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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40 년 전의 찻잔

by 그레이스 ~ 2022. 6. 20.

점심 후 커피를 마시려고 찻잔을 집어 들었다가

생각이 바뀌어 한 달 넘게 사용하던 엔슬리 잔을 두고 

선반에 아무렇게나 있는 웻지우드 물망초 잔을 꺼냈다 

 

한국에서 그릇은 하나도 안 가져갔으니

우리끼리는 월세 집에 있는,

먼저 살던 사람들이 거쳐 간 헌 그릇을 사용하더라도

손님이 오면 음식을 담아 내 놓을 그릇이 없어서 

1982년 런던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장만한 풀세트 그릇이다 

 

요긴하게 또 실용적으로 잘 썼고,

한국 와서는 접대용이 아니라 매일 사용하는 그릇으로 쓰다가 

부산에서 이사 오기 전

안에 커피자국이 심하게 남은 커피잔은 버리고 그중에 괜찮은 것만 가져왔었다 

 

오늘은 사실,

커피잔보다 간식으로 내놓은 작은 조각 케이크를 그릇에 담고보니 너무 작아서

 

엉뚱한 호기심으로 위에 비스켓을 올려 크기를 가늠해 봤다 

사진을 찍으면서 바닥에 놓인 매트의 무늬가 

물망초 무늬의 커피잔을 떠올리게 해서 잔을 바꾼 거다 

 

 

별 거 아닌 아주 사소한 것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40 년 전의 추억들을 소환해보는 시간이었다 

 

 

christine2022.06.21 06:14 신고

딸아이 등교시키고 여유롭게 차 한잔하면서 그레이스님 글 읽는것도 제겐 큰 즐거움입니당~

런던주재원생활이 벌써 40년이 된건가요?? 엣지우드찻잔이 진짜 앤틱이네요~ 물건을 소중히 다루시니 찻잔하나에도 그레이스님 인생스토리가 많겠어요^^

이달초에 백화점에서 퀸엘리자베스 생신기념으로 영국 그릇 대대적으로 세일하는거보니 저도 옛날생각이 나더라구요 ㅎㅎ

답글
  • 그레이스2022.06.21 07:12

    뉴질랜드가 시간이 빠르니까 수아가 벌써 등교했구나
    나는 6시에 재활운동 25분 하고
    머리 감고 샤워하고 나오니 6시 50분이네
    수건으로 머리 말리면서 노트북을 펼쳤다

    나이가 많아지면 추억만 남는다더니
    요즘은 사소한 것들도 다 예전의 기억을 불러오네
    어제 저녁 9시에 톡파원 25시라는 프로그램에서 바르셀로나 가서 가우디 건축물을 소개하는 걸 보면서
    2008년도 봄에 남편과 나 큰아들 3 명이 갔었던 게 떠올라 하나 하나가 다 반갑더라

    호주도 뉴질랜드도 영연방이라
    여왕의 70주년 기념행사를 하는구나
    런던에 사는 블로거의 사진과 글을 보니
    각종 행사가 대단하더라

  • 눈꽃2022.06.21 11:22 신고

    찻잔과 테이블매트가 셋트처럼 보입니다^^
    여자들은 그릇에 얽힌 이야기들이 다들 한두가지는 있을 것 같아요.
    특별히 좋아하는 찻잔같은것도 있고요.

    답글
    • 그레이스2022.06.21 12:34

      오늘은 오전 9시에 재활치료 가서10 시 끝내고
      중심가로 가서 은행에서 송금하고
      같은 건물 1층 한우 전문점에서 양지 국거리 3 팩 사고
      다시 이마트로 가서 쌀 10킬로 화장지 등등
      카트 하나로는 부족할 정도로 장을 보고
      집에 오니 12시 20분이예요

      허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해서
      옷을 벗자마자 침대에 누워 숨을 돌리고...
      휴대폰으로 댓글을 봅니다
      최소한 30 분은 지나야 점심 준비하러 부엌에 갈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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