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교통사고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외출이 불편해진 이후로
호텔 사우나에 가서 목욕하는 건 때밀이가 필요할 경우에만 갔었는데
용인으로 이사 온 이후로는
그마저도 위험해서 대중목욕탕에는 한번도 안갔다
집에서 샤워하는 처지이니
일주일에 3번으로 줄여서 월 목 토요일 아침에 머리를 감는다
오늘 아침에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닦고 선풍기 앞에서 말리느라 있으니
우수수 머리카락이 떨어져서 주변에 흩어졌다
부직포로 쓸어모아 푸념을 하니,
남편이 머리카락으로 공예품을 만들어도 되겠다고 우스게를 하네
내가 중학생, 고등학생시절에는 머리카락 삽니다~ 외치는 사람이 골목길에 다녔다고,
머리를 길게 길러서 잘라 파는 것 말고도
빗질할 때마다 모아 둔 흰머리카락이 섞인 할머니들 머리카락도 사 갔다는...
그 시절 에피소드가 나왔다.
가발을 만들어서 미국으로 수출했다고.
1960년대 우리는 그렇게 살았는데,
40년만에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는 말도 하면서...
머리카락은 감을 때마다 계속 빠진다
바닥에 떨어진 것은 제외하고 욕조의 걸름망에서 건져 낸 것만 한번에 한 뭉치씩이다
3 뭉치는 일주일 분량.
지금까지 계속 빠졌으니 이제는 남아있는 게 거의 없겠다 싶은데
새로운 머리카락이 올라오는 지... 아직은 끔직한 단계는 아니다.
2018년 4월 척추협착증 수술을 했던 이후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이게 무슨 일이냐고... 블로그에 썼었다.
머리숱 많은 걸로는 소문이 났던 사람이라서 많이 빠지고도 평균보다는 많았고
또 윤기가 자르르 해서 생머리 스타일이 어울린다는 평을 들었는데
일년 반이 넘는동안
머리를 감을 때마다 저렇게나 빠지니
내년 즈음에는 가발을 쓴다는 푸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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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그렇게 많이 빠지는데도
답글
지금 헤어스타일은 머리숱도 많아보이고
전혀 연세가 들어보이지 않고 좋습니다
원래 머리숱이 많은가 봅니다.
머리 손질을 잘 하셔서 그런지 헤어스타일도
참 예뻐요-
그레이스2021.07.22 18:31
머리숱이 너무 많아서 어릴 때는 한가닥으로 묶는 걸 못했어요
두 갈래로 묶은 하나가 다른 아이들 한가닥 만큼 굵었으니 보는 어른들 마다 놀라셨어요
여름에는 머리밑에 땀띠가 나고 쉰냄새가 나서 매일 감아야 하는 고통도 겪었습니다
남편이 주재원으로 발령나서 런던에서 살 때는
파머하러 가면 머리숱이 서양사람의 두배라고 요금을 더 내라 해서 남보다 비싸게 파마했지요
같이 간 부인들이 소리내어 웃고...
옛날 사진을 보면 파마가 사자머리 처럼 풍성합니다
관리하기 귀찮아서 생머리 컷트 스타일로 살았어요
1년 7개월동안
어마어마하게 빠졌는데도
아직 또래 나이의 평균치는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가을에는, 내년에는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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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머리 너무 이쁘네요. 아직 괜찮으세요. 숱도 많아 보이십니다.
답글
전 또 엄청나게 빠지셔서 걱정했습니다.
저야말로 정수리 부분이 훤하니...ㅎㅎ 일전에 다시 파마를 했더니 좀 낫습니다.
이제 이사하고 나면 부산엔 가기 힘드실 겁니다. 그렇더라고요. 한 번 떠나면 잘 안 가지는...
멀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이사 잘 마무리하시고, 정리하시느라 한참 또 힘드시겠습니다.
더위 잘 컨트롤하셔서 무리하지 마세요.-
그레이스2021.07.22 23:07
머리를 감을 때마다 대충 400개씩은 빠지니...
오죽하면 남편이 바구니를 만들어 보라고 했겠어요?
재료는 충분하다면서요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 정도로 빠지면 예쁜 가발 사준답니다
뭉텅뭉텅 빠지는 걸 볼때마다 불안해서 조바심이 났는데
이제는 체념이 돼서 갈때까지 가보자 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나는 계속 생머리로 버텨 볼랍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모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생활이 회복되면
부산 가서 친구들 만나 식사라도 같이 할 생각입니다.
고등학교 동창모임도
파라다이스호텔 친목모임도
작년 2월 이후로 중단했거던요
부산 가는 게 어려워도 작별인사는 해야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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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가리니 풍성한 머리 단발컷트한 중학교소녀 같아요^^
답글
저도 머리가 잡히지 않아 머리 묶을때마다 힘들어 했는데 애 낳을때마다 빠져서 지금은 정말 빈약해요
얼마전 맥주효모 샴푸가 탈모예방에 좋다길래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한달쯤 뒤부터 거의 안빠져요
감고 말릴때 겨우 한두올?
철분도 드시고 맥주효모샴푸도 써보셔요 -
사진을 보니 그렇게 머리카락이 많이
답글
빠졌어도 괜찮고 보기 좋습니다.
저는 미스때도 머리 숱이 많지도 적지도 않고
적당했는데 지금은 많이 빠져서
정수리 부분이 휑하답니다.
파마는 안하고 머리만 자른뒤 집에서
찍찍이로 약간의 모양을 내지요.
그게 훨씬 더 편하더라구요.
그레이스님은 아직도 괜찮으니
내년 걱정은 묶어 두셔도 될거 같네요.
아주 오래전 머리카락 사는 사람들
많았지요.
제가 아는 분은 가발수출을 해서
돈도 많이 벌고 나중엔 미국으로 가서
가발공장을 해서 그곳에서도 많은 돈을
벌었다 들었어요.
제가 직접 아는분은 아니고 친정 작은엄마
친구 부부였지요.
저는 지금 샴푸를 쓰지않고 도브 비누로
감으니 머릿결도 부드러워지는것 같아요.(도브비누 핑크)-
그레이스2021.07.23 08:10
저는 태어날 때부터 머리숱이 많았지만 관리도 잘 했던 편입니다
40대 초부터 검은콩 검은깨를 볶고 갈아서 매일 우유에 타서 마셨어요
10년 가까이 먹었으니 그 효과도 있었을 거고
50대가 되어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계란 노른자에 꿀을 섞어서 머리카락에 팩을 했는데
그 덕분인지 머리카락이 윤기나서 반짝인다고 다들 부러워했답니다
저는 반짝이는 머리카락이 좋아서 파마를 안했어요
나이도 칠십이 넘었고,
살아오는동안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을 마음껏 즐겼으니까
이제는 마음 편하게... 포기하고 살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
그레이스2021.07.23 10:49
위로의 말씀~ 고맙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모임이 불가능한 시기여서 꾸미고 나갈 일이 없으니
맵시를 내는 일에 도통 신경을 안쓰고 살아요
그러다보니... 점점 마음이 풀어져서 대충 살자는 배짱도 생기네요
얼굴에 아무것도 안 발라서 따가운 정도가 되어야 로션이라도 바르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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