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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 유라 윤지 유준

윤지의 말솜씨

by 그레이스 ~ 2022. 1. 24.

토요일 저녁 

저녁밥을 먹기 직전에 바다에서 수영하는 연습을 한다고

놀이방에서 도넛 튜브를 하나씩 가지고 나와 허리에 끼고 노는데

윤지가 언니가 가지고 있는 노란색 튜브를 기어이 내놔라고 트집을 잡고 징징거렸다 

엄마의 부탁으로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윤지에게 양보하는 유라 

(윤지는 언니 오빠가 집에 오기 전에 저녁밥을 먼저 먹어서 유라가 밥 먹을 때까지 양보를 받았다)

나중에 8시가 넘은 시간에 

간식을 받으러 식탁에 다 모여 있으면서... 갑자기 윤지가 언니에게 사과를 하네.

 

"언니~~~ 아까 내가 정말 미안해~~~"

나는 물론이고

아들도 며느리도 놀라서 벙벙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봤다 

어찌 세돌도 안된 아이가 저렇게 말할 수가 있냐고...

이 말은 잊어버리지 말아야 한다며 두번 세 번 반복해서 되풀이 읊었을 정도로 놀랐다.

 

억지 부려서 언니 꺼 빼앗았다고 미안했던 마음이 계속 있었던 모양이다

정말이라는 단어에 힘을 줘서 "아까 내가 정말 미안해" 하다니~!!! 

 

 

 

어제 오후에 언니 오빠는 암벽 타기 하러 간다고 일찍 나가고 

할머니와 소꼽놀이를 하고 있었다 

장난감 도너츠 12개를 진열해놓고 장사를 하는 윤지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서 주문을 하는 시늉을 하는 나.

바닐라 도너츠 하나와 차 한 잔을 주세요~

( 커피 한 잔 주세요~ 했더니 커피는 없고 이건 찻잔이라고 하네)

기다리세요~ 손으로 만지면 안 되니까 집게로 집어서 줄게요~(윤지)

먹을 때는 손으로 먹어도 됩니다 (윤지)

고맙습니다~ 맛있게 먹을게요~ 

세번을 반복하고는 그 순간에

카톡으로 전송되어 온 암벽 타기 동영상을 보느라고 잠시 휴대폰을 봤더니

도너츠 사러 아무도 안오네~ (윤지가 혼잣말을 하고 있다)

장사가 안 돼서 문을 닫아야 겠다는 말을 하는 거다 

화들짝 놀라서 휴대폰을 선반에 올려놓고 다시 도너츠 사러 똑똑똑 문을 두드렸다 

 

 

    • 윤지는 2월 20일이니 한달 보름 먼저이군요
      언니 오빠가 있어서 보고 배우니까 빠른 점도 있고(특히나 감탄사나 추임새는 억양까지 따라 합니다)
      어려운 단어를 선택하는 걸 보면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어떻게 표현하는지도 관찰하는 것 같아요

  • 키미2022.01.25 11:39 신고

    ㅎㅎㅎ 어머...정말 대단하네요.
    사과를 하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기특한 윤지.
    어른들이 참견하지 않아서 혼자 더 생각한 듯.
    유라도 참 착합니다. 유라도 아직 아이인데..

    답글
    • 그레이스2022.01.25 13:15

      오늘도 식탁에서 유준이 윤지 에피소드로 웃었습니다
      유준이가 치즈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냉장고에서 치즈 꺼내는 걸 봤으면 이유식이고 뭐고 입에 들어 간 것도 뱉어내고
      치즈 내놔라고 아우성을 칩니다
      그래서 식사 중간에 계란노른자와 치즈를 간식으로 주는데 순식간에 두 장을 먹어요
      그리고 참,
      유준이가 음악이 나오면 장단 맞춰서 박수를 열심히 칩니다
      일주일마다 장기자랑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어요

      유라는 동생이 둘이나 돼서 피해를 많이 봅니다
      본인도 갈등이 많은 게 눈에 보여요
      의젓한 언니 누나가 되고싶고
      한편으로는 어리광부리며 어른들 관심을 받고싶고
      언니가 많이 챙겨주니까
      유라 졸졸 따라 다니면서 어떻게 하는지 방법도 배우고 글자는 눈으로 암기하는 것 같아요
      나중에 할미에게 이렇게 하는 거라고 다시 설명해 줍니다

  • christine2022.01.25 14:08 신고

    윤지가 온니 오빠한테도 영향을 받고 또 할미 할비꺼정 플레이상대가 되어주시니 언어 능력이 진짜 뛰어난것같습니당~

    답글
    • 그레이스2022.01.25 17:20

      아이들 각각의 성격이나 소질에 대해서 이야기하다보면 결론은
      타고난 DNA 가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고 그 다음이 환경이다 싶더라구
      어떤 성격이냐에 따라 똑같은 상황에서도 반응이 다르게 나오잖아
      윤지는 처음 말을 배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단어 나열로 문장을 만들더라
      요즘도 대화중에 형용사 부사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걸 보고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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