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잠을 설쳤다면서
다섯 시가 지나 다시 잠이 들어서 늦게 일어났다는 이유를 설명한다.
네시에 일어났을 때,
아래층 식탁에서 달 거락 거리는 소리를 들었었다
컵라면을 하나 드시는 듯.
전에는 화장실 다녀와서 쉽게 잠들었는데
요즘은 일어나면 잠이 달아나 버리는 날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밤에 최소한 3번은 깨는 나는
그런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서 화젯거리도 안된다.
척추수술 중에 등을 길게 절개하느라 피부조직 속의 신경이 여러 개 끊어졌기 때문에
누우면 그 부분이 눌러져서
겉은 멀쩡하나 살 속에서는 화상을 입은 듯이
또는 살이 썩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서
진통제 없이는 잠을 잘 수가 없는 몇 달을 보내고... 서서히 나아졌으나
지금도 약간의 통증은 여전하다
참을 수 있는 강도의 통증이어서 표현을 안 할 뿐이다.
그리고 지금도 매일 밤 쥐가 나서
다리에 쥐가 나면 일어나서 거실을 서성이다가 풀려야 다시 눕는다
그러니 하룻밤에 최소한 3번은 일어나서 서성이다가 다시 눕는 생활의 반복이다.
그렇게 불편한 생활을 설명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겪는 일이 아닌냥...
나도 내 몸에게 모른척하고 지낸다고 했더니
맞아 ㅇㅇㅇ 가 겪는 일이지 당신에게 생긴 일 아니다~
해서, 같이 웃었다.
남편이 내 이름으로 나를 부른 적이 없어서 두 사람인 듯 분리가 되네.
더 아픈 사람은 말이 없으니 멀쩡한 것 같고,
하룻밤 잠을 설친 사람은 컨디션이 안 좋다고 불편을 호소하시네.
나보다 더 잘 참아내는 오빠는
고등학생 시절에 허벅지에 종기가 생겨
고름이 터져서 교복 바지 아래로 바닥에 피고름이 떨어져서
아침에 등교하는 아들을 본 엄마와 할머니를 기함 시켰던 일도 있었다.
우리 할머니 기막혀서 하신 말씀이,
이 미련한 놈아~
이 기이~ 사람이가 곰이가~
학교고 뭐고 바지를 벗겨 상처를 보고는
애비나 자식이나 똑같다며 아버지까지 싸잡아 꾸중을 하셨다
뼈가 부러졌는데 곧장 병원으로 안가고 하던 일 끝내고 가신 아버지를 야단 치시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