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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들

결혼 기념일.2

by 그레이스 ~ 2020. 10. 25.

단풍색이 화려해서 해마다 가을이면 한번씩 갔었던 내원사.

동행이 남편일 때도,

친구일 때도,

모임에서 단체로 갈 때도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갔으나 예년과는 달리 이번에는 아직 단풍색이 곱지 않아서 아쉬웠다.

자동차가 들어 갈 수 없는 윗쪽으로 한 참을 걸어가면

내가 원하는 화려한 풍경을 볼 수 있을텐데

남편이 안된다고,

무리하면 큰일 난다며 단호하게 돌아서자고 한다.

그 자리에 서서 멀어져 가는 등산객들을 잠시 바라보고 있었다.

 

 

 

 

내원사 올라가는 입구에서

1인당 2000원 자동차 2000원 - 6000원 입장료를 내고 올라갔으나

걷는 걸 포기해야 하니  10분만에 되돌아 나왔다.

 

점심은 통도사 앞 식당에서 산채정식을 먹기로 하고,

통도사 입구를 향해 갔더니,

길목에 들어서자 마자 자동차가 길게 서서히 움직인다.

이 게 무슨 일이냐고 의아해 하면서 서서히 진입을 해보니

국화 축제를 한다고 멀리 천막과 국화 화분들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보이네.

아~ 그랬구나.

유명한 산채정식 식당 주차장에는

이미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찼고 몇대의 차가 주차장에 들어 가려고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먹고싶었던 산채정식이라도 코로나 시기에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곳을 들어 갈 수가 없겠다고...빠르게 포기하자는 말이 나왔다.

 

언양 작천정까지는 먼 거리가 아니니까

그 곳에 가서 점심을 먹자하고 다시 달려서 언양으로 갔으나

사방에 간판마다 불고기집 아니면 매운탕집 그리고 오리와 닭이다

남편과 나는

매운탕 안좋아하고(특히나 민물생선 매운탕은 더 싫어한다)오리로 만든 요리는 흥미가 없다.

닭백숙은 집에서 자주 먹는 메뉴이고.

 

작천정을 둘러보고 다시 나와 울산에서 살 때 자주 갔었던 곳들을 가보자며

봉계 한우마을을 지나 (무수히 많은 회식과 모임을 봉계마을에서 했었던 이야기도 하면서)

밀양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 있는 가지산 중턱에 올랐다.

이미 배고픔은 사라져서 조급한 마음도 없었다.

차라리 밀양으로 가 볼래요?

아니면 울산으로 들어가서 학성고등학교에 가 볼까요?

그러던 중에 산 중턱에

산채 비빔밥 식당이 보여서 우선 밥이나 먹고 보자며 들어 갔다.

산채 비빔밥이 8000원 해물파전이 만원

배고픈 시기를 넘긴 두 시에, 

먼저 나온 큰 해물파전을

이 걸 어찌 다 먹겠노~ 했으면서 결국 남김없이 다 먹었다.

이미 배가 불러 진 나는 산채 비빔밥은 절반만으로 충분했다.

특별한 날  참으로 소박한 점심을 먹었다

 

늦게야 점심을 먹고나니 나른해 져서

다음 일정은 다 취소하고 그냥 부산으로 가자고 하니

남편도 그러자고 하시네

무려 4시간을 운전했고  또 해운대로 돌아가는 운전이 남았으니

드라이브는 그 쯤에서 중단하는 게 현명했다.

 

운전 중 식곤증이 확 몰려와서

기장이 가까워진 즈음 졸음 쉼터에서  잠시 쉬다가 왔다.

 

결혼 기념일에 맛있는 식사 하시라며... 큰며느리가 보내 준 50만원이 있으니

다시 외식하러 나가야 겠다.

 

어제는 사진을 못 찍었으니

같은 코트를 입은 예전 사진을 대신 올립니다.

 

 

 

  • Jacob Song2020.10.25 08:45 신고

    사진이 소녀 같으시네요. 결혼 기념일 축하 드립니다. 46년 . 저도 몇년후 그렇게 되겠네요.
    내원사 80년대초에 가봤는데 입구에 흐르는 계곡물이 참 좋던데요. 물론 지금은 다 바뀌였겠지요.
    참 좋은곳 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부군과 즐겁게 지내셨군요. 사진 참 보기 좋아요.
    건강히 지내십시요.

    답글
    • 그레이스2020.10.25 09:02

      내원사 가는 길 주변은 식당이 많아져서 변했으나
      다행히 계곡은 안 변하고 그대로입니다.
      입장료를 받고 관리하는 윗쪽의 길 주변은 훼손이 안된 상태로
      청소도 잘 되어 옛 분위기 그대로이고요
      코로나 사태로 아랫쪽 식당들은 거의 문을 닫은 것 같았어요.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그렇게나 많았던 사람들이
      올해는 찾지 않았을테니까요.
      어제 다녔던 곳은
      울산 사택에서 사는동안 아이들 데리고 무수히 갔었던 장소였어요.
      추억이 많아서 서로 에피소드가 연달아 나왔어요.

