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기 전에
지팡이에 의지해서 조금씩 걷던 것도 더워지니까 그마저도 포기했었다
집안에서 움직이는 것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자동차를 타러 가는 정도의 걸음이 내 활동량이다
어제는
집에서 7분 거리의 동네 마트에 걸어서 가 보겠다고 집을 나섰다
갔다가 돌아오는 게 힘들면 남편에게 데리러 오라고 전화하기로 하고.
아파트 정문을 나서면 시골 풍경처럼 잘 자란 벼가 보인다
개발 예정지라서 건물을 지을 수 없으니 벼 고구마 옥수수와 저 멀리는 비닐하우스가 보인다
논 두 개를 지나면 사거리이고
( 사거리에서 큰길로 나가는 자동차로 )
사거리에 작은 마트가 있으니
끌고 다니는 카트로 얼마든지 걸어서 마트에 갈 수가 있는데
나는 자신이 없어서 걸어서 못 가봤다.
천천히 걷는 내 걸음으로 7~8분 왕복 15분인데...
마트에 도착하고 보니 (오전 10시) 개점 15분 전이어서 기다리지 않고 그냥 돌아왔다
두부는 나중에 남편이 사다주기로 하고.
15분 걸었다고
수술한 허리 3마디가 다 아파서 30분 이상 누워 있었다
다음부터는 산책할 때처럼 지팡이를 가지고 나가야 겠다
큰 마트에 장보러 가서 30분 넘게 다닐 수 있는 이유는
카트에 몸을 의지해서 걷기 때문에... 허리에 부담이 적게 가서 가능하다
아파트 정문에서 넓은 마당을 지나오면
자동차 길 옆으로 양쪽에 영산홍이 무더기로 있는 통행로를
이사 온 지 8개월이 지나고 처음으로 이 길을 걸어보네.
그 길의 끝에 분수가 있고
그다음이 104동 건물 옆의 작은 동산이다
그러니 따지고 보면
아파트 정문에서 집까지 와 정문에서 마트까지가 비슷한 거리인 셈이다
점점 걷는 게 더 힘들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