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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기다리는 시간.(은 제품을 닦다)

by 그레이스 ~ 2021. 8. 19.

오후 1시에 마트에 가기로 해서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남편이 전화를 받더니

나가야 할 일이 생겼다고 다녀와서 마트에 가자고 한다.

예~ 그러세요~~ 하고는 

입으려던 원피스는 도로 걸어두고

잠시 티비를 보면서 있었으나,

점점 3시가 넘어가고...

 

2016년이었던가 

며느리가 일본 다녀오면서 선물로 사 온 간식 접시를 꺼냈다 

(호텔에서 도자기 작품 전시회가 있었단다)

 

하얀 자기에 금도금한 그릇은 그대로인데

은 도금은 은수저처럼 색이 변해서 한 번씩 닦아줘야 된다 

그래서 여러 번 사용한 듯이 닦은 표시가 난다.

 

 

기다리는 시간은 점점 조바심이 나기 마련이라서 

색이 변한 은 제품을 닦으려고 꺼냈다.

 

배 모형의 양념통은 도금이 아니라 은 제품인데 간수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집에서는 잘 닦을 수가 없어서 

금방에 가져가서 닦아 달라고 부탁했던 건데 

2년이 지나고 보니 이렇게나 색이 변했다 

안쪽은 공기 접촉이 없어서 하얀 그대로 이건만...

 

남편은 여섯 시 직전에 들어와서 

신발 벗을 짬도 없이 곧장 나가서 마트에서 30분 만에 메모한 것만 담아서 계산하고 나왔으나 

집에 돌아오니 일곱 시 15분이다.

서둘러 저녁밥을 먹고 일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오늘 저녁에 끓여서 두려고 했던 (서울 가져갈 ) 국과 반찬은 내일 아침으로 미루어야 겠다.

내일은 치과 예약이 되어 있어서 오늘 해 놓으려고 했는데.

 

 

예전 사진을 찾아보니,

 

 

 

 

  • 여름하늘2021.08.20 06:36 신고

    팥이 듬뿍 들어간 맛있는 붕어빵처럼 잘 생겼습니다
    여름철 시원하게 담아내는 그릇으로 사용하면 딱 좋겠어요
    양념통인 은제품은 보관 손질하기가 정말 어렵겠어요

    답글
    • 그레이스2021.08.20 07:46

      일본에서 유명작가의 작품이라는데
      작가를 소개하는 안내서도 들어있었어요
      사이즈가 작아서 모찌나 케이크 한조각 먹기에 딱 맞아요
      양념통 은제품은
      배모형 자체가 무겁고 수시로 닦아야 하는 게 불편해서 한번도 안썼어요
      그냥 장식품으로 있어요.

      어제 남편이 늦게와서
      본인이 미안한지 어찌나 싹싹하게 부드럽게 비서노릇을 하는지...
      마나님 대접을 받아서 화를 안내고 풀어졌어요.ㅎㅎㅎ
      오늘 치과에는 11시에 나가면 되니까
      지금 국끓여놓고
      나머지 일은 오후에 하려고요

  • 산세베리아2021.08.20 08:34 신고

    ㅎㅎ 너무 예쁜 작품이네요
    은제품은 다루기가 너무 힘들어서
    저도 은수저 셋트 모셔두고만 있거든요~~

    여자들은 다음 스케줄까지 계산하고
    있는데 남자들은 그게 안되나봐요 ㅎㅎㅎ

    건강하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1.08.20 10:00

      부엌에서 일하다가
      지금 막 휴대폰 들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중간 중간 누워서 쉬어야
      허리 통증에 도움이 됩니다

      간식그릇은 한번씩 꺼내 씁니다
      은수저는 예전에 있던 게 두 벌 뿐이어서
      아들 결혼 시킬 때 새로 맞췄어요
      은을 두드려서 방짜로 만든 수저는
      공장제품보다 녹이 안쓴다고 해서
      훨씬 비싼 가격으로 수제품을 주문했었는데
      확실히 차이가 납디다
      이번에 이사하면서 보니까
      추석에 쓰고 넣어 둔 은수저가
      공장제품은 색이 변했는데
      은 덩어리를 수십번 두드려서 만든
      주문 수저는 괜찮았어요
      잘 닦아서 넣어 뒀다가
      생일이나 가족이 모였을 때는 요긴하게 씁니다

