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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20년이 지난 물건들.

by 그레이스 ~ 2021. 7. 7.

흐린 날씨이지만 비가 오는 건 아니라서 

창문을 다 열어놓고... 간단하게 청소를 했다. 

 

냉장고 속의 식품을 다 꺼내놓고 유리받침도 씻어서 다시 넣고,

그릇들도 마른행주로 닦아서 위치를 바꾸어 정리하고.

남편이 좋아하는 밑반찬은 두번째 칸에 (어디에 있는 지 안보인다는 말을 자주해서)

내가 좋아하는 반찬은 세번째 칸에 

 

부엌 바닥을 닦다가, 냉장고 옆의 쓰레기통에 시선이 멈춘다 

햇수로 따지자면 진즉에 버려야 할 정도로 오래 된 물건이다 

1999년 4월에 부산으로 이사 갔으니, 22년이 지났네.

 

부산으로 이사 가면서

미도 아파트 34평을 전세로 얻어서 대학생 두 아들이 자취하도록 했는데 

서울에서 사용하던 소품들은 전부 그 집으로 옮기고 

부산에서 쓸 물건은 현대백화점에 가서 수입품으로 새로 샀었다  

쓰레기통은 영국제품으로 사이즈별로 사고 

 

 

빗자루는 일본제품으로, 천연 너구리털이라고 했던가 기억이 가물하다 

검은색 털로만 만들었으면 얼마나 더러워졌는지 모를 건데

앞부분이 흰털이어서 사용하다 더러워지면 샴푸로 씻어서 린스를 푼 물에 헹궈 말린다 

22년이 지나 프라스틱은 탈색이 되고 흠집이 많이 생겼는데

털은 아직도 상태가 좋다.

 

오래된 물건들을 보면서,

미국 냉장고, 독일세탁기와 식기세척기, 이태리 소품들... 호사를 떨었던

22년 전 그 때가 아련하다.

 

  • 이카루스2021.07.07 19:03 신고

    안녕하세요 ~
    저도 1999년 5월에 결혼을 하면서 엄마와 남대문 수입상가에서 혼수를 준비하며 마련한 쓰레기통이 아직 안방 구석에 덩그러니 놓여있어요
    아이들 낳아 기르며 몇번 가재도구를 바꾸고 개비해서 친정엄마가 마련해주신 물건들이 이젠 남아있는것이 드문데도 이상하게 쓰레기통은 여전히 저와 같이 하네요 ..
    물론 큰것과 작은것 셋트에서 큰사이즈는 이미 깨져서 없어졌는데 안방에 놓고 사용하는 작은사이즈는 색이 바랜데로 저와 동고동락 하네요 ..ㅎ

    답글
    • 그레이스2021.07.07 20:34

      결혼 이후 50대 10년이 가장 편안하고 여유로웠던 기간이었어요
      1999년은 49세였으니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복층 빌라를 사서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목욕탕은 이태리 대리석과 욕조로
      집 내부 목재는 카나다 원목으로,
      벽지는 영국제품 실크벽지로, 가전제품은 독일제로...
      살아오면서 갖고싶었던 품목을 노트에 적어서 쇼핑 다니고... 그랬거던요.
      가전제품은 하나씩 고장이 나거나 못쓰게 되어 국산으로 바꾸었는데
      작은 소품들은 아직도 사용하는 게 몇가지 있어요
      쓰레기통과 빗자루도 그 중에 속합니다.

  • 토론토 양배추2021.07.08 06:41 신고

    그레이스님은 집안 가구며 가전제품들이 다국적 제품이였네요.ㅎ
    1999년도에 저는 48세였던것 같아요.
    저보다 한살 언니시네요.ㅎ
    언젠가 인터넷에서도 보니 여성들이 50대가 가장 좋은 나이라 하더라구요.
    복층 빌라를 리모델링 하시면서 전부 가격들이 나가는것으로
    하신것 보니 생활이 풍요로우셨나봐요.
    지금 가지고 계신것들도 그당시에 비싼것으로 사셨으니
    그대로 남아있겠지요? 

    답글
    • 그레이스2021.07.08 09:02
      73년부터 96년 12월까지 대기업에 근무했던 남편이,
      외국 회사의 한국 담당 사장으로 계약을 해서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되었어요
      98년 서울에서 집을 사려고 물색하던 중에
      출장 갔었던 해운대에서 마음에 꼭 드는 집을 발견하고
      집보는 당일 계약금을 주고 서울로 돌아왔어요
      당장 이사를 할 생각은 아니었다가
      1 년후 생각이 바뀌어 리모델링하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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