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밤 12 시가 넘도록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체력이 방전되어 9 시가 되기 전에 침대에 누워 있다가 10 지나서 잠이 들었다
내가 일찍 잠들었으니 세 사람은 몇 시에 잤는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6시에 눈이 떠져서 창밖을 보니
동생은 벌써 정원에서 호스를 들고 꽃밭에 물을 주고 있다
평소에는 저녁에 물을 주는데 어제 그냥 넘겨서 아침에 주는 거란다.
한 바퀴 둘러보고 집안으로 들어와서 아침 준비를 하기 전에 원피스로 갈아입고는
언니 이 옷 기억나지? 묻는다
영국에서 사 온 옷이다
몇 년이 되었나 따져보니 38년이다
1984년 11월 한국으로 돌아 올 준비를 하면서
쇼핑 목록에 들어있던 로라 애슐리 매장에서 순면 원피스와 벨벳 원피스를 4 벌 샀었다
그중 반팔 소매 면 원피스와 벨벳 원피스를 여동생 줬는데 38년이 된 지금도 입는다니...!!!
내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려니 얼굴을 돌린다
(68세 여자가 저런 허리를 유지하다니)
내가 놀라는 걸 보고는
한 벌 더 가져온다
봄에 입을 수 있는 얇은 순모 누비 조끼와 풍성한 치마 (이 건 예가 제품이다)
38 년 된 옷이 아직도 멀쩡하다
아침은 수제 요구르트에 바나나를 넣은 것과 소고기 수프 계란
그리고 빵과 토마토(올리브유 +발사믹 식초)
식탁에서 본 풍경
아침을 먹고는 본격적인 산책을
곳곳마다 수국을 무더기로 심어놨다
6월에 수국이 피면 꼭 오라고 하네
꽃밭에서 텃밭으로 들어가는 문에는 장미 넝쿨을 올려놨다
그런데 아무렇게나 내려가도 되니까 문은 그냥 폼으로 있는 거다
정원에서 밖으로 나가는 문도 있으나
그 옆으로도 담장이 없으니 지나가던 외부 사람이 쉽게 들어올 수 있다
여동생네 집 길 건너편은 주택단지가 조성되기 전 과거에는 물이 흐르는 계곡이었단다
그래서 택지로 쓸 수가 없어서 나무를 심어 보기 좋게 꾸며놨다고 한다
그 계곡이 마당에서 보면 집 밖에 정원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점심은 홍성 한우 부위별로 준비해놓고
밭에서 따 온 아스파라거스도 곁들여
참숯을 잘 피워서 바베큐 그릴에 구웠으니 그 맛은 말해 무엇하랴
늦지 않게 출발하는 게 좋겠다며
여동생과 기념사진을 찍고
밖에 세워 둔 우리 차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작별 포옹을 하고
2 시 40 분에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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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자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네요. 봄의 정원을 배경으로 해서요. 수국 피면 꼭 다시 가셔야겠네요. ~~^^^.
답글 -
오늘 여동생이 와서 경상도식 소고기뭇국을 끓여서 맛나게 먹고 갔습니다.
답글
다음 주엔 손주들 봐주러 분당을 가야한다고 하네요.
여형제가 좋아요. 친정엄마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레이스2022.05.07 18:47
우리집에서 출발하면서 아구찜 식당에 들러 중간 사이즈 하나를 주문해서 가져 갔어요
여동생과 나는 아구찜에도 여러 사연이 있습니다
첫 애 임신하고 입덧이 심해서 아무것도 못 먹고 토하기만 하다가
아구찜을 먹으면 괜찮을 것 같아서 마산 친정집에 전화했더니
여동생이 오동동 원조집에 가서 뜨거운 그대로 시외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왔는데
온기가 조금 남은 듯 ... 맛있게 먹었어요
우리에게는 추억의 음식이라서 동생도 반가워합디다
우리 형제들도 경상도식 소고기뭇국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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