어서 본인이 모르거던요.
      저도 60세가 넘어서도 아주 건강하고 쌩쌩했습니다
      일주일에 4번 이상 운동하러 갔었고요.
      이제는 조심하면서 생활하는 방법 밖에 없겠어요

  • 앤드류 엄마2020.08.17 12:11 신고

    저라도 그런 생각이 들것 같습니다.
    달달한 애플파이와 도너츠 드시고 기분이 좀 좋아지셨으면.
    뉴질랜드에 사시는분과의 통화로 기분이 좀 좋아지셨다니 감사하네요.
    힘내시길!

    답글
    • 그레이스2020.08.17 12:51

      그날 이후로 연속으로
      애플파이와 파운드케잌 그리고 과자같은 도넛을 사옵니다
      식후 디저트나 외출후 돌아오면 차 한잔 마실때 필요해서요~
      뉴질랜드에 있는 윤정씨가,
      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전복죽 잡채 각종 전과 나물들 찹쌀밥과 미역국 물김치 ... 그렇게나 많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병문안을 왔던 그사람이예요
      그 이후에 퇴원해서 부산 집으로 왔을 때는,
      김장김치 처럼 담궈서 한통 택배로 보내줬고요.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가을에는 한국으로 올 예정이었는데,
      콜로나 때문에 체류기간이 더 길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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