  • 키미2020.10.25 15:43 신고

    내원사 계곡이 여즉 멋지네요.
    소박한 늦은 점심이 맛있어 보입니다.
    큰 식당은 불안하죠. 사람이 많은데..
    어제 잠깐 교수님 내외분이 오셔서 상원사 입구까지 갔다가 차 한 잔 마시고 왔는데
    사람이 많던데요. 산길에도 마스크를 끼고 다녔네요.
    조심하는 게 최고 예방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10.25 16:17

      모자 쓰고 마스크를 꼭 하고 다녀서 화장을 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러고보니 올해는 1,2월은 아예 외출을 못했고
      그 이후로도 한번도 화장을 했던 적이 없었네요.
      그래서 더욱 마스크가 필수가 되어버렸어요
      어제 통도사 앞에는 자동차는 물론이고 깜짝 놀랄만큼 사람이 많았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살펴보니 모두 마스크를 했습디다.
      그래도 식당 안은 음식을 먹어야 하니 모두 마스크를 벗을 거라서 피하고 싶었어요
      여기도 갑자기 쌀쌀해졌어요.
      두꺼운 옷을 준비해야 겠네요.
      걸어다니면 긴 코트가 필요한데 자동차로 이동하고 차에서 내려 잠깐 걷는 거라서 긴 코트는 거의 안입게 됩니다.
      힙을 가리는 반코트를 애용하는데,
      지금 길어도 너무 긴 버버리코트를 어찌해야 하나... 쳐다보고 있습니다

    • 키미2020.10.25 21:20 신고

      명품 옷은 고치고 후회가 됩니다.
      알파카 소재의 긴 코트를 여동생이 줬는데
      너무 길어서 무릎 밑까지 잘랐어요.
      옷이 영 태가 안 납니다. 이상해요.
      긴 거에는 다 이유가 있다..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ㅎㅎ

    • 그레이스2020.10.26 08:32

      나도 고쳐서 망친 옷이 여러 벌 됩니다
      자켓 스타일을 다르게 고치거나
      풍성한 옷의 주름을 뺏더니 영 맵시가 안나거나
      아예 못 입게 되어 버렸어요.

  • 산세베리아2020.10.26 08:40 신고

    요즘엔 어딜가서 예쁜 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도 마스크 때문에~~~
    마스크쓰니 화장도 안하고 벗고 찍으려니 불안하고
    쓰고 찍은 사진은 더 이상 ㅎㅎㅎ해요.
    그래서 그냥 눈으로 마음으로 느끼고 돌아오게 되더라구요....

    두분이 건강하게 같이
    여행 다니시고
    자녀분들 훌륭하게 잘 키우시고
    손주들 부자에
    가장 큰 축복입니다.
    그 축복 오래 도록 누리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0.10.26 11:36

      정말이지... 어디를 가든지 마스크를 쓰야 하니까 화장은 안하게 됩니다.
      이 나이에 화장까지 안하면 영~~~ 형편없는 모습인데 어찌 사진을 찍겠어요?ㅎㅎ
      어제는 하루종일 감사한 마음이 많았어요.
      이 나이에 혼자된 친구도 여럿 있는데
      남편이 건강하게 옆에 있어줘서 감사하고
      두 아들이 결혼해서 잘 살아서 감사하고
      손자 손녀들 부족함 없이 잘 자라서 축복이라고 생각하고요.

  • 여름하늘2020.10.26 09:02 신고

    잘 다녀오셨군요
    단풍 진행을 보니 도쿄와 비숫한것 같아요
    계절이 좋은계절이라 사람들이
    이젠 본격적인 외출을 하나봅니다.
    어젠 모처럼 긴자에 다녀왔는데 세상에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이젠 마스크만 썼다뿐이지 일상으로 돌아온듯 합니다
    어제 도쿄는 확진자수가 200명으로 여전히 수치는 높은데
    말입니다. 저까지 쫓아 나갔으니 .....

    답글
    • 그레이스2020.10.26 11:46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국화꽃 축제가 겹쳐서 놀랄만큼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 많은 사람들 보고 들어가서 꽃구경을 할 엄두가 안납디다
      우리는 위험군에 드는 나이 많고 저항력이 약한 사람이잖아요.

      아직 시내 중심가는 안 가봤습니다.
      해운대에 있는 아시아에서 제일 크다는 신세계 백화점에서는
      명품 브랜드 세일 한다고 여러번 문자가 왔어요
      와서 놀다 가시라면서 매니저가 전화도 했고요.
      지금은 외출할 일이 없어서 새옷에 흥미가 없다고...
      다음에 신상품 구경하러 가겠다고 했어요

  • 데이지2020.10.27 16:38 신고

    늘 단아하게 살아오신 그레이스님, 결혼 46주년 축하드려요! 큰며느님 마음씀씀이가 얼마나 이쁜지요! 시어머님 뒤를 잘 이어 아름다운 가계를 만들어 나가실 것 같아요.

    답글
    • 그레이스2020.10.27 18:01

      큰며느리와 통화하면서,
      이사가 늦어지면 12월 윤호 유라 겨울방학중에 일주일씩 우리가 데리고 있을려고 했던 걸 못하게 되겠다 했더니
      그러면 아이들 방학하면 또 해운대로 놀러 갈게요~ 하더라구요.
      이사가 내년 봄으로 늦어질지 모르거던요.
      큰며느리가 지난 추석에도 어머님이 음식준비 하시느라 돈도 많이 쓰고 또 고생하셨다고 100만원 주고 갔어요.
      이번 달에 150만원이나 받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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