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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

외국에 사는 딸.

by 그레이스 ~ 2021. 9. 7.

오늘 아침에 읽은 글 중에서 

엄마를 위하는 딸의 마음이 읽어져서... 사연을 인용한다.

외국에 사는 자녀들은

작년과 올 해는 마음이 있어도 한국을 방문할 엄두를 못 낸 사람이 많을 거다.

 

시부모님은 같은 동네에 사시니 자주 만나고 챙겨 드리는데...

건강한 시어머님과는 달리 친정엄마는 무릎이 아파서 오래 서 있지도 못하면서 

그 몸으로 시장 봐 와서 명절 차례상을 직접 차리신다고

그 게 너무 마음 아파서  

친정아버지와 엄마를 설득하여... 이번에는 호텔에 명절음식 주문을 했단다  

네이버로 예약하고 결제도 네이버 페이로 하고.

 

무슨 소리냐고 반대하시는 아버지께 

조상님들도 호텔 셰프 요리로 입맛 좀 올려 드리세요~

요즘은 저승에서도 유행이래요~

그리고 엄마에게는 

여태 몇 십년을 홈 메이드만 드셨으니 질리 실 거라고...

이번에 효도 한 번 하시라고...

딸의 언변에 두 분이 넘어가셔서 승락을 하셨단다.

음식 구성을 보니 

두부전, 동태전, 깻잎전, 녹두전, 새우튀김,조기구이,

오미 산적, 소고기 산적, 소불고기, 삼색나물, 잡채 - 12가지인데,

탕국은 마켓컬리에 따로 주문했다고 한다.

 

그 본문에 댓글로 

명절 전에 집안 대청소를 해주는 업체가 있다고

그것도 부탁하라고 업체 이름도 적어 주는 글도 있었다.

 

그 글을 읽고...

우리 집은 만약에

며느리가 호텔에 명절 음식 주문해주겠다고 해도 

나보다 먼저 남편이 펄쩍 뛰고 반대할 일이라서 아예 꺼내지도 말아야 한다 

그리고 대행업체에 청소를 맡기는 것도 반대할테고...

 

어쩌겠나~ 남편을 이겨 볼 방법이 없으니 

생각 난 김에 대청소는 못하더라도 먼지라도 닦아내자 싶어서

이 방 저 방 먼지를 닦느라 아침나절을 보냈다.

 

  • 데이지2021.09.07 18:52 신고

    그분은 참으로 지혜롭고 다정한 딸을 두셨네요. 저도 다가오는 추석을 어떻게 요리조리 헤쳐 나갈까 궁리가 많답니다. ㅎㅎ. 조상님들은 둘째고 우선 당장 가까이에 보이는 자식님들을 어떻게 잘 모실까...
    한 끼 거한 외식을 하고 집에 와서 휴식을 할까, 하던 대로 나보다 잘 하는 분들 손을 빌려 조합을 할까, 아직 결론을 못낸 채 하루하루 날은 다가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1.09.07 19:38

      평소에도 똑똑하고 야무져서
      아이들 키우는 것도 직장생활도 집안 살림도 ... 잘 합디다
      아이들이 어린이집 간 이후로는 외국에서 정식 채용시험을 거쳐서
      그 나라 회사에 다닙니다 (가까운 곳에 시어머님이 사셔서 도움도 받고요)

      집집마다 명절에는
      자식들 뭘 먹일까 걱정이 먼저일 겁니다
      우리집은 이번에 한끼 식사가 될 것 같아요
      큰아들네는 연휴기간에 아기는 두고 큰애들 셋 데리고 제주도 갈 예정이고
      작은아들네는 3일만 쉰다면서 1박 2일로 가까운 곳 다녀 올 예정이라서
      추석 전날 오기로 했어요

  • 키미2021.09.07 19:40 신고

    친정어머니 생전에 일 년에 제사만 명절 놔두고도 9번을 지내셨는데
    큰 남동생이 어머니 일찍 가신 것이 제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엄마 돌아가신 후 제사
    지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지요. 그걸 엄마 살아 계실 때 했었으면 좋으련만
    명절에 하는 음식이 너무 좋아서 온 식구가 엄마를 그렇게 부려먹고...
    무거운 장 보시고, 전거리 장만하면 작은 어머니는 전만 구워놓고 가시고, 나머지 많은 일들을
    혼자 다 하셨어요. 제사는 준비가 더 한 보따리죠.
    간소하게 하면 되는데, 큰 집이라 그렇게 못하시고, 전만 열 가지도 넘게 하셨어요.
    아버지 불호령에 제사 음식을 산다는 건 엄두도 못 낼 일이었죠.
    지금이면 제가 말려서라도 하련만...애석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1.09.07 19:58

