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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상대방의 마음 읽기

by 그레이스 ~ 2022. 7. 19.

수년 전에 친한 이웃으로부터 특별한 초대를 받았었는데

 애석하게도 우리 부부는 김치랑 밑반찬으로 겨우 밥을 먹었던 적이 있었답니다.

 

광주가 고향인 그 이웃은

 마침 최상품의 홍어가 있어서 그걸 사 가지고 당일로 돌아왔다면서 저녁 초대를 했더랬습니다.

 그 이전에 홍어를 먹어본 적이 없었던 저는 좋은 생선회쯤으로 생각하고 부푼 마음으로 갔었지요.

 

상차림은 홍어회, 홍어찜, 홍어무침, 홍어 전골...

 아~ 냄새가 어찌나 지독하든지!!!

 아주 맛있어하면서 열심히 권하는 주인과는 달리

 저는 맛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고 숨 쉬는 것도 어려웠었지요.

 깜짝 놀랄 만큼 비싼 값으로 사 온 그 음식을 손도 못 대고 돌아왔으니...

 

후일 들은 얘기에

 광주에서는 아주 특별한 손님에게만 최상품의 홍어를 대접한다더군요.

 그 이웃은 얼마나 큰 마음먹고 사 왔겠어요?

 참 난처하고도 미안한 일이었지요.

 

 선물 때문에 속상해하는 이웃 블로그의 글을 읽고는 옛일이 생각났어요.

 선물도, 나누는 마음도,

 받는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으면 오히려 민망한 일이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남편과 차 마시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

 정치와 사회현상에 바른 가르침을 주는 어른이(나이 많은 어른 말고) 없다는 말을 하다가

 요즘은 세상이 흉흉해져서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까

 일상생활에서도 불의를 보고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며,

 얼마 전에 낚시터에서 있었던 사건을 얘기합디다.

 

자기가 어질러놓은 쓰레기는 가져가라는 사람과 그냥 가려던 사람이 시비가 붙어서

 충고하는 사람을 칼로 찌른 사건이었다네요.

 순간적인 일이었겠지만 그게 무슨 싸움까지 날 일이라고...

 

남편 말에 동감하면서 한편으로는 주의를 주는 사람의 까칠함도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끔 목격하는 일인데,

 목욕탕에서 물을 틀어놓고 머리를 감는 사람에게,

 지하철에서 경로석에 앉은 젊은이에게... 등등.

 

무언가 부주의한 사람에게 지적할 때

그 사람이 무안하지 않게,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말해주면 좋을 텐데,

큰소리로 비난을 하면서 감정적으로 지적을 하니까

듣는 사람이 기분이 나쁘고 잘못을 수긍을 하기보다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그러다가 살인하는 일도 생겼었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충고.

내 기분에 치우친 친절.

받는 사람의 불편을 읽지 못하는, 주는 즐거움만으로 보내는 선물.

행여나 나도 그런 일은 없었는지...

 

한 해를 보내면서,

내 시각에서가 아닌 상대의 형편을 먼저 헤아려서 행동하는,

어느 누구에게나 따뜻한 덧옷 같은 진정한 배려를 생각해 봅니다.

 

 

    • 그레이스2022.07.20 09:54

      이웃 간의 층간 소음문제
      낚시터에서 쓰레기 문제 목욕탕에서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는 것과
      경로석 혹은 임산부석에 앉은 젊은이에게 무례하게 꾸짖는 문제...
      그런 일을 보고도 못 본채 하기보다
      부드럽게 중재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까요?

      젊은이를 무례하게 꾸짖는 노인들은 최근에서 많이 줄었어요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그렇게 꾸짖는 건 잘못이라고 한 마디씩 하니까요

      1990년대에도 도시의 번화가 말고는 길가에 쓰레기가 널려 있었어요
      아들이 중학생이 되어 사택에서 나와 울산 신정동에서 살 때
      우리 아파트 주변도 마찬가지였고요
      저녁마다 큰 쓰레기봉투와 긴 집게를 들고 산책 겸 태화강변으로 나가서
      길가의 쓰레기를 가득 담아 왔습니다
      몇 달이 지나니까 아파트 사람들 여러 명이 동참을 합디다
      2 년간 동네 청소를 했던 경험이 있어요

      낚시터의 쓰레기 문제도 훈계쪼로 지적하지 않고
      누군가가 같이 청소를 도왔다면 시비가 붙지 않았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