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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예의의 기본

by 그레이스 ~ 2022. 6. 3.

일곱 살  어느 날 

비누, 성냥, 양초, 막걸리, 소주, 과자 종류, 온갖 것 다 파는 동네 작은 가게

 

엄마 심부름으로 자주 드나들던 그곳에서 

무엇을 샀는지는 기억에 없으나 

거스럼 돈을 받고 안녕히 계세요~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돌아 서 나오는 중에 

어느 집 딸이냐고 묻는 목소리와 

교감 딸인데 저리 인사를 잘한다며

칭찬이 이어지는 주인아주머니의 목소리가 

일곱 살 여자아이의 미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어른들에게 인사를 잘하고 예의 바른 아이로 동네에 소문이 났다는 평을 듣고 

내 행동에 아버지가 누구냐고 묻게 되는구나 라는 걸

일곱 살에 알게 되었으니 조숙한 편이었다 

 

돌 지나고 시골 할머니 댁에 가서 일곱 살 입학 시기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으니

논, 밭 일로 바쁜 할머니 대신 동생을 돌보는 건 다섯 살부터 했었고

부모님 집으로 돌아와서도 학교 갔다 오면 아기를 업고 심부름을 하는 건 당연한 일로 여겼다 

 

1957년 그 당시는 4월에 신학기가 시작되었으니 

3월 즈음에 집으로 왔을 테고

할머니가 보고싶어서 굴뚝 뒤에 숨어서 울었던 건 4월 어느 날이었겠다 

어린 맘에도 할머니 보고 싶다는 말을 하면 엄마가 서운할 것 같아서 내색을 못했으니 

상대방을 생각하느라 마음을 감췄으니 일곱 살 나이에 비해 조숙했던 건 맞다 

 

서운하거나 기분이 나쁜 걸 남에게 내색 안 하는 편이어서

학교 다니면서 친구와 싸우는 일은 거의 없었다

중학교 이후에는 비슷한 성향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서 아예 다툴 일이 생기지도 않았고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말을 할 때 어떤 어휘를 선택할지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수 십년을 그렇게 살아와서

비속하고 저열한 표현을 하는 사람을 끔찍이도 싫어한다 

그러니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를 바라보는 시선은 엄격하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나 반대 정당이나 예외 없이 가장 먼저 보는 조건이 

그 사람이 어떤 평가를 받느냐 이다 

그래서 같은 보수성향이라도 (무조건 우리 편 찍어줘야 된다는) 남편과는 의견이 달라

선거철에도 정치인 이야기는 안 하는 편이다

(남편은 하고 싶어 하지만 내가 못하게 막는다) 

 

경기도지사에 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당선되어 남편은 속상하다 했으나 

내 기준의 평가에 합당한 사람이니... 능력도 인품도 충분한 사람이라고

나는 보수이지만 지지한다고 했다가 한 소리 들었다 

 

인격 미달이라고...

모든 정치인을 통털어 딱 한 사람,

대화중에 그 사람 이름도 꺼내지 못하게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 테디2022.06.03 17:33 신고

    저도 천만번 동감합니다. 다른 모든것이 훌륭하다쳐도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그렇게나 비속하다면... 그것이 잘살고 못살고의 기준은 아닐텐데요. 입에 담기도 싫은 그 이유도.너무나 알 것 같으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2.06.03 19:45

      어린시절에 가난하게 살아서 거칠어졌다고 변명을 합디다만
      또 지지자들은 역경을 견뎌내고 성공한 인생이니 이해해줘야 한다고 합디다만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가난하고 힘든 환경에서 독학으로 공부해서 성공하신 분이잖아요
      그 분이 쓰레기 처신을 하신 적이 있었던가요?

      지인중에도 중학교 갈 형편도 안되어 철공소에서 직공으로 일하다가
      나중에 야간 중학교 다니고... 성인이 되어서는 크게 성공한 분도 있어서
      여러 유형의 자수성가한 분들을 몇 명 봤습니다
      같이 여행을 다녀서 성품과 됨됨이도 알고요

      72년 살면서 그토록 함부로 말하고
      인성이 더러운 사람은 처음 봤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고 비판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능력은 있을지라도 인격적으로 하자가 많은 사람이라서요

    • 그레이스2022.06.03 20:08

      덧붙여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가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
      꼴보기 싫고 창피해서 다 잡아서 유치장에 넣어 버렸으면 좋겠어요

  • 테디2022.06.03 21:49 신고

    네.진짜 문재인 전대통령집앞에서 난리치는사람들도 못지않게 창피합니다. 말씀대로 다 감옥에넣어야는데..그것도 세금이니 아깝고 그 부류들도 유구무언입니다.

    답글
  • christine2022.06.05 06:54 신고

    기본이 안된 사람에게 뭘 기대를 할수 있을지요?? 가난해도 올바른 인성으로 자란 사람도 많고 금수저 백그라운드를 가져도 기본자체를 모르는 인간들도 많잔아요~

    이제 그레이스님도 부산서 경기로 지역구가 달라지셨네요 ㅎ~ 저도 김동연 지사 긍정적으로 봅니당^^ 적어도 도덕성에 있어서는 지난 대선에 나온 두 후보들보다는 괘한치싶네요. 나라 망신 안시키게 기본인성 제대로 갖추고 도덕성에서 하자가 없는 사람들이 제발 울나라 정치권에 나와서 진두지휘를 했음 좋긌습니당~

    답글
    • 그레이스2022.06.05 08:08

      니 맘이 내 맘이다
      나는 60~70대 사람중에서는 지역색이 별로 없는 편이고
      사람 됨됨이를 우선적으로 본다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
      더구나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나라에서 봐도
      부끄럽지않은 사람이 되어야지
      각종 정책과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건
      전문가들이 합심해서 방법을 찾아야 할 문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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