      맏며느리는 그렇게 사는 거라고...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사셨잖아요
      나도 할머니와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라서
      내가 맏며느리니까 많이 만들어서 나눠 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어요
      울산에서 모든 명절음식을 만들어서 자동차 트렁크와 뒷자석에도 싣고...
      최소한 20명은 먹을 수 있는 준비해서 시어머님 계시는 인천으로 갔어요
      전도 여덟가지에 탕국까지 끓여서 담고 소불고기는 5 킬로 양념해서 가져가면
      절반은 시동생 셋 가져가서 먹으라고 나눠 주고요
      나는 아들 결혼 시킨 이후로는 명절은 없애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바쁜 아들들이 명절연휴에 겨우 쉬는데
      부모님댁에 가야한다는 부담 갖지 말고 여행 가라고 했어요

    • 키미2021.09.07 20:10 신고

      정말 너무 애쓰시는데,..
      그레이스님 며느님들은 복 받으셨어요.
      우리 집은 작은 집에서 왔다가 먹고 바리바리 싸 들고 가고, 고모네, 이모네 다들 오셨죠. 손님 다 치르면 그 많던 음식이 소쿠리에 짜투리만 잔뜩 남았죠.
      그래도 그 명절 음식이 너무 먹고 싶네요.
      다시는 먹을 수 없는 엄마의 그 음식들.
      그립습니다.

    • 그레이스2021.09.07 21:17

      나는 엄마가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이
      선명하지 않고 흐린 기억으로만 남아있어요
      오히려 더 어린시절에 먹었던
      가죽나무 여린 줄기와 잎을 고추장 섞은 찹쌀풀 발라서 말렸다가 만들어주던 가죽자반이 엄마와 함께 떠올라요

  • geneveok2021.09.08 23:00 신고

    우리 친정아버지께서 지난 설에 공표하셨대요. 조상님들~ 설, 추석 차례는 식사시간에 목례로 대신하겠습니다~~ 라고.. 팔순을 훌쩍 넘기신 우리 아버지가 많이 세련되어 지셨어요. 엄마도 고생 좀 덜하시고.
    시댁엔 몇 달 전에 시아버님 편찮으신 이후로 청소매니저를 매주 신청해드렸는데 처음엔 동아깝다고 괜찮다 하시더니 지금은 너무 좋아하셔요. 그 덕분에 몸이 훨씬 편해지셨다고요.
    한국에 가서 연락 못드려서 죄송해요. 이번엔 부모님과 승은이랑 지내는 시간을 일부러 많이 가지다보니 친구들도 거의 못보고 왔어요. 내뇬에 다시 들어가면 그때눈 꼭 뵈요

    답글
    • 그레이스2021.09.09 07:20

      작년이었나~니가 썼던 글을 읽고,
      한국에 사는 사람보다 외국에서 새로운 써비스를 먼저 아는구나 하면서 놀랐었다
      예전의 출장 파출부 시스탬을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새로운 업체가 생겼나봐
      나도 점점 힘들어지면 이용해봐야지...

      올해는 연락이 왔더라도 통화만 하고 만나지 못했을테니
      서울 왔고 곧장 부산 간다는 글 만으로도 반가웠다.

  • 앤드류 엄마2021.09.13 10:43 신고

    살아있는 가족들이 화목하게 지내는게 더 중요하고,
    명절만큼은 가족들끼리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차례가 우선이고, 이로 인해 명절 기피증이며
    가족간에 갈등까지 생기는데도 개선되지 않으니 답답하네요.
    경제적으로 여유되시는분들은 맞춤음식에 집청소도 서비스로 받기도 하는군요.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선 아내의 건강과 행복이 가장 중요한데,
    그렇게 합리적이지도 않는 전통을 고집하시는지.
    학교교육을 받지 못하신 팔순중반의 저희 고모님들은
    외국사람들도 제사를 지내시는줄로 아시더군요.
    그래 전세계에서 제사 지내는 나라 몇 없고, 제사 지내지 않아도
    다들 잘 산다고 했더니, 제 고모님도 당신 돌아가시면
    아들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레이스님네도 변화의 바람이 조금씩 불었으면.
    제사날이든 명절때 조상을 추모하는 마음이 중요하니
    장미꽃한송이와 차나 커피한잔 또는 고인이 술을 좋아하셨슴
    좋아하신 술한잔으로 대신 할수 있었슴.

    답글
    • 그레이스2021.09.13 11:09

      자손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서 제사를 모시는 가정들은
      앞으로도 그 전통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좋겠어요
      그런 마음도 없으면서 남의 눈치보느라 마지못해 제사를 모시는 가정들이
      시어머니와 며느리,부모자식간에 갈등을 만들지요
      나의 경험으로 ...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은 아무리 힘들어도 불만이 없었어요

      우리집은 시어머님이 돌아가신 2012년 이후로는 명절에 차례상도 없앴으니
      아들들에게 부산 내려 올 필요없다고 하고
      명절연휴에 평소에 가고싶었던 곳으로 여행 가라고 했어요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를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고요
      그게 벌써 9년 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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