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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11월 첫날.

by 그레이스 ~ 2020. 11. 1.

5시 지나서 눈이 떠져서

더 미적거리고 잡념에 빠지는 것보다,

각 나라의 소식을 보는 게 낫 겠다 싶어 노트북을 펼쳤다.

즐겨찾기에 올려놓은 블로그가

다음에는 국내 8 개 외국 8 개, 네이버에는 외국에 사는 블로거가 15명이나 된다

유럽의 여러나라와  캐나다 미국에

회사 주재원 혹은 이민간 사람들이다.

각 나라의 뉴스와 소소한 일상들, 먹거리와 쇼핑, 고등학생 중학생 자녀에 대한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 든다.

 

오늘 아침에는 영국 사는 블로거가 올려 준

아름다운 가을 경치에 푹 빠져서 추억여행을 했다.

내셔널 트러스트의 관리를 받는 유명한 성, 잘 가꾸어진 정원,

그리고 색색의 낙엽이 덮인 낭만적인 시골길...

 

 

11월 한 달은 어떻게 보낼 것인가?

요즘은 내가 나를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디가 얼마만큼 아프다는 걸 

남에게 내색을 안하는 정도가  아니라 나 자신도 속이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나아질 가망이 없는 통증은 그냥 참고 견뎌야 하니까

나도 모르게...아픈 목록에서 빼야 한다는 계산을 하고 있네

 

감기가 들락 말락 경계선에서 며칠을 버티는 바람에 일주일째 수영장에 못 가니

예전처럼 밤중에 다리와 발에 쥐가 나는 횟수가 많아졌다.

집에서 대체 운동을 하려니 무릎과 고관절에 통증이 생겨서 중단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몸을 묶어 놓은 듯이...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요가를 하듯이 편한 자세로 앉아서

호흡을 가다듬고

나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졌다고 나를 설득하고 세뇌시킨다.

11월 한 달도 잘 버티고 이겨 보자고.

 

  • 키미2020.11.01 11:32 신고

    치악산엔 비가 옵니다.
    가물어서 비가 오긴 와야하는데, 기압이 떨어져서 몸이 무겁습니다.
    밤새도록 멍길이(강아지)가 보채어서 사실은 언제 가려나..기다리는 상태입니다.
    새벽에 일어났다가 다시 좀 잤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11.01 11:44

      아~ 그곳도 비가 오는군요.
      여기도 10분 전에 유리창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걸 봤어요.
      큰소리로 남편을 불러서
      지금 비온다고...
      그래서 밤중에 통증과 쥐가 났나 보다고...
      원인을 알았으니 무거운 마음이 풀어졌다고 했어요.

      쓸쓸한 마음이 심해지면...엉뚱한 생각도 합니다
      점점 통증이 심해지고 괴로워지면 내가 몇 살까지 버틸 수 있을까
      내 삶의 마감을 내 의지로 결정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 때도 있어요.
      놀라지 마세요.ㅎㅎㅎ
      그런 순간도 있었다는 거예요.

  • 안나2020.11.01 12:01 신고

    의지가 강 하신편이라 일반 남정네보다 더 ~
    지헤롭게 잘 버티시고~
    운동도 겨울이라 적당히 몸에 따라 움직이시면서 적응 하다보면 ''
    통증을 내 삶의 일부의 친구로 여기시고 사랑으로 지내시다 보면 감싸안게 되겠지요~
    언니를 존경하게 되면서~
    제가 많이 보고 배우고 가는 입장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11.01 13:04

      많이 힘들 때마다,
      나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다 라는 주문을 반복합니다.
      평소에 나의 행동과 사용하는 단어가
      자식들에게 본보기가 된다는 걸 명심하자는 다짐도 하고요
      그럼에도 한번씩은 다짐이 허물어지기도 하네요.
      사십대 오십대 시절에는
      몰래카메라가 나를 따라 다닌다는 상상을 하면서 살았어요.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도 실수하지 말자고요.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정신적으로는 계속 나를 단속하게 되는군요.
      안나님 고마워요~^^
      큰 위안이 됩니다.