      남자들은 참...
      기다리는 사람의 심정은 생각 못하나봐요

  • 하늘2021.08.20 14:51 신고

    일본은 축하할 일이 있을때 도미요리를 하더군요
    아마도 도미 닮은 와가시그릇이 아닐까 합니다
    그걸 간식 좋아하시는 시어머니 생각해 사온 며느리랑 소중히 잘 쓰시는 그레이스님 보며 저절로 미소 지어지네요
    저는 은제품 원석팬던트나 반지를 한동안 모았드니 몇십개나 되어 아주 가끔 닦아서(치약이나 소다)반짝반짝하는 모습 보며 즐기다 넣어두곤 합니다
    원래 보석디자이너 하고 싶었거든요 ㅎ

    답글
    • 그레이스2021.08.20 16:48

      축하할 일이 있을 때 도미요리를 한다니
      도미가 귀한 생선이군요
      그런 의미가 있는 와가시 그릇이구나

      보석디자이너가 꿈이었군요
      나는 미적 감각이 전혀 없어서 그런 꿈은 가져보지도 못했어요
      장신구를 사는 건
      나이에 따라 달라집디다
      30대에는 소품을 40대에는 단품을
      50대에는 세트로 사게 되더군요
      60세가 넘으면 애지중지 아꼈던 모든게 시들해져요

  • 토론토 양배추2021.08.20 21:50 신고

    은제품은 늘 닦아야 하는데
    그 번거로움 때문에 사용을 잘 안하게 되요.
    저는 이민올때 손아래 올케가 은수저 10벌을
    선물로 해주었는데 한번 쓸때마다 닦아야 하니
    잘 안쓰게 되더라구요.
    아이들에게 나눠 주려고 하니 쓰려나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남편을 기다리시면서 닦고 계셨으니 차분하게
    기다리셨을거에요?
    약속보다 늦게 오셔서 미안한 마음에 마마님
    대접을 받으셨으니 기분은 아주 좋으셨겠습니다.ㅎ

    답글
    • 그레이스2021.08.21 07:40

      오늘은 한시간 일찍 출발하려고 서둘다보니
      느긋하게 노트북을 펼쳐 볼 시간이 없었어요
      나는 준비를 다 끝내고 남편을 기다리면서
      휴대폰으로 답글을 씁니다

      장식품이나 상패, 글자나 그림이 있는 은제품은
      여러번 닦느라 글자가 희미해지는 게 안타까워요
      옛날 어린시절에 집안에 행사가 있으면
      수십벌 놋그릇을 반짝반짝하게 닦던 할머니 엄마 모습도 생각나고요
      그렇게나 많던 유기그릇이
      안 닦아도 되는 스텐 그릇에 밀려 없어졌지요

      남편은 고집이 세서 문제를 일으킵니다만
      다정다감한 편이예요

  • 앤드류 엄마2021.08.21 12:33 신고

    며느님이 장식품을 좋아하시는 어머님을 생각해 선물하셨군요.
    미국에서 결혼할때 시어머님이 며느리에게 실버세트(스푼, 포크, 나이프세트) 를 선물하는게 전통인데,
    있는 집에선 말그대로 은으로 만든 실버세트를 선물로 주는데, 실버세트는 식기세척기를 사용할수 없으니
    반기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미국은 사용하기 편한것을 선호하기에 사람이 몇명만 모여도
    1회용을 사용하곤 해 문제이긴 합니다. 1회용 접시와 포크, 스푼, 나이프도 진짜 고급세트처럼
    근사하게 만들어진것들도 있더군요.

    답글
    • 그레이스2021.08.21 15:19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친정에서 혼수를 마련해주는 풍습이어서
      잘 사는 집에서는 이불과 장농 말고도
      부엌 살림과 시부모 은수저 세트와 신혼부부 은수저 세트를 맞춰 주었어요
      외가집이 소문난 부자여서 친정어머니 결혼하실 때 맞춤장롱과 그릇세트에 은수저도 다 가져 오셨다고 하셨어요
      내가 결혼하던 70년대에도
      예단과 혼수는 신부쪽에 큰 부담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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