  • 하늘2020.11.01 22:03 신고

    저는 개인적으로 일년 중 11월이 정신적으로 젤 힘든 달이에요
    정말 우울한 하늘빛이 내려앉는 날이 많았거든요
    올해는 코로나에 신경 쓰느라 일년이 어찌 가버렸는지 허망할 뿐이네요

    운동을 그리도 열심히 꾸준하게 하신 분이 잘 못하게 되니 그 탓에 쥐가 자주 나나봅니다.
    너무 쓸쓸해지지 않길 빕니다...

    지인이 남양주 마석 부근 테라스타운하우스에서 사는데 테라스도 넓어서 정원도 가꿀 수 있고 복층이라 훤하고 젤 윗층이라 옥상에서 바베큐도 하고.. 바로 옆이 산이고..
    그리 비싸지도 않은듯하더라구요
    그런 곳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답글
    • 그레이스2020.11.02 07:26

      사십대에는 엄마 생각에 해마다 가을에 많이 쓸쓸했는데
      오십대가 되면서 그런 감정에서 벗어났어요.
      올해는 일년내내 통증과 싸웠으니
      어느 달 어느 계절이라고 할 것도 없이 11월도 비슷합니다.
      이사는
      우리집이 팔리는 것이 우선이라서
      어느 곳으로 갈지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집을 비워놓고 이사 간다는 전제에서
      규제지역이 아닌 곳을 찾아서 이곳 저곳으로 자꾸 동네가 변하는 거지
      집이 팔린후에 간다면 아무런 제약없이 맘에 드는 집을 선택할테니까
      그런 갈등을 가질 이유가 없거던요.
      집을 비워 둔 채로 이사 갈 마음이 없다는 것을 몇번이나 강조했으니
      이제는 더 이상 뭐라고 안할 겁니다.
      그때문에 몸 상태가 나빠졌다고 했거던요.


  • 앤드류 엄마2020.11.02 08:48 신고

    어떤 의사들은 환자에게 병은 싸워서 이기려고 하지 말고, 친구삼아 늘 함께 걸어가라고 조언을 하기도 한다더군요. 그레이스님처럼 재활치료를 꾸준하게 열심히 하시는 분들 잘 없죠. 아직도 불편하시지만, 그렇더라도 몇달전과 비교하면 분명 조금 좋아졌을겁니다. 힘드시겠지만, 꾸준히 하시다보면 언젠가는 좋아지시리라 믿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0.11.02 09:02

      나는 질병으로 환자가 된 게 아니고
      상해로 인한 환자이니까
      병마와 싸워 이긴다는 개념과는 달라요
      팔이 부러지거나 다리가 부러졌을 때
      되도록 빨리 완치되기 위해서
      조심하고 노력하는 것과 같은 종류이지요
      노력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건
      장애로 받아 들여야 하는 부분이고요

  • 생강차2020.11.02 10:27 신고

    님의 마음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저도 종합병원처럼 당뇨, 목디스크, 척추 협착증, 두드러기 등을 갖고 잇어요.
    목디스크가 심해져서 병원에서 준 마약성 진통제도 효과가 없어
    밤새 잠을 못 잘때는 차라리 일찍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고통으로 삶의 질이 형편없는데 오래 살아잇기만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도 하여 자살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군요.
    제 동생도 이명으로 소리가 날때 "죽어, 죽어"하는 듯 들리기도 했대요.
    그래서 의사가 오랜 지병에는 우울증이 따라오므로 우울증 약도 같이 처방해주더래요.
    우울증은 단지 긍정적 생각이나 의지로 견딜수잇는 병이 아니랍니다.
    저는 몸이 안 좋으면 집에 있기보다는 억지로 밖에 나가서 햇볕을 쏘이고
    사람들과 얘기를 하고, 더 잘 먹으려고 애씁니다.
    집에 혼자 있으면 더 아프게 느껴져 다른데로 생각을 분산시킬려구요.
    그리고 저도 자다가 쥐가 많이 낫엇는데 마그네슘을 먹고 좋아졋어요.

    답글
    • 그레이스2020.11.02 10:47

      생강차님의 감정변화를 나도 똑같이 겪었어요.
      되돌아 보니 우울증이 심했던 때는 2월이었습니다
      2월과 3월...
      통증은 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던... 막막했던 시기였어요
      티비조선의 미스터 트롯 경연의 노래가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쓸쓸하고 슬프고 한맺힌 노래를 들으면서 울면 카타르시스가 되더군요.
      보조기구 없이 걸어서 집 밖으로 나가면서는 점점 나아졌습니다.
      다리에 쥐가 나는 건 복합적인 이유라서 마그네슘을 먹고 물을 마시고
      처방대로 다른 약도 먹어도 별로 효과가 없네요.
      혈압이 낮은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했어요.
      취침중에는 피가 더 느리게 흐르니까
      다리에는 피가 모자란다고요.

  • 한나2020.11.02 10:32 신고

    쥐가나는것은 몸에 수분을 공급해주면 가라앉는다고 들었어요.미네랄이많이 함유된 물을 마시면 물이 몸에 흡수가 빨리되어 효과가 있다고해요.

    답글
    • 그레이스2020.11.02 10:49

      수분부족이 아니고 피가 모자라는 거라서 근본적으로는 해결이 안됩니다.

  • christine2020.11.03 07:36 신고

    그레이스님이 힘들어하시는거보니 저도 급 우울해지네용 ㅠㅠㅠ 큰사고 당하시고 진짜 잘 버티셨어용... 늘 그래왔듯이 차분히 지혜롭게 생각을 하시고 지내시다보면 시간과 함께 몸도 회복되실거라 생각해용..

    저야 말로...글로 표현이 안되는 어려움이 많습니당.. 남들 보기에는 좋은나라에서 아이가 학교 잘 적응하고 건강히 자라니 부러워하는 분들도 많지만.. 혼자서 하는 해외생활은 정말 강한 멘탈이 필요해용...

    다른건 다 우찌우찌 넘어가겠는데 몸 아플때가 젤 불편해용... 한국의 동네 내과, 한의원..넘 절실합니당... 제가 목감기들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는데 심지어 언니들조차도 '몸관리 좀 잘해!! 니가 아푸면 애는 우짜노?? ' 요라면서 조카걱정하지 동생걱정은 안하더라구용...다행히 여기 칭구들과 학교 엄마들이 저대신 애 픽업해서 저녁도 묵여주고~흑흑 ㅠㅠㅠ

    전 제 조카들 어릴때 24시간 대기조여서 언니나 조카한테 몬일 생기면 열일 제쳐두고 조카들한테 달려갔는데.. 저 아풀때 온니들하는거 보믄 진짜 잘나가는 온니들 암 필요 없네요ㅠ '내몸은 내가 지킨다'요런 정신으로 버티고 있는 저를 보시면서 기운 얻으시길바랍니당~ 그래도 그레이스님은 한국에 계시고 아풀때 온제든 병원에 가실수 있으니 올매나 좋아용!!ㅎㅎ

    답글
    • 그레이스2020.11.03 08:16

      그러네~
      남편과 떨어져서 혼자 남의 나라에 사는 불편함을 남들이 어찌 다 알겠노?
      아플때 시중 들어 줄 사람도 없고...
      동양인은 체질이 다른데
      외국 의사들은 그 미묘한 차이를 모른다 하더라

      서서히 나아지겠지...아니라도 할 수 없고.
      그냥 매일을 잘 살아내는 게 지금의 목표다
      오늘은 옷방에 있는 핸드백을 다 꺼내서 영양제를 발라서 닦고
      다시 방습포를 넣고 커버를 씌워 진열해둘꺼다
      봄 가을에 그렇게 하는 게 연중행사인데 올 봄에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